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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총선 60대의 표심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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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총선 60대의 표심 촉각
  • 윤택훈 지방부장 속초담당
  • 승인 2016.04.11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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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엘 울만(Samuel Ullman 1840~1924)은 78세 때 쓴 <청춘>이라는 시(詩)를 통해 '청춘은 인생의 어느 시기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상태를 의미한다'고 표현했다.
삶을 대하는 마음가짐에 따라서는 60대가 스무살 청년보다 오히려 더 청춘일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세월의 더미를 안은 채 떠밀려 '은퇴(retire)'했지만 '타이어(tire)'를 '다시(re)' 교체해 새롭게 출발하면 되는 '60대 청춘'인 것이다.
더욱이 지금은 인생 100세를 지칭하는 호모 헌드레드(Homo-hundred) 시대 아닌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4.13 총선에서도 60세 이상이 최다 유권자층을 형성하면서 선거의 주류 세력으로 등장했다.
이른바 '저출산 고령화'로 젊은층은 줄고 장년층은 늘어난 인구학적 결과가 정치지형을 바꿔 놓았다. 투표에 참여하는 다양한 세대 중앙선관위의 선거인명부에 따르면 이번 총선의 전체 유권자 수는 4210만여명(재외선거인 포함)이다.
이 가운데 60세 이상은 1000만명에 육박하는 984만명으로 전체의 23.4%를 차지하면서 최대의 유권자 그룹에 속하고 있어 이들의 표심이 각 당의 운명을 좌지우지하게 된다. 60대는 거의 유권자 4명 중 1명 꼴인 셈이다. 이어서 40대(21%), 50대(19.9%), 30대(18.1%), 20대(16%) 순이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60대 이상은 817만명(20.3%)으로 40대(22%)와 30대(20.5%)보다 적었다. 그런데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불과 4년 새 60대 이상이 170만명 가깝게 늘어난 것이다. 지역별로도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서울, 부산, 대구, 강원 등 11개 시도에서 60대 비중이 가장 높다.
통계청 인구 추계에 따르면 스무살 이상 인구에서 60세 이상의 비중이 내년에는 25.1%, 2020년에는 28.2%로 높아진다. 즉, 내년 대통령 선거를 비롯한 앞으로 있을 모든 선거에서 60대 이상 유권자들이 갈수록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게 되는 것이다.
더군다나 60대는 각종 선거에서 다른 연령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투표율을 보여왔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세대별 투표율을 보면 60대 이상이 68.6%로 가장 높았던 반면 20대는 41.5%에 그쳤다.
또 '적극 투표층'인 60대 이상 유권자들은 대체로 여권을 지지하는 보수 성향이 강한 편이다. 때문에 야당 입장에서는 고령화가 불러온 선거구도를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받아들이곤 한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는 '60대의 반란'을 전망하는 시각들이 적지 않다. 각 당의 '막장 공천' 파동 등에 따른 '정치 혐오'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60대 이상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도가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그것이다.
특히 이번 총선에서 60대에 신규 진입한 연령층은 양띠(1955년생), 원숭이띠(1956년생), 닭띠(1957년생) 유권자들로, 한국전쟁 이후 폭발적으로 인구가 늘어난 '베이비붐(Baby-boom)세대'이다. 이들 베이비붐 세대는 군사 독재와 민주화 운동을 경험한 계층인 만큼 60대라고 해서 보수 성향으로 단정할 수 없다는 점이다.
때문에 '오늘의 60대'와 '어제의 60대'는 다르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공자는 60세를 가리켜 '귀가 순해진다'는 뜻으로 이순(耳順)이라 칭했다. 거슬리는 남의 말에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인생 경험에 맞춰 판단하고 행동하는 나이가 됐다는 의미다.
이제 자식 세대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60대 이상 유권자들의 '청춘 투표'가 필요한 때가 왔다. 선거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투표를 통해 세상을 새롭게 만드는 '젊은 노년'의 막강 파워를 보여줘야 정치권이 정신을 차리는 계기가 된다. 꼭 투표에 참여해 싸움질만 하는 국회의원보다 국민을 섬기고 나라의 미래를 제대로 설계하는 일꾼을 여의도로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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