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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미래다
  • 박희경 지방부국장 포항담당
  • 승인 2016.03.22 1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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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공천은 개다리공천, 국민들 등신취급, 자존심은 깔아뭉게, 진박 친박 원박 쪽박 저거끼리 치고 박고, 여차하면 삼십육계, 여차하면 고소고발, 원래 심뽀 나쁜 심뽀, 육거리에 닭 집이가, 오거리에 찜닭인가, 어이없고 황당하여, 허연 소금 허공에다 흩어본다”
요 몇일 사이 경북 포항지역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어느 SNS에 유행되고 있는 글이다. 하나도 틀린 말이 없다. 요즘 새누리당이 하는 꼴을 보고 있으면 울화가 치민다. 유권자들은 안중에도 없는 막가파식의 공천 전횡이 도를 넘고 있다.  
이런 현상은 검사외전의 도시, 포항도 예외는 아니다. 작금의 포항 정치인들의 행태는 최소한의 양심도, 도(道)도, 의리도, 배려도, 시민들 걱정도 없다. 주민들을 그저 표나 찍는 로봇 쯤으로 생각하고 있는듯해 불쾌하기 짝이 없다.  
이는 지금까지 포항을 쥐락펴락 했던 지난 시절 정치인들 탓이라 감히 말하려 한다. 선배들이 이 모양이니 후배들이 따라 배웠을지도 모를 일이다. 못된 것은 가르치지 않아도 잘 배운다 하더니 배워도 제대로 배워가고 있는 듯하다.
6선 의원으로 대한민국 국회부의장을 지낸 이상득 전 의원, 제수 성추행과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배지를 빼앗긴 김형태 전 의원의 일들은 지역민의 한사람으로 부끄럽기도 하고, 오래전의 이야기라 굳이 언급하지 않으려 한다.
하지만 이 말은 빼 놓을 수 없다. 포스코 비리에 연루돼 정계에서 떠밀린 이병석 전 국회부의장, 그는 아직까지 그동안 4번이나 국회의원에 당선 시켜준 시민들에게, 제대로 된 사과 한마디 없다.
밴드를 통해 짤막하게 인사를 남긴 후 전셋집이 있다는 서울에 숨어들었다. 20여년 정치 인생을 스스로 이렇게 마감한 것이다. 참으로 서글픈 현실이다. 은혜를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생각이다. 그를 따르던 많은 사람들도 허탈해 하고 있다. 비록 세월이 흐르면 이 또한 지나가겠지만 끝내 아쉬움이 남는다.
코앞에 다가온 20대 총선을 바라보는 포항시민들의 눈초리도 예사롭지 않다. 최근 들어서는 포항 북 에서 표밭갈이에 여념이 없던 모 예비후보가 용인으로 전략 공천됐다고 해서 포항이 난리도 아니다.
처음엔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가 내리 꼽은 것으로만 알고 있던 시민들은 그가 직접 전략공천 신청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세상에 믿을 사람 없다며 허탈해 하고 있다. 더욱이 그는 포항북구가 여성공천지역으로 결정이 난 이후에도 SNS를 통해 ‘아직도 새누리당 공심위는 OOO을 버리 않았다. 좀 더 지켜보자’며 연막을 피웠다.
이에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여성우선공천 지역 지정이 철회 되는게 아니냐며 잔뜩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경기도 용인 을 지역 전략공천이었다. 그를 지지한 사람들과 포항시민들만 모르고 그들은 이미 다 알고 속으로 웃고 있었던 것이다. 이에 SNS는 온통 이를 성토하는 글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입에 올리기도 거북한 원색적인 비난의 글들도 수두룩하다.
예비 후보자들의 상식을 뛰어넘는 행위는 이 뿐만이 아니다. 포항 북 선거구에 여성전략 공천을 받은 김정재 예비후보는 당초 지난해 11월 포항 남·울릉 선거구에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선거운동을 해오다 이병석 의원의 불출마 선언을 앞둔 지난 1월21일 돌연 포항 북 선거구 출마로 급선회했다.
김 예비후보의 북 선거구 출마선언은 당시 남·울릉 지역민들을 크게 놀라게 했다. 이에 뒤질세라 또 다른 후보들은 고소와 고발로 총선 판을 누더기로 만들어 버렸다. 한마디로 그 나물에 그 밥, 도긴 개긴이다. 그런가 하면, 포항 북 이창균 예비후보는 또 새누리당 비례대표 추가공모에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고, 여성전략 공천에 불복한 박승호 예비후보는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며 '탈당'을 선언했다.
이를 두고 어떤 이는 ‘포항 정치는 죽었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일부 공감이 가는 말이다. 생각해 보건데 과메기도 새누리당 공천만 받으면 당선된다는 말이 회자되는 현실, 그래서 포항 정치는 죽었다는 말을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에 유권자들의 속은 부글부글 끓고 있다. 이번엔 새누리당을 팔아 포항시민을 속이는 후보들을 제대로 오는 4월 13일 심판해야 한다고 벼르고 있다. 하지만 늘 그래왔던 것처럼 이 또한 작심일일이 될 공산이 커다. 그래서 이 땅에 희망이 없다고 하지 않을까.
그렇다고 척박한 포항 정치 토양만 탓할 일이 아닌 듯하다. 이제 우리 시민들도 특정 당에만 목을 맬게 아니라 사람이 미래라는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 지역 정치판에도 불신과 배신이 사라지고 믿음과 의리가 생겨나 생동감 넘치는 포항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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