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논단] 나비와 도미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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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논단] 나비와 도미노
  • 김연식 논설실장
  • 승인 2020.10.15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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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식 논설실장

브라질에서 나비 한 마리가 작은 날갯짓을 하면 텍사스에는 태풍이 올 수 있다. 나비효과이다. 브라질에서 미국 텍사스를 가려면 카리브 해와 멕시코 만을 거쳐 수천 km를 이동해야 한다. 작은 나비 한 마리의 날갯짓이 엄청난 결과를 일으킬 수 있다는 이론이다.

1972년 미국의 기상학자 에드워드 N. 로렌츠가 처음으로 발표한 이론으로 후에 카오스 이론으로 발전한 계기가 되었다. 카오스 이론은 무질서하고 혼돈의 상태에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질서와 규칙이 엄연히 존재한다는 이론이다.

나비효과는 사소한 사건 하나가 나중에 커다란 효과를 가져 온다는 의미로 쓰인다. 처음에는 과학이론에서 발전했으나 점차 경제학과 일반 사회학 등에서도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요즘 정치권의 말 한마디가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국정감사가 시작됐지만 정상적인 국감보다는 여야의 정쟁이 국감장을 떠나지 않고 있다. 국회 국방위에서는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아들 서 모씨에 대한 부적절한 휴가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는 군을 면제 받은 것이 아니라 정상적인 군대생활을 했지만 신병치료를 위해 휴가연장을 한 것이 논란이 됐다.

군을 면제받은 것보다 사안은 경미하지만 추미애 장관이 당시 당 대표로 있었기에 ‘엄마찬스’를 쓴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휘말린 것이다. 애당초 이 문제는 추 장관이 솔직하게 시인하고 사과를 했다면 지금처럼 확대되지 않았을 것이다.

추 장관은 야당의 주장에 ‘소설을 쓰고 있다’는 발언으로 오히려 역공을 펼치자 야당은 반발할 수밖에 없었고 언론은 모처럼 ‘꺼리’를 하나 제대로 찾은 것이다. 그 자리에 있으면 ‘잘못했다. 사과한다’라는 말이 그렇게 어려운 것인가. 우리 국민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는 자에게 관용을 베푸는 너그러움이 있다. 하지만 끝까지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거짓으로 일관하면 ‘가중치’라는 것이 기다린다. 

강경화 외무장관의 남편도 국민의 정서와 어긋난 행동을 보여 혼쭐이 나고 있다. 물론 개인의 사생활은 보호되고 존중되어야 마땅하지만 코로나19로 가뜩이나 어려운 시기에 장관의 가족이 현실과 동떨어진 생활을 한다면 도마 위에 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는 고가의 요트를 구입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하고 방문일정과 물건의 사진을 SNS에 올렸다.

어떻게 보면 개인의 절대적인 취미 생활로 존중되고 보장되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국민과 언론 야당에서는 이를 가만 두지 않았다. 오히려 그가 과거 경남 거제에 매입한 땅과 집 등이 투기성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고, 언론은 연이어 보도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강경화 외무장관이 장관 후보자 시절 미국에서 한국으로 온 비행기 값 1,100여만 원과 휴대전화료 18만원도 문제 삼고 있다.

하지만 강 장관은 사실을 시인하고 사과했다. 다만 가족이 자신의 말을 들을지는 모르겠지만 국민정서에 반한 행동을 한 부분에 고개를 숙인 것이다. 강 장관과 가족에 대한 야당과 언론의 집중포화가 언제까지 갈지는 모르지만 그리 오래 가지는 않을 듯싶다. 왜냐하면 잘못을 뉘우치고 사과를 하는 사람에게는 관용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도미노이론은 한 나라의 정치체제가 붕괴되면 그 효과가 주변의 여러 나라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이론이다. 미국의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도미노의 첫 번째 말이 넘어지면 나머지 말이 전부 쓰러지는 현상을 빌려 베트남에 이어 동남아시아 전역의 공산화 위험을 설명하면서 이러한 표현을 사용했다.

도미노 이론처럼 주변국가의 연쇄적인 반응은 아니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 청와대와 핵심 국무위원들의 재산규모와 언행이 도미노처럼 확산되고 있다. 청와대 일부 비서관과 행정관의 투기성 건물 매입과 다가구 주택보유 등이 언론의 집중포화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내각과 당내에서도 부적절한 언행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오죽하면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내로남불’이 정치권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을까.

문재인 정부는 촛불정국이 탄생시킨 좀 특별한 정권이다. 정권 주변에는 운동권과 시민단체 출신의 인사들이 많이 포진돼 있다. 이들은 도덕적으로 깨끗하고 청빈한 사람들로 평가되어 왔다. 하지만 이런 인식과는 반대로 정권 주변의 일부 인사들은 수십억 원의 부동산을 보유하거나 투기성 매입의혹 위장전입 등으로 오히려 개혁의 대상이 되고 있다.

2022년 3월9일은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게 된다. 문 대통령의 임기도 이제 1년7개월여 남았다. 대통령의 레임덕이 발생되지 않고 끝까지 임기를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참모진들의 각별한 자기관리가 필요한 때다.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고쳐 매지 말라는 말처럼 오해 살만한 일은 더 이상 하지 않는 게 좋다. 본인과 국민을 위해서......

 

[전국매일신문] 김연식 논설실장
ys_kim@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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