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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천억대 인터넷 도박업자 인증샷에 '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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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천억대 인터넷 도박업자 인증샷에 '덜미'
  • 이재후기자
  • 승인 2016.04.11 15: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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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불법 스포츠토토 도박사이트 2개 조직 22명 적발
방콕 사무실 셀카속 '도박수익금 계좌'…추적 끝 구속

수사기관의 감시망을 피해 5년간 3천억대 불법 인터넷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며 호화생활을 누린 40대가 '인증샷' 한장에 덜미를 잡혔다.
수원지검 강력부(부장검사 강종헌)는 11일 3320억원대 불법 스포츠토토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2개 조직 운영자 이모 씨(41)와 김모 씨(41) 등 2명과 서버관리자 이모 씨(43) 등 5명을 도박공간개설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또 공범 김모 씨(23) 등 8을 불구속기소하고 도망친 프로그램 개발자 노모 씨(36) 등 7명을 지명수배했다.
이씨 등은 2011년 12월부터 지난 1월까지 중국과 태국, 필리핀, 서울 등지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판돈 3320억원 규모의 '롤렉스', '빅토리' 등 도박사이트를 운영해 총 106억원의 부당수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도박사이트 회원들이 홈페이지에 기재된 입금계좌로 돈을 보내면 해당 금액만큼 사이버머니를 회원들 인터넷 계정에 충전해주고, 국내외 축구·야구·농구 등 경기에 1회당 최소 얼마씩 돈을 건뒤 승패를 맞춘 회원에게 3∼5% 배당률을 적용해 돈을 주는 방식으로 범행했다.
이씨는 친형과 처남을 직원으로 고용하고 부모와 처 등의 명의로 된 통장을 도박 수익금 자금세탁계좌로 사용하는 등 일가족을 범행에 동원했다. 벌어들인 돈은 태국 등지의 풀장 딸린 별장에서 생활하고 외제차를 모는 등 호화생활을 누리는 데 사용했다. 이씨는 사이트 서버 위치를 중국와 태국으로 번갈아 옮기는 것은 물론 자금 세탁 계좌를 수시로 바꿔가며 수사기관의 단속을 5년이나 피해왔다.
또 직원들에게 조차 자신의 본명을 감추고 철저하게 가명을 사용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이렇듯 이씨의 철저한 '자기감추기'에 작년 경찰 수사를 한차례 모면하기도 했으며 5년간 60여 차례 한국과 중국 및 태국을 오가며 단 한번도 수사기관에 적발되지 않았다.
작년 말 제보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 검찰 역시 수사초기 운영자의 신원조차 확인하지 못하는 등 난항을 겪었다. 그러던 중 제보자 휴대전화에 있던 사진 한 장이 결정적 단서가 됐다. 이씨 방콕 사무실에서 근무했던 제보자가 사무실에서 자신의 얼굴을 찍은 '인증샷' 배경 벽면에 있던 화이트보드에 흐릿한 글자가 수사관 눈에 포착됐는데, 대검 과학수사과 사진판독 결과 도박수익금 관리계좌 번호를 적어놓은 것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계좌 명의자가 운영자 이씨의 형수라는 점을 확인한 검찰은 이를 단서로 관련자 40명에 대한 통화내역을 분석하고 계좌추적 18회, 한국내 사무실 압수수색 3회를 거듭하며 수사망을 좁힌 끝에 이씨를 구속기소한 것을 시작으로 관련자들은 일망타진했다.
검찰은 이씨 소유의 시가 2억5000만원 상당의 부동산에 대해 추징보전 청구를 하는 한편, 상습도박자들에 대한 추가 수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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