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매 칼럼]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너무 다른 한국 술, 일본 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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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매 칼럼]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너무 다른 한국 술, 일본 술
  • 전국매일신문
  • 승인 2020.07.09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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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 국립한경대학교 연구교수

한국 술과 일본 술 문화는 공통점이 많다. 쌀을 주식으로 하며 쌀로 술을 만들고 누룩곰팡이를 효소로 쓰는 것이 같다.

한국 술은 크게 탁주·청주·소주의 세 가지로 나눈다. 탁주는 예로부터 주로 농군들이 마시던 술이라 ‘농주(農酒)’라 했고, 바로 걸러 마신다 하여 ‘막걸리’라 부르기도 한다.

우리 조상들은 청주(약주)와 막걸리(탁주)를 주로 마셨다. 귀족은 청주를 마시고 일반 백성들은 막걸리를 마셨다. 청주는 탁주에 비해 더 정성을 들여 빚은 고급술로‘약주(藥酒)’라고도 한다. 소주는 고려 이후 우리나라에 보급된 술로 재래주 가운데 가장 독한 술이다.

일본 술은 우리가 흔히 ‘정종(政宗)’이라 부르는 술이다. 정종은 사케를 판매하던 회사의 명칭으로 일명 브랜드 명이다. 일본 술의 공식 명칭은 ‘청주’다. 일본에선 ‘니혼슈(日本酒)’라 부른다. 이는 메이지유신 이후 늘어난 외국산 술과 차별을 위해 부르던 것이 정착된 것이다. 술은 일본어로‘오사케(お酒)’이다. 맥주, 위스키, 소주, 와인도 일본에선 모두 사케다.

한국의 양조용 쌀은 국순당의 설갱벼, 가평우리술의 보람찬벼 등 10종 미만이다. 모두 가격경쟁력이 있는 다수확 품종이다. 일본의 양조용 쌀은 고급 쌀만 사용한다. 야마다니시키(山田錦), 고햐쿠만고쿠(五百万石) 등 고급품종이 100여종 넘는다. 술맛을 좋게 하는 전분 함량이 많고 쌀알이 큰 품종이다. 원료가 가진 본연의 맛을 살리고 독특한 향미를 얻기 위해서다. 한국에선 양조용 쌀이 일반 쌀보다 훨씬 저렴하다. 일본의 양조용 쌀은 일반 쌀보다 30%가량 비싸다.  

한국에는 670여개 양조장에서 6000여종 이상의 술을 만든다. 통계잡기가 어려울 정도로 새로운 술이 출시됐다 사라지곤 한다. 일본에는 1500여개 양조장에서 2만여 종 이상의 술을 만든다. 일본은 100년 넘는 양조장이 많다. 한국은 100년 넘는 양조장이 없다.

1920년대 창업한 막걸리 양조장이 몇 개 있지만 무형문화재나 명인으로 지정된 전통주는 모두 1990년 이후에 창업했다. 1965년 식량난 해소를 위해 ‘양곡관리법’에서 쌀을 술의 원료로 쓰지 못하게 하면서 다양한 우리 술의 전통이 이때 단절됐다. 1990년 이후에는 쌀 생산이 늘면서 술을 빚게 됐는데 이때부터가 쌀 막걸리가 부활한 시기다.

술을 마시는데 있어 한국과 일본의 주도(酒道)는 다르다. 한국에서는 아랫사람이 웃어른에게 술을 먼저 올리는 것이 예의다. 일본에서는 웃어른이 아랫사람에게 술잔을 내려 준다. 한국인들은 술잔을 한 번에 마시고 잔을 돌리며 정(情)을 나누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 몸이 어찌되던 다음날이야 어떻게 되던지 폭주하는 경우도 많다. 일본인들은 그런 일을 보기는 그리 쉽지 않다. 일본은 작은 잔으로 조금씩 마신다. 잔이 비워지면 잔을 안 돌리고 그 잔에 상대방 아니면 본인이 잔에 술을 채운다.

한국의 안주는 과거에는 육포, 어포, 생선회, 육회, 숙회, 생선전, 편육, 족편, 전골 등 풍성하고 정성이 가득담긴 고급음식이었다. 요즘에는 김치전, 감자전, 파전, 두부김치, 족발, 보쌈, 김치찌개, 부대찌개 등 다 좋아한다. 생활 속 음식이 다 안주라 하겠다. 일본의 안주는 한마디로 빛깔의 안주다. 술상에 공식처럼 오르는 것은 넓은 접시에 생선회다. 생선회에는 울긋불긋한 야채류를 함께 놓는데 마치 ‘예술품’을 보는 듯하다.

얽히거나 쌓이었던 일들이 쉽게 잘 풀리는 것을 우리는 술술 잘 풀린다고 말한다. 술이 두 개라서 그렇게 말을 하는 것이 아닐까 넘겨 짚어본다. 일본과의 관계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깔끔하게 사과만 한다면 막걸리와 사케를 나눠 마시는 좋은 이웃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전국매일신문 전문가 칼럼] 문제열 국립한경대학교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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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운 2020-07-09 15:27:06
우리나라 술을 일본 술이 비교하니 우리술의 특징을 더 잘 알 수 있었습니다. 술과 사람 사회가 연결된다는 새로운 생각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글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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