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구청장 정순균)는 80대로 추정되는 익명의 할머니가 거액의 기부금을 쾌척했다고 3일 밝혔다.

지난달 29일 오후 2시경,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은 할머니는 강남구청 복지정책과로 찾아와 “독거노인 등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써 달라”며 자기앞수표가 들어있는 흰 편지봉투를 맡긴 후 돌아갔다. 할머니가 기부한 돈은 1억 5225만 367원으로 구에 접수된 개인 후원금 중 최고 금액이다.

그간 구에는 작은 박스에 천 원짜리를 가득 채워 익명으로 기부를 하거나 저금통을 익명으로 기부하는 일은 종종 있었지만 이렇게 큰 금액을 기부한 일은 처음 있는 일이다.

당시 할머니를 상담했던 김기섭(6급) 주무관이 곧바로 할머니 뒤를 따라가 “이름이라도 알려달라”고 요청했지만 이름은 물론 일체 자기 신분을 밝히지 않은 채 구청 앞 횡단보도를 건너가 버스를 타고 사라졌다.

정순균 구청장은 “코로나19로 모든 분들이 힘들어 하고 있는데 이렇게 아름답고 훈훈한 미담을 들으니 가슴이 뭉클해진다”며 “할머니의 숭고한 뜻에 따라 어려운 이웃을 위해 잘 쓰겠다”고 말했다.

구는 강남복지재단을 통해 관내 독거 어르신 등 저소득층을 위해 뜻깊게 사용할 것을 검토 중이다.
 

[전국매일신문] 서울/ 박창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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