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클러 없어…자동소화설비 의무 설치 대상 아냐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 제약공단 소재 화일약품에서 30일 큰불이 나 1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다쳤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이날 이정식 장관은 중앙산업재해수습본부를 구성해 체계적으로 대응하도록 하는 한편, 이번 사고에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을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노동부는 사고 현장에 산업안전감독관과 안전보건 전문가를 보내 작업 중지를 명령한 뒤 경찰, 소방당국과 함께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소방당국은 "제약단지 내 약품 공장에서 폭발 소리가 들린다" 등 수십 건의 119 신고를 접수하고 펌프차 등 장비 92대와 소방관 등 인력 201명을 투입해 진화작업을 벌였다.
소방당국은 불길이 심상치 않다고 보고 오후 2시 49분께 3∼7개 소방서의 장비와 인력을 동원하는 경보령인 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
이어 오후 4시 45분 큰 불길을 잡고 대응 단계를 해제했으며, 화재 발생 4시간여 만인 오후 6시 23분 진화 작업을 마쳤다.
이 불로 1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치는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숨진 1명은 연락이 두절됐던 20대 후반의 실종자로, 오후 4시 12분 건물 뒤편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부상자 중 4명은 두부외상 등 중상이며, 나머지 13명은 연기를 들이마시는 등 경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상자는 모두 화일약품 근로자이다.
화재 당시에는 모두 40여명이 일하고 있었는데, 사상자를 제외한 20여명은 안전하게 대피했다.
발화 지점은 이들 건물 중 H동(합성동) 3층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이곳에서 아세톤을 취급하는 과정에서 미상의 원인에 의해 폭발이 발생, 화재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불이 난 공장에는 스프링클러 등은 설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곳은 6층 미만에 층별 바닥 면적이 1천㎡ 미만이어서 자동소화설비 의무 설치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소방당국은 현재 장비와 인력을 유지한 상태에서 잔불을 감시하고 인명 검색을 계속할 방침이다.
화일약품은 코스닥 상장사인 중견기업으로 의약품 원료와 완제 의약품 등을 제조·판매한다.
한편 올해 1월 27일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은 상시 근로자 50인 이상(건설업은 공사금액 50억원 이상) 사업장에서 근로자 사망 등 산업재해가 발생하면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경영책임자를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했다.
[전국매일신문] 화성/ 최승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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