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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수학계 한획' 허준이 교수, 韓 수학자 최초 필즈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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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수학계 한획' 허준이 교수, 韓 수학자 최초 필즈상 수상
  • 이현정기자
  • 승인 2022.07.05 17: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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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어린 시절보내고 석사까지 마친 '국내파'
리드 추측, 로타 추측 등 수학계 난제 증명
김영훈 서울대 교수 "허준이, 학부 때부터 빛나던 학생"
허준이(39. June Huh)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겸 한국 고등과학원(KIAS) 수학부 석학 교수 [과기정통부 제공]
허준이(39. June Huh)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겸 한국 고등과학원(KIAS) 수학부 석학 교수 [과기정통부 제공]

허준이(39. June Huh)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겸 한국 고등과학원(KIAS) 수학부 석학 교수가 5일(현지시간) 필즈상의 영예를 안았다.

한국 수학자로는 최초 수상이다. 이전까지 한국계나 한국인이 이 상을 받은 적은 없었다.

허 교수가 한국계로는 처음으로 받은 필즈상(Fields Medal)은 아벨상과 함께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린다.

허 교수는 박사 과정을 위해 미국으로 유학길을 떠난 이후 '리드 추측'과 '로타 추측' 등 오랜 수학 난제들을 하나씩 증명하면서 수학계에 명성을 떨쳤다.

리드 추측은 채색 다항식을 계산할 때 보이는 계수의 특정한 패턴을 수학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1968년 제기된 수학계 난제 가운데 하나였다.

허 교수는 뛰어난 연구 업적과 왕성한 연구 활동으로 앞서 사이먼스 연구자상, 삼성 호암상, 뉴호라이즌상, 블라바트닉 젊은과학자상 등을 받은 바 있다.

노벨상에 수학 분야가 없어 수학계의 최고 권위 상으로 꼽히는 필즈상은 4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세계수학자대회(ICM) 시상식에서 수여된다.

수상자에게는 금메달과 함께 1만5천 캐나다 달러(약 1천500만원)의 상금을 준다.

나이 제한 때문에 39세(1983년생)인 허 교수에게는 올해가 필즈상을 받을 수 있는 마지막 해였다.

40세 이전에 수상자가 되려면 늦어도 30대 초중반에는 세계적 연구 성과를 내야 한다는 점에서 '노벨상보다 받기 어렵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

수상자를 결정하는 필즈상위원회는 ICM을 개최하는 국제 학술단체인 국제수학연맹(IMU) 집행위원회가 선정하며 통상 IMU 회장이 위원장직을 맡는다.

1936년 처음 수상자가 나온 필즈상은 캐나다의 저명한 수학자 존 찰스 필즈(1863~1932)에서 이름을 따왔다.

허준이 교수 지도한 김영훈 서울대 수리과학부 교수 [본인 제공]
허준이 교수 지도한 김영훈 서울대 수리과학부 교수 [본인 제공]

그의 학부 과정 일부와 석사 과정을 지도했던 김영훈 서울대 수리과학부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필즈상은 노벨상보다 받기 어려운 상으로 (허 교수의 수상은) 수학계뿐만 아니라 한국 자연과학계, 나아가 국가적 경사"라며 "이런 시대를 사는 것이 자랑스럽고 기쁘다"고 말했다.

허 교수는 1983년 미국에서 태어나 두 살 때 한국으로 돌아왔고, 초등학교부터 대학 학부·석사과정까지 모두 한국에서 다녔다. 김 교수는 서울대 물리천문학부에 입학해 서울대 수리과학부 석사과정을 밟은 허 교수의 학부 3·4학년과 석사 과정을 지도했다.

김 교수는 그가 학부생 시절부터 수학에 특출난 재능과 열의를 보여 눈에 띄었다고 회고했다.

김 교수는 "학부에 막 입학했을 때부터 미적분학 강의 등에서 허 교수를 가르치기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반짝반짝 빛이 나는 굉장히 뛰어난 학생이었다"며 "다른 학생들보다 차분하고 집중력이 강한, 독립적인 학생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린 학생들은 불안감이 크기 마련인데, 허 교수는 어린 나이부터 자신을 잘 이해하고 자신의 능력을 믿으며 길을 차분하게 개척하는 학생이었다"고 했다.

[전국매일신문] 이현정기자
hj_lee@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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