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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명승지 성류굴서 '신라 금석문'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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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명승지 성류굴서 '신라 금석문' 발견
  • 울진/ 장성중기자
  • 승인 2015.12.18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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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울진군에서 또 다시 삼국시대 신라 금석문이 발견됐다.
 명승지인 울진 성류굴(천연기념물 제155호)의 입구 바로 위 바위 면에 새겨져 있는데,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에 고대의 금석문이 발견된 것은 국내 처음 있는 일이다.
 이 명문은 지난 6일 성류굴을 관람하던 박홍국(59) 위덕대 박물관장(고고학)에 의해 발견됐는데 이후 3차에 걸친 조사결과 543년(진흥왕 4년)에 새겨진 것으로 추정된다.
 명문은 성류굴 출구의 위쪽 가로 30㎝, 세로 20㎝되는 석회암면에 세로 7행 38자가 새겨졌으며 글자의 크기는 가로 3㎝, 세로 4㎝ 정도로 음각돼 있다.
 글자는 예서의 분위기가 남아있는 해서체이며 새겨진 연대를 말해주는 첫째 줄은 비교적 또렷한 편이다. 그 밖의 명문들은 석회암 특유의 종유(鐘乳)가 흘러내려 새겨진 글자 획의 일부를 덮고 있거나 표면 박락된 곳이 있어 판독을 어렵게 하는 가운데 현재까지 30여자가 읽혀진다.
 명문의 후반부는 해석이 어렵지만 전체적인 내용은 신라 진흥왕 4년(543년) 3월 8일에 ▲축부(▲丑付) 대나마(大奈麻, 신라 시대 17관등 중의 10번째에 해당하는 경위 ‘京位’)가 울진 성류굴에 왔다가 글을 남긴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현재까지 판독(박홍국 위덕대 박물관장·심현용 울진봉평신라비전시관 학예연구사 공동판독)된 글자는 다음과 같다.
 “癸亥年三月/ 八日△丑付智/ 大奈麻未△△/ 此時我沂大思/ △古〔또는 右〕五(?)持△/ 知人夫息〔또는 見〕信/ 刀( )△咎△”
 이 명문을 발견한 박홍국 위덕대 박물관장은 성류굴 입구 주변 암벽에는 이번에 발견된 명문 외에도 종유에 덮이거나 마모된 문자들이 보이는데 이에 대한 추가정밀조사가 필요함을 강조하며 성류굴 명문이 신령한 경승지를 방문한 사실을 새겼다는 점에서 울주 천전리 각석(국보 제147호)의 명문들과 유사한 성격을 가진 것으로 보았다.
 이와 더불어 울주 천전리 각석은 경주 월성에서 직선거리로 불과 25㎞정도 떨어져 있지만 울진 성류굴 각석은 126㎞나 떨어진 경승지의 암벽에 새긴 연대를 알 수 있는 방문기가 발견된 것은 현재까지 이것이 유일하다.
 이 명문에 대해 노중국 계명대 명예교수(고대사)는 “당시 왕경의 관리가 성류굴에 왔다간 것은 이곳의 신성함과 관련시켜 고찰할 필요가 있으며 울주 천전리 각석과 더불어 풍광 좋은 암벽에 새긴 삼국시대 명문은 매우 귀한 것으로 신라사연구에 소중한 자료”로 평가했다.
 이영호 경북대 교수(신라사)는 “최근에 성류굴 입구에서 명문이 발견됐다는 것은 충북 제천 점말동굴 입구에 각석들이 있는 것과 비교할 수 있는 자료로 신라사 연구에 매우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라고 했다.
 이제까지 울진 성류굴 명문을 조사해 온 학자들은 이 명문이 모두 판독되고 그 내용이 해석되면 울진 봉평리 신라비를 비롯해 삼국시대를 보완할 수 있는 6세기 신라의 관등, 제사(?), 지방통치 등을 연구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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