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구청장협의회(협의회장 이성 구로구청장)는 서울시의 일방적인 예산 계획 방침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5일 협의회에 따르면 전날 서울시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마을공동체나 민관협치 운영 등 시민 참여 예산 삭감은 곧 풀뿌리민주주의 실현을 가로막는 심각한 행위다. 역사의 진전에 역행하는 서울시의 시대착오적인 결정에 맞서 자치구는 참여 민주주의와 협치의 정신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최근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그동안 지속됐던 노인 및 장애인 복지와 임산부 지원, 낙후지역을 위한 도시재생사업, 시민 참여를 기반으로 한 민관협치 등 전방위적으로 예산을 삭감하는 한편 자치구 예산 분담비율을 일방적으로 상향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참석 구청장들은 “시민들은 이제 더 이상 행정서비스의 수혜자에 머물지 않으며, 급변하는 시대 흐름에 따라 지방정부의 역할도 변해야 한다. 서울시민 스스로 이웃의 삶을 살피고 부족한 행정을 보완하는 등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장려해야 할 일이지, 훼방 놓고 억제하는 것은 순리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지금, 참여 민주주의를 확대 계승할 것이냐, 역사를 거슬러 과거 권위주의 시대로 회귀할 것이냐의 엄중한 갈림길에 서 있다. 서울시가 이제라도 시민 행복을 위한 상생 협력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특히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전국 최초로 마포구에서 개관한 뇌병변장애인비전센터는 서울시 예산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이번처럼 서울시의 예산 삭감이 진행되면 자치구에서는 서울시 사업에 공모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입장문은 서초구를 제외한 서울시 24개 자치구 구청장 공동 명의로 발표됐으며, 기자회견에는 이 성 협의회장, 박성수 사무총장(송파구청장)을 비롯해 모두 13명의 자치구 구청장들이 참석했다.

[전국매일신문] 서정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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