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학교 이사회가 추천한 총장 후보가 청와대 인사검증을 통과하지 못해 탈락한 소식이 학교 안팎에 퍼졌지만 ‘명확한 해명을 요구하는 촛불’은 계속 타올랐다.
인천대 총장선임 진상 규명을 위한 ‘제7차 촛불문화집회’가 지난 23일 오후 8시 인천대 대공연장에서 열렸다.
장마비가 내리는 가운데, 열린 촛불집회는 재학생, 졸업생, 교수 등 150여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대공연장 1층 로비에 모여 불을 끈 채 촛불을 들고 “이사회는 부실 후보 추천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집회를 시작했다.
교수들도 대거 참여한 집회에서 참석자들은 “인천대 대학민주화기념사업회, 인천대 총학생회, 인천대노동조합, 전국대학노동조합 인천대지부, 인천대 총동문회가 잇달아 이사회의 총장추천 과정에 대해 해명을 해달라는 단순한 요구도 무시하던 이사회의 오만한 태도는 결국 부실 총장 후보 추천으로 사상 초유의 ‘청와대 인사검증 탈락’이라는 오명을 안게 됐다”며 안이한 이사회의 행태를 향해 날선 비판을 했다.
졸업생이라고 밝힌 A참석자는 진상규명위원회 자료를 통해 “이사회는 부적절한 총장후보 추천에 대해 학교 구성원들과 인천시민에게 사과부터 하는 것이 도리인데, 학교 구성원 다수가 참여한 투표 결과를 굳이 외면하고 재선거부터 언론에 흘리고 있다”면서 “이것은 이사회가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고, 이 또한 이사회의 전횡”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총장추천위원회에서 세 명의 후보를 이사회에 올린 것은 제1의 후보가 하자가 있을 경우, 그 다음 후보를 선택하기 위한 조치가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기껏 제도를 만들어 놓고 이사회의 입맛에 따라 선택하려고 하는 작태는 학교의 미래는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이사회의 권한만 누리려는 욕심”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진상규명위는 설혹 재선거를 하더라도 그것은 이사회가 언급할 문제가 아니라 총장추천위원회의 판단에 따라, 또 학교 구성원들의 의사에 따라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되고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담당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집회에서는 중진 교수와 젊은 교수의 실명으로 작성된 성명서가 발표돼 교수들도 본격적으로 이사회의 반민주적 행태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중진 교수 23명은 성명을 통해 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한 민주적 선거 절차에 따라 수렴한 구성원의 의사를 이사회가 고려하지 않은 것은 월권행위와 다름없다고 질타했다.
또 이사회의 기능과 권한을 확대하고자 시도하는 것은 국립대학법인을 사립대학 이사회 형태로 회귀하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53명이 뜻을 함께 한 젊은 교수진 모임에서는 14명의 명의로 별도 성명을 통해 “젊은 교수들도 이사회의 전횡을 견제하지 못하는 교수회를 대신, 자랑스러운 학원민주화 전통을 가진 인천대를 지켜내기 위해 한 목소리를 내려고 한다”고 선언했다.
젊은 교수들은 이어 “전체 교수회는 교수 다수의 의사에 반한 결정을 한 이사회의 전횡에 대해 침묵하지 말고 행동하라”고 교수회를 질타했다.
진상규명위는 “우리의 목적은 이찬근 후보의 낙마가 아니라, 이사회가 왜 무슨 이유로 3위 후보를 최종 후보로 선택했는지를 밝히는 것”이라며 “이사회가 총장 후보 선임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잘못된 부분에 대해 사과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날 때까지 촛불집회는 계속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매일신문] 인천/ 정원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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