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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월세간다"…7%대 금리에 전세포기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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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월세간다"…7%대 금리에 전세포기 잇따라
  • 홍상수기자
  • 승인 2022.10.03 10: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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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임대자는 세입자 못구해 '안달'…월세는 매주 올라
2개 은행 주담대 혼합형 7% 넘어…13년만에 최고치
서울의 한 부동산 앞. [연합뉴스]
서울의 한 부동산 앞. [연합뉴스]

"전세대출 이자가 지금 74만 원 정도 나가는데 7% 가까이 오르면 168만 원이나 내야 한다. 이것만으로도 부담인데 집주인이 1억2천만원을 더 올려달라고 한다. 차라리 120만 원짜리 월세로 이사가는게 이득이다"

이는 전세 만기를 앞 둔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에 사는 A씨의 사연이다.

기준금리 인상과 시장금리 상승 등의 여파로 약 13년 만에 7%대 대출 금리 시대가 열리면서 이처럼 전세자금대출 이자가 부담스러워 전세를 포기하고 월세로 이사가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게다가 한국은행이 연말까지 최소 한 차례 이상 빅 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면서, 연내 대출금리가 8%에 올라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지난달 30일 기준 연 4.730∼7.141% 수준이다.

불과 1주일 전인 9월 23일(4.380∼6.829%)과 비교해 상단이 0.312%포인트(p), 하단이 0.350%포인트 높아졌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현재 연 4.510∼6.813%다. 역시 1주일 전(4.200∼6.608%)과 비교해 상단과 하단이 각 0.205%포인트, 0.310%포인트 올랐다.

변동금리의 지표금리인 코픽스(COFIX)가 이달 중순 예상대로 또 인상되면, 조만간 변동금리도 7%를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

신용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 역시 7%대가 머지않았다.

이같은 고금리에 대출에 부담을 느낀 임대자 중에서는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빼줄 수 없는 경우가 많아 전세 가격은 점차 떨어지고 월세 매물은 나오는 족족 계약이 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서울 시내 은행에 붙은 대출 관련 안내문. [연합뉴스]
서울 시내 은행에 붙은 대출 관련 안내문. [연합뉴스]

수원 권선구 B부동산에 나온 C아파트 84㎡ 전세 매물은 세입자를 찾지 못해 9월초 4억1천만원→9월 중순 3억8천→9월말 3억 4천→10월초 3억 1천만원까지 떨어졌다.

또한 금리가 치솟자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은 9개월 연속 뒷걸음치고 정기 예·적금엔 불과 한 달새 30조원 가까운 뭉칫돈이 몰리는 등 '역(逆) 머니무브(자금이동)' 흐름도 빨라졌다.

5대 시중은행 중 A 은행의 내부 주택담보대출 금리 통계를 보면, 2007년 9월 7%를 넘어 2008년 12월 8.4%로 정점을 찍고 2009년 다시 7%대로 내려왔다.

대출 금리는 연말까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은행권과 시장은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미국의 잇따른 자이언트 스텝에 대응해 이달 12일 통화정책방향결정 회의에서 빅 스텝에 나설 가능성이 작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10월만 빅 스텝을 밟고 11월 베이비스텝으로 돌아가면 올해 연말까지 기준금리는 0.75%포인트, 10월과 11월 연속 빅 스텝을 단행하면 1.00%포인트 더 오르게 된다.

대출금리가 기준금리 상승 폭(0.75∼1.00%포인트)만큼만 높아져도 연말께 대출금리는 8%에 근접할 전망이다.

만약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가 8%대에 이르면,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이후 거의 14년 만의 일이다.

[전국매일신문] 홍상수기자
HongSS@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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