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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광주・전남 극심한 가뭄…4대강 보 물그릇 최대한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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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광주・전남 극심한 가뭄…4대강 보 물그릇 최대한 활용"
  • 이신우기자
  • 승인 2023.04.03 15: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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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보 활용' 지시 후 중장기 가뭄대책 발표
'4대강 논란' 다시 불거질 듯…댐 간 연계운영 확대
기후변화 극한가뭄 시 댐 바닥 물 활용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3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광주·전남 지역의 심각한 가뭄과 관련해 물 공급체계 조정, 대체 수자원 개발로 하루 61만톤 용수 추가 확보 등 중장기 가뭄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3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광주·전남 지역의 심각한 가뭄과 관련해 물 공급체계 조정, 대체 수자원 개발로 하루 61만톤 용수 추가 확보 등 중장기 가뭄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광주·전남지역의 극심한 가뭄에 대처하기 위해 '4대강 보'를 적극 활용한다.

환경부는 3일 "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 등 4대강 본류 16개 보를 물그릇으로 최대한 활용해 가뭄에 도움이 되도록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며 '광주·전남 가뭄 중장기 대책'을 발표했다.

특히 이번 대책에는 "보 수위 상승으로 (4대강) 본류와 지류 수심을 일정 수준 이상 확보하고 이를 통해 보 영향 구간에 있는 70개 취수·양수장과 71개 지하수 사용지에 생활·공업·농업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겠다"라고 명시됐다.

'4대강 보 물그릇'론은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사업을 추진할 때 내세운 논리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전남 순천시 주암조절지댐을 방문, 가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전남 순천시 주암조절지댐을 방문, 가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때부터 문재인 정부의 4대강 재자연화 정책을 폐기하겠다고 밝히는 등 현 정부는 전 정부가 추진한 4대강 보 상시개방·해체 정책을 뒤집으려고 시도해왔다.

윤 대통령은 지난주 전남 순천 주암조절지댐을 찾았을 때 "방치된 4대강 보를 최대한 활용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지난해 초봄부터 이어지는 이번 가뭄 관련해 4대강 보가 직접 활용되는 경우는 금강 백제보 하류 물을 도수로로 보령댐에 공급하는 것이다. 

환경부는 지난달 3일 보령댐 가뭄대응단계가 '관심'으로 격상되자 200여일만에 도수로를 재가동했다. 이 도수로로는 하루 11만5천t(톤) 물을 보령댐에 보충할 수 있다.

호남의 영산강에선 승촌보와 죽산보가 평소보다는 많은 물을 저류하고 있도록 운영되고 있다.

지난달 초부터 영산강 상류 하천수가 광주시 용연정수장에 하루 3만t씩 공급되고 있는데 이와 관련된 보는 덕흥보로 이 보는 4대강 사업과 관련이 없다. 용연정수장에 공급되는 하천수는 다음 달부터 하루 5만t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지난달 22일 광주 도심을 흐르는 광주천이 말라가며 바닥이 드러나고 있다. 하천 유지용수 공급하는 주암댐 물 공급이 가뭄에 끊기면서 광주천 수량이 줄어들었다. [연합뉴스]
지난달 22일 광주 도심을 흐르는 광주천이 말라가며 바닥이 드러나고 있다. 하천 유지용수 공급하는 주암댐 물 공급이 가뭄에 끊기면서 광주천 수량이 줄어들었다. [연합뉴스]

환경부가 이날 발표한 광주·전남 중장기 가뭄 대책은 '과거에 경험했던 가장 극심한 가뭄'을 기준으로 한 '1단계 기본대책'과 '기후변화로 이전에 겪지 못한 극한 가뭄이 나타났을 때'를 기준으로 삼은 '2단계 비상대책'으로 나뉜다.

기본대책과 비상대책으로 추가 확보되는 물은 하루 61만t 이상이라고 환경부는 밝혔다.

기본대책에는 광주와 전남 목포·나주·화순·함평·영광 등 6개 지자체에 주암댐에서 공급하는 물(하루 48만t)을 장흥댐이 대신 공급(하루 10만t)할 수도 있도록 도수로를 마련하는 방안이 담겼다.

이처럼 주암댐과 장흥댐을 연계 운영해 주암댐에 생긴 물 여유분을 여수산업단지에 공급할 수 있게 도수로를 신설하는 방안도 기본계획에 포함됐다.

또 광양산단에 물을 공급하는 수어댐에 물이 부족할 경우에 주암조절지댐에서 산단으로 바로 물을 보낼 수 있게 비상시설을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영산강·섬진강 유역 물 이용 현황 및 중장기 대책. [환경부 제공]
영산강·섬진강 유역 물 이용 현황 및 중장기 대책. [환경부 제공]

기본계획엔 ▲공공하수처리시설에서 '하수 재이용수'를 생산해 여수산단에 공급 ▲해수담수화 시설을 건설해 여수산단에 물 공급 ▲고흥·광양·보성·순천 물 공급을 위한 지하수저류댐 2곳 건설 검토 ▲나주·목포·순천·영광·장성·진도·함평에 새 지하수 관정 개발과 노후 관정 개선 ▲상수관 개선으로 2035년까지 연 4천200만t 수돗물 누수 방지 등도 포함됐다.

비상대책으론 댐 저수위 아래 '비상용량'과 '사수(死水)용량'을 활용해 생활·공업용수를 공급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저수위는 댐에서 정상적으로 물을 공급할 수 있는 하한선이다. 비상용량과 사수용량을 활용하겠다는 것은 댐 바닥 물까지 긁어서 쓰겠다는 의미로 별도의 취수설비가 필요할 수 있으며 오염도가 높은 점도 고려해야 한다.

세계 최초의 해수담수화 선박 드림즈호가 지난해 10월 전남 여수시 대두라도 인근에서 바지선에 담수를 공급하고 있다. [환경부 제공]
세계 최초의 해수담수화 선박 드림즈호가 지난해 10월 전남 여수시 대두라도 인근에서 바지선에 담수를 공급하고 있다. [환경부 제공]

현재 섬진강 다압취수장에서 하루 취수할 수 있는 물이 40만t인데 이를 늘리는 방안과 하천수를 농업용수로 공급하면서 하천 상류 농업용 저수지 물을 생활·공업용수르 쓰는 방안도 비상대책에 포함됐다.

섬에 대해선 지하수저류댐 확대와 이동식 해수담수화 시설 활용된다.

한편 정권이 바뀔 때마다 4대강은 논란이 됐다. 4대강 보를 존치할지, 해체할지를 두고서는 여전히 의견이 엇갈린다.

낙동강을 중심으로 강에 녹조가 심해지면 4대강 보를 해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가 가뭄이 깊어지면 보를 활용하자는 의견이 힘을 얻는 모습이 반복돼 오고 있다.

[전국매일신문] 이신우기자 
leesw@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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