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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기상이변 민심은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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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기상이변 민심은 울상
  • 윤택훈 지방부장 속초담당
  • 승인 2016.01.11 13: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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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기상이변으로 전국의 겨울 축제 등이 줄줄이 취소되고 이에 따른 농.수산물의 피해도 잇따르고 있어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요즘 잠시 한파가 찾아 왔지만 이렇다 할 강추위 없이 따뜻하고 비가 잦은 겨울날이 지속되면서 민심도 덩달아 울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평균기온이 1973년 이후 최고치인 3.5℃에 달했고, 평균 강수량도 40.2㎜로 평년보다 15.7㎜ 많았다고 한다.
강원지역에서도 영하 10℃가 넘는 날이 크게 줄어들었다.  이로 인해 얼음을 소재로 한 축제가 열리는 전국의 관광지는 썰렁함과 동시에 축제로 특수를 예상했던 지역경기에도 찬물을 끼얹고 있는 상황이다.
겨울철 국내 산악인들이 빙벽 훈련을 하고자 찾아오는 설악산은 포근한 날씨로 폭포가 얼지 않아 훈련팀의 발길이 뚝 끊어진 상태다. 춘천 구곡폭포는 12월 중순이면 얼음이 꽁꽁 얼어 빙벽훈련이 시작됐으나 올 겨울에는 얼음이 얼었다 녹기를 반복하고 있다.
충북 영동 빙벽장은 2007년 이곳이 만들어진 이후 처음으로 개장일을 무기한 연기했고 오는 23∼24일 예정된 제8회 국제빙벽대회 개최 여부도 불투명해졌다고 한다.
많은 스키장이 인공 눈을 뿌리면서 운영에 나서면서 제설 비용에 부담을 느끼고 있으며 일부는 아예 슬로프 수를 줄여 예년보다 수익이 줄었다며 하소연 하고 있다.
겨울축제 원조인 강원도 인제 빙어축제는 이상기온으로 얼음이 얼지 않아 2년 연속 취소됐다.  수도권 최대인 경기도 가평 자라섬 씽씽축제와 홍천강 축제도 같은 이유로 전격 취소됐다. 곶감 주요 생산지는 날씨가 아닌 생산량 감소로 어느 때보다 혹독한 겨울을 나고 있다.
비가 잦고 기온이 높아 곶감이 제대로 건조되지 않기 때문이다. 곰팡이가 피거나 물러지는 피해도 나타났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경북 상주는 곶감 생산량이 예년의 60% 수준인 7000t 안팎에 그쳐 피해액만 430억원에 달한 것으로 상주시는 추산했다.
전남지역은 계획 생산량 3600t의 46%인 1660t에 불과해 15억원을 손해 봤다고 한다. 전남도는 피해를 본 영세농가를 지원하기 위해 건조장비 700대를 지원하고 도비와 시·군비 5억원을 긴급 투입해 농가의 피해를 최소화 하기로 했다. 전북의 대표 농산물인 완주 곶감 역시 전체 700여개 재배농가 중 650여 농가에서 입은 피해액만 67억원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조량 마저 적어 다른 농작물도 피해를 보고 있다.
경북지역의 경우 강수량이 평년보다 55.4㎜ 많고 일조시간은 평년의 60%에 그쳤다.
이 때문에 가을에 심은 보리, 마늘, 양파 등이 생육 초기 고온에 따른 웃자람 현상이 발생했다. 딸기는 햇볕이 적게 들어 크기가 작고 맛이 떨어져 농가 수입은 감소하고 있다. 슈퍼 엘니뇨에 따라 해수 온도까지 상승해 양식에 타격을 줘 '햇김' 등 해조류 가격이 크게 오를 것으로 유통업체들은 전망했다 겨울 추위가 실종되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농.어촌경제도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다.
특히 시설채소와 겨울 노지채소가 직격탄을 맞았다. 웃자람과 병해충 피해가 확산돼 상품성 저하와 농작물 폐기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보리·쪽파 등 월동작물과 각종 과일도 벌써부터 수확량 감소를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얼음과 눈 축제로 쏠쏠한 수입을 올리던 농촌마을과 지자체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강원지역과 경기 북부지역의 겨울축제들이 잇따라 취소됐고, 지난해 겨울가뭄과 올해 고온 탓에 겨울축제의 원조로 꼽히던 강원 인제 빙어축제가 2년째 열리지 못하기에 이르렀다. 이상기온으로 인한 농업재해는 하루이틀만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만도 겨울부터 초가을까지 이어진 가뭄, 잦은 가을비 피해가 잇따랐다. 농산물값 하락과 경기침체로 고통이 큰 농업인들에게는 크나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하늘만 탓할 수는 없다. 농업인들의 추가 피해를 막을 면밀한 대책이 급선무다. 정부 당국은 피해가 심한 지역을 농업재해지역으로 선포하고, 농산물 가격안정 지원책을 내놓아야 한다. 농업인들도 내 농작물은 내가 지킨다는 마음을 갖고 농장 환경관리에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
따뜻한 겨울은 겨울옷과 난방기구 판매 급감 등 국가경제 여러 부문에도 악영향을 끼치는 만큼 방관할 문제가 아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상당국과 농업 관련 연구기관도 겨울철 기온상승을 비롯한 기후온난화 진전 여부를 면밀히 파악하고 대응방안 연구에 박차를 가함과 동시에 특별지원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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