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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태로 초토화·불어난 물 '발 동동'…소방구조대 활약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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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태로 초토화·불어난 물 '발 동동'…소방구조대 활약 눈길
  • 방지혜기자
  • 승인 2022.08.13 0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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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간 강원 휩쓴 폭우…고립 현장 곳곳서 주민 구조 활동
강원 횡성서 또 산사태(사진제공/연합뉴스)
강원 횡성서 또 산사태(사진제공/연합뉴스)

"사람이 다니던 길이 빗물로 차올라 계곡처럼 변해 있었어요. 추가 산사태가 우려돼 위험한 상황이었지만 고립된 시민들을 떠올리며 구조작업을 벌였습니다."

지난 8일부터 사흘간 강원 전역을 휩쓴 폭우로 곳곳에서 산사태, 토사 유출, 고립 등 사고가 잇따른 가운데 소방대원들은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시민들을 구조했다.

13일 강원도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전 6시 34분께 횡성군 청일면 속실리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500m가량의 도로 구간에 낙석과 토사가 쌓여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 7명이 고립됐다.

이 사고로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산 아랫마을 주택 3채 중 일부가 무너지고 차고가 쓸려나가는 등 마을은 순식간에 초토화가 됐다.

고립된 주민들은 추가로 발생할 수 있는 산사태를 피해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에 횡성구조대 김양섭 소방위는 팀원 한 명과 산림청에서 띄운 드론을 통해 산속 지형을 파악하고 구조 작업을 준비했다.

이들은 휴대전화가 잘 터지지 않는 지역임을 고려해 GPS 장비를 준비하고 추가 산사태로 인한 조난 상황에 대비해 물, 간식 등을 챙겨 산속으로 향했다.

산속은 진흙더미와 어지러이 널브러진 잔해물들로 가득했고, 사람이 다니던 길은 빗물로 가득 차 마치 계곡물처럼 변해 있었다.

김 소방위는 골짜기 세 개를 넘어 다니며 보이는 집마다 사람이 있는지 일일이 확인했고, 오전 10시께 집 안에 있던 주민 한 명을 발견하고 30분 뒤 또 다른 주민 한 명을 추가로 구조했다.

이어 오전 11시 30분께 2㎞가량 떨어진 곳에서 고립된 주민 한 명을 더 구조해 총 3명이 무사히 마을회관으로 대피했다.

나머지 주민 4명도 산속을 누비며 구조 작업을 벌인 또 다른 소방대원들에 의해 5시간여 만에 안전하게 구조됐다.

김 소방위는 "추가 산사태가 우려돼 위험한 상황이었지만 고립된 시민들을 떠올리며 구조작업을 벌였다"며 "다친 분 없이 무사히 모두 구조되어서 다행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산에 거주하시는 분들은 기상 상황이 좋지 않은 날 마을에 내려가 계시는 등 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같은 날 오전 1시 30분께 양양 현북면 법수치리 계곡에서도 갑자기 물이 불어 캠핑 중이던 야영객 2명이 고립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양양소방서 이원빈 소방위에 따르면 당시 현장은 강물 유속이 빨라 계곡을 건너기 어려웠고 새벽이라 어두운 탓에 구조 작업을 벌이기 위험한 상태였다.

이에 이 소방위는 인근 마을에서 지리를 잘 아는 주민에게 주위 지형지물에 관해 물었고, 약 6㎞ 떨어진 하류에 구름다리가 있다는 사실을 전해 들었다.

이 소방위는 대원 4명과 함께 구름다리로 우회해 계곡을 건넜지만 비탈진 길과 울퉁불퉁한 바위 탓에 요구조자가 있는 곳까지 접근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위험한 구간에서 로프를 이용해 이동하며 이들은 약 6시간 만에 현장에 도착했고 야영객들을 무사히 구조했다.

이 소방위는 "가는 길이 멀고 험했지만 신속하게 현장에서 요구조자를 구조해야겠다는 마음뿐이었다"며 "비가 많이 오는 날에는 야영을 자제하고 안전한 곳에 대피하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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