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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점화된 '정피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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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점화된 '정피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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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1.28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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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해운조합이 1년8개월째 공석인 이사장을 선임하자 관련 업계가 시끄럽다. 해운조합은 25일 개최한 임시총회에서 오인수 씨(60)를 20대 이사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오 내정자는 정우택 국회 정무위원장의 수석보좌관으로 활동하던 중 해운조합 이사장 후보 공모에 지원했다.
해운조합은 11명의 후보자를 후보자적격심사위원회 면접을 거쳐 6명으로 줄이고 임시총회에서 투표에 부쳐 과반수를 얻은 오 후보자가 당선됐다. 21명의 대의원이 투표권을 행사해 오 후보자가 12표를 얻었다. 오 내정자는 해양수산부 장관의 승인을 받으면 3년 임기가 시작된다. 오 내정자는 2012년부터는 정우택 정무위원장의 수석보좌관을 맡았다. 오 내정자는 "해운조합이 환골탈태의 새로운 조직으로 거듭나고자 강한 리더십으로 조직의 새로운 성장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오 내정자 선임 소식이 알려지면서 일각에서는 해양 업무에 전혀 관련없는 정계 인사가 선출됐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는다. 해운조합은 연안을 운항하는 여객선·화물선·유조선 2천여개 선사를 대표하는 단체다. 해운조합은 세월호 참사로 수사를 받으면서 시련을 겪었다. 1962년 출범 이래 12명의 이사장 가운데 10명을 해수부 고위관료 출신이 독차지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른바 '해수부 마피아, 해피아' 논란의 중심에 섰던 것이다.
해운조합은 연안을 운항하는 여객선ㆍ화물선ㆍ유조선 등 2천100개 선사를 대표하는 단체인데, 지난 1962년 출범 이후 주 전 이사장까지 12명의 이사장 가운데 10명이 해수부 고위관료 출신이었다. 이 단체는 해수부의 위임을 받아 화물적재 상태 점검, 구명장비ㆍ소화설비 점검, 여객선 운항관리규정 이행상태 감시 등 선박안전운항 관리를 맡고 있다. 세월호 참사 당시에는 이 단체가 업무를 부실하게 해 온 사실이 드러나 뭇매를 맞았다. 이런 과거가 있는 조직에 이번에는 정피아가 수장으로 들어왔으니 비판이 제기되는 게 당연하다.
세월호 참사로 관피아(관료 마피아)로 인한 적폐가 부각되자 공공기관 임원 자리에서 관료 출신이 밀려나면서 정피아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여러 차례 확인된 바 있다. 세월호 참사 1년 뒤인 지난해 3월 공기업과 준정부기관 등 공공기관 300곳을 조사한 결과, 기관장과 감사의 30% 정도가 관피아로 분류됐다. 이런 비율은 세월호 사고 당시의 40%에 비해서는 많이 떨어진 것이지만 대신 정피아 인사들이 자리를 채우는 추세가 확인됐다. 로비를 통한 법규 무력화가 관피아의 폐해였다면, 정피아는 전문성 미비라는 흠결까지 더한다는 측면에서 상황이 더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여기에 관피아 방지법도 힘 있는 기관 출신들에게는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이 더해지고 있으니 난감하다.
해운조합 이사장에 대한 최종 승인권을 가진 해수부도 오 내정자가 정피아라는 비판을 받는 상황을 알고 있다고 한다. 해수부의 입장은 "신청이 들어오면 내정자의 적격성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해운조합 이사장은 해양과 보험 등에 관한 전문 지식이 없으면 업무를 감당할 수 없는 자리다. 해수부가 요식 절차로 승인권을 행사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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