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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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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는가?
  • 박희경 지방부국장, 포항담당
  • 승인 2016.04.05 14: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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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근간이 되는 헌법, 이런 헌법정신을 위배하는 사람들이 오늘의 정치인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시절 주문처럼 외던 “국민만 바라보고 가겠습니다.”란 말이 새삼스레 떠오른다. 필자는 이 말을 부정하지 않는다. 박근혜 대통령이 정치를 시작한 그 때부터 국민을 생각하는 정치를 하겠다고 했다. 그는 아버지가 대통령시절, 대통령의 딸로서 청와대생활을 하면서 아버지의 통치철학을 배웠을 것이다.
무엇이 가장 민심을 얻을 것인가. 무슨 말이 민심을 한곳으로 끌어 모을까 하는 공부도 했을 것이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오늘의 정치를 보면서 정치의 전면에 국민은 없었다. 어느 정권에서도 그랬지만 박근혜 정부 3년이 지난 지금, 기대는 송두리째 무너지고 말았다. 20대 총선 새누리당 대구 공천을 보면서 국민(유권자)이 없음을 재인식할 수 있었다.
물론 대통령도 잘 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2년 남은 임기 동안 레임덕이 없는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국민만 보고 가겠다가 친박만 보고 가겠다고 변했다. 즉 우물에서 갈증을 푼 사람은 곧 우물을 등지고 가버린다. 시원하게 갈증을 푼 후엔 우물의 고마움을 쉽게 잊어버리기 때문이다. 달콤한 과즙을 짜고 난 오렌지가 쓰레기통에 버려지는 것과 이치와 같다.
국회의원 선거도 자신들이 필요할 때는 공손하고 예의바르던 태도가 당선되고 나면 사라지고 만다. 선거가 끝나고 하루나 이틀 당선 인사를 할뿐, 그 다음은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얼굴조차 볼 수 없다고 한다. 국정에 바쁘기 때문에 지역주민들에게 얼굴 내밀 일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선거 때만 ‘국민만 보고 가겠다’는 말도 어찌 대통령과 같을까.
필요에 의한 기대감은 그것을 채워준 사람에게 감사한 마음은 곧 잊혀지고 마는 것이다. 정치를 하는 사람은 자신을 온전하게 평가해 주는 사람과 지위와 권력 때문에 아첨하는 사람을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럴듯한 말로 환심을 사려고 하는 것은 모래위에 지은 성이 천년 동안 온전하기를 바라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것은 미끼고 덫이었음을 알았을 때는 이미 늦은 것이다. 그것은 헛된 망상이며 그릇된 욕심이다. 잎사귀는 무성한데 열매가 열리지 않는 나무는 대개 속이 텅 비어있다. 열매를 주는 나무와 그늘을 주는 나무를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 친구를 사귀고 사람을 만나는 일에도 이런 지혜가 필요하다. 우리는 선거를 위해 국민의 의무를 수행한다.
그러나 헌법이 말하는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오는가? 지금까지 수십 년을 살아왔지만, 주권이 국민에게 있다는 헌법의 1조 2항은 말짱 헛것이 되었음을 늦게 깨닫게 된다. 오늘날의 주권은 친박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친박을 부터 나온다고 솔직하게 얘기해야 한다. 한 때 대구가 들썩일 정도로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을 환호했다.
자다가도 일어나 최초의 부녀 대통령, 여자 대통령의 인기와 기대는 하늘을 찌를 정도로 대단했다. 불과 3년 전의 일이다. 한해가 가고 두해가 갈수록 점점 무언가 표현할 수 없는 실망의 눈초리가 국민들 사이에서 교감되고 있었다. 왜 그럴까, 가장 기초적인 문제가 서민경제다. 불경기로 가게의 문을 닫은 사람이 제일먼저 누구를 원망하겠나, 이 나라를 짊어진 대통령부터 원망한다.
창조경제가 무엇인지 모른다. 우선 내 가게 문을 닫는 것이 분하고 원통하기 때문이다. 국회의원 선거도 작년에 왔던 각설이들이 줄줄 따라다닌다. 일반 유권자는 관심이 없다. 솔직히 그놈이나 그놈 다 마찬가지라고 한다. 국회의원이 내 살림 살아주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말뿐인 창조경제 말고, 새로운 시각에서 대통령의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처럼 배고픈 백성들에게 굶지 않고 배부르게 해주는 것이 경제다.
누가하는가. 국회의원인가. 아니다. 이 나라를 이끌고 갈 지도자다. 지도자의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나라도 살리고 국민도 살리는 것이다.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임을 포기한 사람들이 유권자다. 모든 권력이 국민이 아닌 친박에서 나온다고 헌법을 고쳐야 할 정도이다. 오늘처럼 빨간색이 저렇게 싫어지는 것도 나만의 생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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