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스카치·버번·라이 등 위스키류 수입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78.2% 급증한 8천443t에 달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있는 2000년 이후 역대 1분기 기준 최고치다. 전체 분기 기준으로도 바로 직전인 지난해 4분기(8천625t)에 이어 역대 2위 기록이다.

위스키 수입량은 최근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1분기 4천738t에서 2분기 6천451t, 3분기 7천224t, 4분기 8천625t으로 늘었고 올해 1분기에도 8천t 선을 웃돋는 수치다. 

위스키 시장은 주 5일제, 주 52시간제,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 등이 시행된 후 소위 '폭탄주' 등 독한 술을 멀리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며 그동안 위축돼 왔다. 

코로나를 계기로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다. 이는 코로나 기간 홈술(집에서 먹는 술)·혼술(혼자서 먹는 술) 문화가 정착하며 특별한 맛과 경험, 스토리를 추구하는 젊은층 사이에서 위스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MZ세대 사이에서는 위스키에 탄산수, 토닉워터를 넣은 '하이볼'이 인기를 끌며 위스키가 일부 계층을 위한 고가의 술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대중적인 모습으로 다가오고 있다. 최근에는 편의점에서도 쉽게 위스키를 구매 가능하다. 

젊은 층의 소유가 많다보니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의 위스키를 선호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위스키 수입액은 6천477만달러로 지난해 동기보다 24.0% 늘어 수입량(78.2%)에 비해서는 증가 폭이 훨씬 작았다. 수입 위스키의 t당 가격은 지난해 1∼2분기에는 1만1천달러 수준이었다가 3분기 9천600달러, 4분기 8천500달러로 내렸고, 올해 1분기에는 7천700달러로 하락했다.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하이볼은 토닉워터에 타먹는 것이기 때문에 비싼 위스키를 쓸 이유가 없다"며 "편의점에 가보면 저용량 상품이 많이 늘었는데 그냥 마시기보다 하이볼용으로 판매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최근 위스키 제조·수입업체뿐만 아니라 대형마트, 편의점 등 유통업체들도 코로나를 계기로 와인 열풍이 불었을 때처럼 위스키 제품군을 확대하거나 할인·판촉 행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전국매일신문] 김주현기자
joojoo@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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