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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카카오 사태를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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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카카오 사태를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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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10.18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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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효영 카이스트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석사 과정 

10월 15일 토요일 오후 3시 30분, 대한민국이 멈췄다. 적어도 국민 메신저 카카오와 그와 연계된 서비스를 사용하는 사용자들에게는 그랬다. 대전역에 나가기 위해 자주 이용하는 카카오 택시 어플이 먹통이 되어 여러 카이스트 학생들의 발이 묶인 것을 캠퍼스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카카오페이로 결제하는 이용자들의 불편도 많았다. 고객들의 불편만큼이나, 수 많은 택시 사업자와 자영업자들의 금전적 손실도 컸다.

금번 사태는 카카오의 데이터센터에 화재가 발생하여 카카오톡과 그와 연계된 서비스들이 중단되어 발생되었다. 통상 글로벌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들은 고객들에게 안정적이고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복수의 데이터센터를 외주로 활용한다. 데이터센터를 내재화하려면 대규모의 자본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고 운영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규모로 생성되는 데이터를 저장하고 관리하는 고도의 기술과 역량이 필요하기 때문에 전문 외주 업체를 활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글로벌 사업자들의 경우 물리적으로 거리가 멀면 인터넷 서비스 속도가 느려지기 때문에 진출하는 대륙 별, 국가 별로도 데이터센터를 외주로 활용한다. 

이번과 같이 비상 사태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복구 및 대응하기 위해서도 복수의 데이터센터 사업자를 활용한다. 한 곳에 문제가 발생하면 다른 곳을 사용할 수 있기 위해서다. 이번 사태의 원인과 수습 과정에 카카오 측의 책임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세부 조사가 이루어지겠지만,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하는 다양한 사업들이 빠르게 성장하며 데이터센터와 같은 인터넷 인프라 구축에는 다소 미흡했던 면이 있지 않았을까 추측된다. 

카카오 서비스가 중단되면 대한민국이 멈추는 사태. 이쯤이면 카카오는 대한민국에서 국가기간 사업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인터넷 서비스로 대표되는 부가통신사업자가 기간통신사업자에 버금가는 영향력을 갖추게 되었다는 점을 확인했다는 데 있다. 카카오가 그럴 수 있었던 데에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빠르게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 시장을 개척했고, 국민 메신저를 만들어냈으며, 선물하기와 같은 다양한 혁신 서비스들을 만들어 우리 생활을 더욱 편리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정말 카카오가 없었으면 어쩔 뻔했을까? 

혁신과 도전의 길을 걸어온 카카오의 발자취는 카카오는 국민 메신저 뿐만 아니라 금융, 모빌리티 등 다양한 영역에서 혁신 서비스를 만들어내며 현재의 지위에 이르렀다. 사실 카카오는 우리나라에서 인터넷 이후 넥스트 모바일 시대를 개척하며 다양한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는데도 많은 기여를 했다. 카카오에서 근무한 이들이 창업을 통해 또 다른 혁신 서비스를 만드는 사례들이 그렇다. 국내 1위 홈플리닝앱 ‘청소연구소’, 미국에 본사를 둔 가상현실 콘텐츠 스타트업 ‘어메이즈VR’ 등이 대표적이다. 이렇듯 카카오는 직간접적으로 우리나라의 혁신 기업과 경제 성장을 도모하는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카카오 서비스 중단에 따른 전국민적인 피해 발생과 불편 수준은 가히 국가적 재난 수준이었기에 카카오의 다소 늦은 위기 대응에 대한 책임은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급격하게 성장한 카카오의 사업 규모에 비해 인터넷 인프라 구축이 미비한 부분이 있었다면, 지금이라도 이를 보완하고 체계적인 구축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카카오 서비스의 사회적 영향력을 감안하여 재난 위기 대응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카카오의 이와 같은 준비는 국민 메신저를 중심으로 하는 내수 중심의 사업 구조를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필요 충분조건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때의 카카오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혁신 서비스와 창업 생태계를 선도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럴 카카오를 응원한다. 

[전국매일신문 독자투고] 안효영 카이스트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석사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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