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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지거는 중국의 속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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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지거는 중국의 속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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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1.28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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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이 북한의 제4차 핵실험에 대한 유엔 결의안을 논의하기 위해 처음으로 외교장관 회담을 열었지만, 제재 수위를 놓고 공개적으로 이견을 표출했다. 양국은 북한의 핵실험을 비난하고 '새로운 제재', '강력한 제재'의 필요성에 공감했지만, 구체적 제재 내용과 중국의 역할에 대해선 큰 온도 차를 확인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27일 오전 중국 베이징 외교부 청사에서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회담을 하고 북핵 문제를 비롯해 대만·남중국해 문제를 논의했다. 왕 부장은 이날 오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핵 문제의 해법은 "오직 대화 협상의 길을 걸어가는 것"이라며 '한반도 비핵화, 한반도 평화안정, 대화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 등 중국의 기존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또 이런 입장은 "일시적인 문제(一時一事)나 희로애락(喜怒哀樂)에 따라 변화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은 자신의 책임과 의무를 모두 다해왔다고 주장했다. 왕 부장의 이런 발언은 원유수출 금지, 북한산 광물 수입금지, 고강도 금융 제재안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미국 주도의 유엔안보리 결의안에 거부감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이 책임과 의무를 다했다'는 표현은 케리 장관 등이 최근 중국의 대북 접근법을 '실패'로 규정한 데 대해 면전에서 반박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왕 부장은 "우리는 새로운 결의가 국면긴장을 자극하거나 반도(한반도)를 혼란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반도 문제를 협상이라는 정확한 궤도로 다시 올려놓기 위한 것이 돼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유일한 북핵 대화 통로인 6자회담은 지난 2008년 12월 북한의 일방적 퇴장으로 중단된 후 7년여째 허울 좋은 이름만 유지하고 있다. 그러는 동안 북한은 세 차례의 핵실험을 진행했다. 핵 기술은 더욱 진화했고, 국제사회의 염려는 커지고 있다. 비핵화의 진정성을 먼저 보여줘야 한다는 미국의 까다로운 입장 문턱을 낮춰 주면서까지 우리 정부와 중국이 조건없는 6자회담 참여를 제안했지만, 북한은 이마저도 거부하고 있다. 대화로 해결할 수 있었다면 일이 이 지경까지 이르지는 않았을 터이다. 그래서 한국과 미국 등은 이란에 준용했던 강도 높은 제재로 북한을 압박해 그들이 결국 핵 경제 병진 노선을 포기할 수밖에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대북 강경제재 반대는 북핵 문제를 그 자체로 보지 않고 동북아의 지정학적 구도 속에서 파악하려고 하는 데서 발생하는 억지로 보인다. 북한 핵실험 이후 한ㆍ미ㆍ일 안보 동맹이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 대한 중국의 우려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중국 관영 매체인 환구시보가 케리 장관의 방중 당일 사설을 통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로 중국을 압박해선 안 된다"며 "한국이 사드를 배치한다면 중ㆍ한 간 신뢰가 엄중한 손상을 입게 될 것이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대가를 치를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한 것은 중국의 눈과 귀가 어느 곳을 향하고 있는지를 분명히 보여준다. 하지만 중국이 '북한 감싸기'를 계속하는 한 한국 정부의 선택지 역시 좁아질 수밖에 없다. 북한에 실질적 압박을 가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인 중국이 일정 정도 역할을 해 준다면 북핵 문제는 쉽게 가닥을 잡을 수 있으리라는 게 한국은 물론, 여러 나라의 견해요 기대다. 중국은 강경 제재가 북한의 체제 안정을 해치게 될 것을 우려한다고 하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할 뿐이다. 북한 지도부는 체제가 불안해지기 전에 대화 테이블로 나오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우리는 북핵 문제로 한ㆍ중 관계가 소원해지고 악화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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