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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가 바뀌어야 정치가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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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가 바뀌어야 정치가 바뀐다
  • 박희경 지방부국장, 포항담당
  • 승인 2016.04.12 14: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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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4월13일, 제20대 국회의원을 뽑는 날이다. 유권자는 이미 자신이 지지할 후보자를 정한 상태일 것이다.
하지만 투표장으로 향하는 마음이 가볍지 만도 않을 것이란 생각이다. 사상유례 없는 친박 패거리들의 공천학살(?)로 대구경북 지역민들의 마음이 상할대로 상해 있고, 정치권은 19대에 이어 이번 20대 총선에서도 여지없이 전국의 지도를 동서로 갈라놓았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영남, 야당은 호남이란 공식은 어쩌면 우리 세대에서는 풀 수 없는 영원한 숙제일수도 있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정치권은 이번에도 유권자들을 지역 이기주의의 노예로 만들어 버렸다. 감성적인 결과가 엄청난 폐해를 갔다주어도, 여전히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고 있는듯해 안타깝다.
누구를 탓할 일이 아니다. 이는 국민들이 감성에 사로잡혀 묻지마 투표를 한 과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곳이 대구다. 대통령을 2번이나 배출한 도시지만 여전히 대한민국 17개 시·도 중 국민총생산량 지수가 20년째 꼴지다. 왜 그럴까.
유례없이 일당독점의 선거구도가 그렇게 만든 것이다. 우리정치의 기본적인 질서는 정치적 이념이나 철학, 정치인의 능력과 비전, 그리고 도덕성이나 애국심이 우선이 아닌 듯하다.
1인 보스에 매달려 거짓과 허세와 과장이 난무하고 권모술수에 능한 사람만이 생존할 수 있는 비생산적인 정치질서가 거듭 돼 온 탓이다.
아무리 좋은 정책과 제도를 도입해도 별 효험이 없는 구태가 아직도 우리 정치권에 남아 있어 하루 이틀에 바뀌거나 시정되기는 상당히 어렵지 않을까 생각된다.
대구·경북 역시 보수의 심장이며, 여당의 텃밭이라고 내세우면서 벌써 수십 년째 일당독주를 만들었고, 또한 야당이 호남을 석권하면서 동서구도가 고착화된 정치구도를 만들어 갔다.
많은 시민들이 대구에도 야당 몇 명이라도 만들어 서로 견제와 공존으로 정책을 펴간다면 대구·경북의 발전도 한발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매번 손가락을 잘라야 한다는 후회를 하지만 막상 투표장에 가면 마음이 달라진다고 한다. 보수성이 강한 대구사람들, 전통적으로 야당을 싫어한다. 딱히 말은 안하지만 야당을 북한과 연계해서 생각을 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을 겪었고,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을 겪으면서 야당을 싫어하는 것이 더욱 공고해진 느낌이다. 그래서 '미워도 다시 한 번'이란 말이 나온 것이다.
상당수 대구사람들의 투표성향은 새누리당 하는 꼴을 보면 싫다고 한다. 더불어 민주당도 싫다. 그래서 마땅히 찍을 곳이 없다. 그래서 ‘에라 모르겠다. 1번 찍자’ 그렇게 관습적으로 1번을 찍고 나서 한참 후에 후회를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또 ‘그 놈이 그 놈이다’라고 하면서 투표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투표는 국민에게 주어진 유일한 주권행사다. 언제 우리가 거물급 정치인들이 엎드리며 하는 큰절을 받아봤겠나. 기분이 좋다. 그러나 한순간이다. 어떤 이는 이같은 정치인들의 행태를 악어의 눈물에 비유하기도 한다.
언제나 그랬듯이 이번 4·13 총선이 끝나면 분명 그들은 또 예전 상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것이다. 유권자의 의식 변화 없이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지루하고 답답하고, 짜증나는 정치문제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는 말이다. 하루 속히 이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다시 강조하지만 국민의 사고방식이 바뀌어야 한다. 바로 코앞에 있는 나무만 보지 말고, 저 멀리 숲도 볼 줄 알아야 한단 말이다.
되풀이 되는 형편없는 정치판을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국민의식부터 먼저 바뀌어야 한다. 이해한다. 충분히 이해한다. 새누리당 찍자니 저들이 휘젓고 간 행태가 미워서, 그리도 야당을 찍자니 무언가 찜찜해서 찍을 후보가 없다. 그러면 확실하게 여당, 야당 떠나서 인물을 보고 투표를 하는 방법이 최선일 수 있겠다 하는 생각이다.
여야를 막론한 정치인들의 꼬락서니를 보면 투표 하고 싶은 마음이 싹 달아나 버릴 지경이지만 그렇다고 포기해 버릴 일이 아니다. 정치 참여는 일부 특정인들이 아닌 모든 국민의 몫이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보통 국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정치행위 중 유일한 방법일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따라서 지금 우리가 갖고 있는 이 투표권은 절대 가볍게 여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고대 역사에서는 극히 일부 귀족 혹은 시민들만이 가질 수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의 의지와 개혁으로 이루어낸 역사적 산물이다. 이렇게 어렵게 주어진 우리의 권리를 지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번만큼은 제대로 된 국회의원을 뽑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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