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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여당의 리더십 보여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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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여당의 리더십 보여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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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1.19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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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로부터 4·13 총선 '험지' 출마 요구를 받아온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안대희 전 대법관이 서울 종로와 마포갑을 각각 최종 행선지로 결정했다. 오 전 시장은 '정치 1번지'에서 당의 총선 승리를 견인하겠다며 예비후보 등록 후 선거운동을 해온 종로에 남기로 한 반면, 부산 해운대 출마를 타진해온 안 전 대법관은 "마포가 진정한 험지"라며 마포갑으로의 출마지 이동을 공식 선언했다.
이로써 오 전 시장과 안 전 대법관에게 서울에서 여권의 '절대 열세' 지역에 출마해달라고 요구해 이들을 중심으로 서울에서 바람을 일으키려 했던 김무성 대표의 '포석'은 다소 흐트러지게 됐다. 김 대표는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본인들의 최종 결정을 존중한다"면서 "당의 공천 룰에 따른 투명하고 공정한 경선을 통해 공천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안 전 대법관이 야당 거물이 있는 지역구를 선택하지는 않은 데 대해서는 '어쨌든 부산 대신 서울로 오게 된 것에 의미를 둘 수 있다'는 취지의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김 대표는 오 전 시장에 대해서는 경쟁력이 뛰어난 자원인 만큼 당의 전략상 서울의 다른 '험지'를 선택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는 후문이다. 이런 가운데 박진 전 의원과 강승규 전 의원은 이날 같은 장소에서 곧바로 회견을 열어 이들의 출마 선언을 "해당행위"로까지 규정하며 강력히 반발했다. 후보자 간 교통정리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당내 리더십 부재까지 거론되고 있다.
또 더불어민주당과 가칭 국민의당이 중도층으로 외연을 확대하며 인재영입 경쟁을 벌이는데 여당에서는 눈에 띄는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친박계 핵심인 최경환 의원이 충남지역 일부 총선 주자들과 오찬 모임을 한 것과 관련해 일부 의원이 반발하는 등 공천을 앞두고 당내 곳곳에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식이라면 새누리당이 4·13 총선의 목표로 내놓은 180석은 고사하고 과반 달성조차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당내에서 나오고 있다. 이달 말 공천관리위가 구성된 뒤 공천 국면에 본격 접어들면 친박(친박근혜)-비박(비박근혜) 간 갈등이 폭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당을 이끄는 김무성 대표의 리더십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김 대표의 18일 기자회견이 당내 일각의 우려나 위기감을 제대로 반영한 것인지는 의문이다. 김 대표는 상향식 공천에 따른 후유증은 전혀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고, 인재의 외부 수혈도 충분히 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구체적 근거나 대책이 있다기보다는 기대 수준이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소수 권력자와 계파의 영향력'이 전혀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천 과정에서 주류인 친박계 영향력을 완전히 차단하겠다는 의미로 보였다. 김 대표는 비례대표는 공모와 심사 후 '국민공천배심원단'의 평가를 통해 선정하겠다는 구상도 공개했다.
김 대표가 밝힌 대로 공천에 권력자와 계파의 영향력을 배제하는 것은 원론적으로 옳은 방향이다. 밀실 공천 논란을 빚었던 비례대표를 상향식으로 선정하겠다는 약속은 신선하게 들린다. 그러나 김 대표의 구상이 이뤄질지 그대로 믿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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