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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매TV] 순천만습지에 '반가운 흑두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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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매TV] 순천만습지에 '반가운 흑두루미'
  • 서혜석 시민기자
  • 승인 2023.01.19 1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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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만 마리 안팎 무리활동...작년보다 3배이상 급증

반가운 겨울 손님인 '흑두루미'가 올해도 어김없이 전남 순천만을 찾아왔다.

여기저기 군무를 지어 날아오른 흑두루미가 날개를 접고 순천만 습지 농경지에서 먹이 활동에 분주하다.

올해는 순천만을 찾은 흑두루미 개체 수가 지난해보다 3배 이상 급증한 1만 마리 안팎이라고 한다. 1996년 순천만에서 흑두루미 70여 마리가 처음으로 관찰된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전 세계 1만6000여 마리가 남은 상황에서 60%가량이 순천만을 찾아온 것이다. 흑두루미의 순천만 방문이 갑작스레 증가한 것은 저절로 이뤄진 현상이 아니다. 순천시와 주민들이 흑두루미 ‘영접’을 위해 온갖 정성을 쏟고 애써 노력한 결과다.

순천시는 난개발을 막기 위해 대대 뜰에 생태계 보호지역을 설정한 뒤 전봇대를 뽑았다. 흑두루미가 날다 전깃줄에 걸려 죽는 것을 방지하려는 조치였다.

흑두루미를 위한 특별한 식탁도 마련했다. 200톤에 달하는 벼를 겨울철새 먹이로 제공했다. 먹이가 부족한 1월부터는 매주 8톤의 볍씨를 먹이로 뿌리고 있다.

또 해당 지역에서 농사를 짓던 농민에겐 벼 미수확금을 보상하고 경작한 벼는 수확하지 않고 존치해 흑두루미 등 철새 먹이로 사용할 계획이다.

흑두루미의 지상낙원이 아닐 수 없다. ‘사람도 힘든 세상에 무슨 새의 낙원이냐’는 물음이 나올만 하다. 하지만 순천시는 그런 질문에 대한 명쾌한 답변을 이미 내놓고 있다. 사람과 자연이 함께 하는 세상은 서로에게 순기능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작은 지방 도시가 보여주고 있다.

천혜의 자연환경에 주민과 지자체의 노력이 더해지면서 순천만은 세계 최대 규모의 흑두루미 월동지이자 ‘인간과 자연이 함께 만들어가 가는 세상’의 이상적 가치를 보여준 셈이다.

흑두루미는 국제자연보존연맹(IUCN)이 적색목록에 올린 멸종 위기의 희귀동물로 우리나라도 천연기념물과 멸종 위기 야생동물 2급으로 각각 지정해서 관리 중이다.

순천시와 지역민이 만들어낸 흑두루미의 기적이 대한민국의 기적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전국매일신문] 서혜석 시민기자
shs@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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