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매일신문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지방시대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두 달만에 '초고속 재등판' 이재명…지방선거 승부수
상태바
두 달만에 '초고속 재등판' 이재명…지방선거 승부수
  • 박문수 기자
  • 승인 2022.05.07 08: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도권 사수' 역할론에 응답…차기 대권 염두 '제도권 진입'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사진제공/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사진제공/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3·9 대선 패배 후 두 달 만에 정치 전면에 복귀했다.

국회의원 보궐선거(인천 계양을)에 직접 등판하는 것은 물론 총괄상임선대위원장으로 6·1 지방선거 선봉장으로 나선 것이다.

대선 이후 잠행을 이어가던 이 전 지사가 '초고속 복귀'를 결단한 배경에는 무엇보다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 사수를 위한 '이재명 역할론'이 자리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은 열세, 경기와 인천이 박빙으로 흘러가는 위기 상황에서 당내에서는 이 전 지사에 대한 차출론이 급격히 분출됐다.

'이재명 등판'을 줄곧 주장해 왔던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는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상임고문은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의 큰 자산"이라며 "이 상임고문의 출마가 계양과 인천 발전의 큰 계기는 물론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인천 계양은 송 후보가 5선을 지낸 지역구이기도 하다.

이 전 지사의 출마를 놓고 당 안팎에서는 어차피 차기 대권을 노려야 하는 만큼 제도권 정치에 들어와 '0선'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는 측근의 조언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오는 8월 전당대회에서 당권 도전을 계획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찌감치 국회에 입성하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하지 않겠느냐는 판단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이 전 지사가 지도부와의 사전 협의를 통해 출마 지역을 자신의 연고지인 경기 성남시 분당갑이 아닌 인천 계양을로 정한 데에는 여러 정치적 고려가 반영됐다.

분당이 본인의 정치적 고향이자 토대이기는 하지만 지난 대선에서도 드러났듯 보수성향이 짙은 곳이라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우려가 일부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만에 하나 낙선할 경우 몰아칠 정치적 타격을 감안해 그나마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계양을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총괄상임선대위원장으로서 전국 선거 상황을 관리하고 지원 유세를 돌아야 한다는 점도 '인천행'으로 기운 배경 중 하나로 거론된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계양을 전략공천 결정에 대해 "결코 계양을이 녹록한 곳은 아니다라는 여론조사 결과도 있다"며 "원내 입성에 반드시 성공하는 한편 인천과 여타 수도권 지역에 (이재명) 효과가 미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지도부의 결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선 경쟁자였던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점찍은 분당갑에 굳이 뛰어들 필요는 없지 않으냐는 판단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당 관계자는 "분당은 대선 내내 네거티브 프레임으로 작용했던 대장동 의혹의 중심지"라며 "분당갑에 나섰다가는 또 대장동 공방이 일면서 지방선거 전체에도 안 좋을 수 있다"고 말했다.다만 이 전 지사의 전격 등판을 두고 당내에서는 일부 우려 섞인 목소리도 흘러 나온다.

대선에서 0.73%포인트 차로 석패하기는 했지만 두 달도 안 돼 정치 전면에 나선 것은 시기상조라는 지적이다.

2007년 대선에서 대통합민주신당(민주당 전신) 후보로 나섰던 정동영 전 의원이 대선 패배 후 넉 달 만에 총선에 나섰던 것과 비교해도 두달 가량 빠를 정도로 최단기 복귀다.

당시 정 전 의원은 '험지'로 분류됐던 서울 동작을에 나섰다가 낙선했다.

게다가 민주당이 지방선거 슬로건으로 '윤석열 정부 견제론'을 내건 상황에서 선거판이 자칫 '이재명 대 윤석열' 2라운드 연장전 성격으로 흐르면 구도 싸움에서 불리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당내 전략통인 한 의원은 "몇표차든 간에 대선에서 지고 나서 곧장 치르는 전국 단위 선거라 대선 표심이 어느 정도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이 전 지사를 당장 선대위 콘트롤타워로 내세워야 하느냐에 대해선 이견도 있다"고 말했다.

일단 비교적 '안전한' 국회 입성을 위해 송 후보의 지역구였던 계양을을 택했지만 지역적 연고가 없어 출마 명분이 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위 이재명계 의원들 사이에서도 이 전 지사의 등판이 '독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보궐선거 출마와 함께 선대위 지휘봉도 잡은 만큼 지방선거 결과에 따른 책임을 온전히 짊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선거에서 대패할 경우 8월 전당대회를 통한 당권 장악 작업에도 어느 정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에서는 이 전 지사가 잇따른 검찰·경찰 수사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방탄조끼용'으로 서둘러 보궐선거에 나선 것이라는 시선도 제기된다. 국회의원의 불체포 특권을 노린 것이라는 시각이다.

이 전 지사는 지난 1월 대선 유세에서 "제가 지면 (검찰이) 없는 죄를 만들어서 감옥에 갈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친문(친문재인)계 한 의원은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박탈) 입법이 현 정권 방탄용이라는 음모론 때문에 당 지지율이 내려가는 상황"이라며 "이 전 지사의 보선 출마로 검찰개혁 이슈가 더 부각되지는 않을까 걱정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