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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親朴)에 함몰된 T·K정치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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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親朴)에 함몰된 T·K정치권
  • 박희경 지방부국장, 포항담당
  • 승인 2016.01.05 14: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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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학자 엘빈 토플러는 “한국은 이미 선진국이지만 미래에 대한 준비가 소홀하다” 고 말했다. 미국 조지워싱턴대학의 빌 할랄 교수도 “미래를 모르고 살아가는 것은 어둠 속에서 방향감각 없이 걸어가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그렇다, 우리는 미래에 대한 정책이나 비전에 소홀하다. 즉 코앞에 닥치면 닥치는 대로 풀어 가면 된다는 식이다.
새누리당 텃밭, 묻지마 1번의 고장, 대구·경북에서 공천경쟁이 도를 넘고 있다. 청와대 근무경력을 내세워 출마한 인사나 정부 고위직에 있었던 사람, 대부분이 친박(親朴)을 앞세워 마치 점령군이라도 되는냥 기세등등하게 곳곳에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주민들은 이제 누가 친박(親朴)인지 조차 헷갈린다. 공천만 받으면 막대기도 당선된다는 이 지역 특수성이 이같은 기형적인 정치행태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20대 총선 예비후보자들의 구호는 대통령의  ‘진실한 사람’일성이다.
또 박근혜 대통령을 잘 모시겠다는 구호가 여기저기 내걸리고 있다. 진정한 친박은 대구·경북 주민들임에도 그들이 친박 타이틀을 뺏아간 느낌마저 든다. 모두가 친박이고, 선거판이 온통 친박으로 뒤 덮혀있다. 2년 정도 남아 있는 대통령 임기가 끝나는 그날 몇 명이나 대통령 곁을 지킬지 두고 볼 일이다.
사실 친박의 원조는 대구·경북 주민이다. 그런데 국민을 위하겠다는 구호는 보이지 않고 오직 대통령에게 목매달고 있다. 그들이 보기에는 국민은 하류다. 오직 대통령만 잘 모시면 당선된다는 논리인 모양이다.
대통령은 이곳 주민이 아니다. 이곳에 투표권도 없다. 주민도 아닌 대통령만 잘 모시겠다면 그쪽에 가서 출마를 하지 대구·경북에 왜왔는가. 참으로 가당찮은 구호다. 대통령 임기는 2년 남짓 남았고, 국회의원은 임기는 4년이다. 대통령 퇴임 후에도 친박만 외칠 것인가. 대통령은 ‘진실한 사람’을 선출해 달라고 했다.
‘진실한 사람’을 바로 알아야지 곡해(曲解)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왜 한국의 정치는 미래를 바라보지 못하고 있는가. 인간은 본래 새로운 모험을 하기 보다는 익숙한 것에 안주하고 싶어 한다. 한마디로 미래지향적이기 못하고 과거지향이나 현실안주에 해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 사회가 얼마나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을까 매우 염려스럽다. 미래를 설계하고 준비하지 않는 정치와 사회가 무슨 미래가 있겠는가. 과거와 싸우지 말라. 미래를 만들어라. 그러면 그 미래가 과거를 정리해 줄 것이다. 아직도 우리 정치권은 과거에 머물러 있다. 시대가 바뀌었는데도 DJ시대, YS시대는 이랬는데 하는 식은 잘못 되도 한참 잘못됐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를 배우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정치를 세습하겠다는 것은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과거는 과거로 돌리고 새로운 정치를 구현하고 개혁해야 하는데 말이다. 물론 시대정신은 인정해야 한다. 지금 대구 경북 거리 모든 예비후보의 현수막에는 1번이 붙어있다. 거기다 박근혜 대통령의 사진도 같이 나란히 게재되고 있다.
박대통령 마케팅으로 선거에 이기겠다는 속셈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좀 심한 것 같다. 유권자도 마찬가지다. 나이 드신 어르신들은 그동안 투표를 해왔던 과거의 관습대로 후보자가 누군지도 모르면서 무조건 1번을 찍는다. 이게 다 관습에 의해서 그렇게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모두가 과거로 돌아가는 것 같다.
정치는 더불어 사는 법을 모른다. 오로지 자신, 자신과 한편인 같은 당끼리 모여 승리를 목표로 옛날 정치인 하던 그대로 이어져 간다. 조금도 개혁이나 방법의 전환은 없다. 영남권과 호남권은 20대 총선에도 그 골은 메워지지 않을 것이다. 광주에 가면 대구가 새누리당 싹쓸이 하니 우리도 야당 싹쓸이해야 형평성이 맞지 않느냐는 식이다.
진실로 나라와 국민을 위하는 진실한 사람을 찾아달라는 대통령의 당부말씀을 후보자들은 곡해(曲解)하고 있는 것 같다. 이제라도 국민이 나서 ‘진실한 사람’을 찾아야 한다. 한번만이라도 새로운 패러다임의 선거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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