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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강진] 튀르키예·시리아 사망 1만5천명 넘어…'골든타임' 72시간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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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강진] 튀르키예·시리아 사망 1만5천명 넘어…'골든타임' 72시간 임박
  • 이현정기자
  • 승인 2023.02.09 1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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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에 70개국 지원・'내전' 시리아는 구호 손길 난망…나흘째 필사의 수색
WHO "생존자들 여건 끔찍…신속 지원 없이는 2차 재난 직면할 것"
8일(현지시간) 튀르키예 남부 카흐라만마라슈시에서 지진 피해자들이 무너진 건물 잔해 옆에서 모닥불을 피워 몸을 녹이고 있다. [카흐라만마라슈 로이터=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튀르키예 남부 카흐라만마라슈시에서 지진 피해자들이 무너진 건물 잔해 옆에서 모닥불을 피워 몸을 녹이고 있다. [카흐라만마라슈 로이터=연합뉴스]

튀르키예(터키)와 시리아를 덮친 강진 후 나흘째인 9일(현지시간) 세계 각국에서 구조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지만 열악한 환경에 사망자 수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피해 지역이 광범위해 파견된 구조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오랜 내전으로 사실상 무정부 상태에 놓인 시리아의 경우 피해가 집중된 북서부 지역이 반군의 통제 하에 있는 탓에 구호물자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AFP·로이터·AP·신화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저녁까지 튀르키예 사망자 수가 1만2천391명으로 집계됐다. 

8일(현지시간) 소방관들이 강진으로 무너진 튀르키예 남동부 가지안테프 건물 잔해 속에서 매몰된 사람들을 찾고 있다. [가지안테프 AP=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소방관들이 강진으로 무너진 튀르키예 남동부 가지안테프 건물 잔해 속에서 매몰된 사람들을 찾고 있다. [가지안테프 AP=연합뉴스]

시리아의 경우 당국과 반군 측 구조대 '하얀 헬멧' 설명을 종합하면 약 3천명이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합치면 양국의 희생자 수는 1만5천명을 훌쩍 넘기는 것으로, 2015년 네팔 대지진(사망자 8천831명)의 피해 규모도 이미 넘어섰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번 지진에 따른 전체 사망자가 2만명을 넘을 수 있다고 전망했고,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10만명 이상이 될 가능성도 14%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튀르키예 재난위기관리청(AFAD)은 전날 트위터에서 "카흐만마라슈를 강타한 최초 지진 이후 700번의 여진이 잇따랐다"며 총 6만명 이상의 인력이 피해지역에 파견돼 구조 및 지원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시간이 흐르며 희망이 옅어져지고 있으나 기적적인 구조 사례도 나오고 있다.

시리아 강진 피해 현장에서 극적으로 구조된 신생 여아가 7일(현지시간) 알레포주(州) 아프린 어린이병원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아프린 AP=연합뉴스]
시리아 강진 피해 현장에서 극적으로 구조된 신생 여아가 7일(현지시간) 알레포주(州) 아프린 어린이병원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아프린 AP=연합뉴스]

미국 CNN 방송은 가지안테프 지역 붕괴 건물 아래에 갇혔던 두 여성이 62시간만에 생환했다고 보도했다. 다행히 구조 당시까지도 의식을 유지한 파트마 데미르(25)는 "지진이 덮쳤을 때 콘크리트 슬래브가 내 위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을 비롯한 서방 국가와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등 국제기구는 물론, 전쟁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등도 인도적 지원에는 한 마음으로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구조대를 보냈다.

한국은 물론 중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 국가도 구조대와 지원 인력을 현지에 급파했다.

EU는 참사를 겪은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총 650만 유로(약 88억 원)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결정했다.

카흐라만마라슈에서 구조 활동 중인 이스라엘의 리노르 아티아스는 CNN에 "사람들이 계속 비명을 지르며 고통스러워하고, 아이들은 부모를 잃었다"며 "추위를 이기려 매트리스까지 태우는 바람에 유해한 연기가 공기를 채우면서 냄새가 지독하다"고 전했다.

희생자들의 시신도 당장 거리에 그대로 방치돼 있어 시간이 지나면 2차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

ICRC 중동지부는 "얼마 지나지 않으면 시신을 적절히 수습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가 되기 시작할 것"이라며 난방기구와 텐트, 식음료 등 생필품은 물론 시신을 수습할 가방도 부족한 상태라며 지원을 호소했다고 영국 BBC 방송은 전했다.

지난 7일(현지시간) 시리아 비스니아에서 한 가족이 인접국 튀르키예발 강진 충격파로 무너진 건물 잔해에서 구조된 뒤 주변인들의 환호를 받고 있다. [시리아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7일(현지시간) 시리아 비스니아에서 한 가족이 인접국 튀르키예발 강진 충격파로 무너진 건물 잔해에서 구조된 뒤 주변인들의 환호를 받고 있다. [시리아 로이터=연합뉴스]

한편 CNN은 튀르키예에만 총 70개국과 14개 국제기구가 지원에 나섰으나, 시리아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의 제재로 인해 지원 제공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현재까지 시리아에 직접 구호물자를 보낸 것은 아랍에미리트(UAE), 이라크, 이란, 리비아, 이집트, 알제리, 인도 등 주변 소수 국가에 불과하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제네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많은 생존자가 지금 끔찍한 여건에서 야외에 머물고 있다"며 "수색·구조작업과 같은 속도로 지원에 나서지 않는다면 더 많은 사람이 2차 재난에 직면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전국매일신문] 이현정기자
hj_lee@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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