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매일신문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지방시대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사회고립 청년 54만 명 육박···44% "삶에 매우 불만족"
상태바
사회고립 청년 54만 명 육박···44% "삶에 매우 불만족"
  • 김주현기자
  • 승인 2023.05.14 11: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보사연 "19∼34세 청년 5%가 고립"…복지부, 올해 첫 실태조사 예정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제공]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제공]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은 타인과의 의미 있는 교류 없이 사실상 사회에서 '고립'된 청년이 100명 중 5명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14일 밝혔다. 

정부는 그동안 정책 사각지대에 있던 고립·은둔 청년들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 첫 전국 실태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보사연의 보건복지포럼 5월호에 수록된 '고립·은둔 청년 현황과 지원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19∼34세 청년 가운데 고립 청년의 비율은 2021년 기준 5.0%다.

김성아 부연구위원 등 보사연 연구진이 통계청 사회조사 원자료를 분석해 도출한 수치로, '동거하는 가족 및 업무상 접촉 이외 타인과의 유의미한 교류가 없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지지체계가 없는 경우'를 '고립' 상태로 봤다.

이 비율을 2021년 전체 청년 인구(1077만 6천 명)에 적용해보면 고립 청년의 수는 53만 8천 명에 달한다. 직전 조사인 2019년엔 3.1%였다가 코로나19를 겪으면서 크게 늘었다.

청년층의 고립·은둔이 다른 세대보다 더 두드러진 것은 아니다.

고립 청년의 삶의 만족 수준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제공] 
고립 청년의 삶의 만족 수준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제공]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연령별 고립 인구 비율은 35∼49세 5.4%, 50∼64세 6.6%, 65∼74세 8.3%, 75세 이상 10.5%로 연령대가 올라갈수록 높다.

김 연구위원은 "고립된 청년이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지 못하는 시기를 지속한다면 고립된 장년·중년·노인으로 남은 생애를 살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청년기에 선제적으로 개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부산시의 작년 은둔형 외톨이 실태조사에 따르면 현재 은둔하고 있는 시민의 52.4%, 과거 은둔 경험이 있는 이들의 73.9%가 20대 때 은둔을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고립 청년들은 그렇지 않은 청년들보다 삶의 만족도가 전반적으로 낮았다.

특히 고립 청년 중 삶에 '매우 불만족'한다고 답한 비율은 17.2%이며 비고립 청년(4.7%)보다 3배 이상 많았다.

고립 청년들의 경우 '매우 불만족'과 '불만족'(26.8%)을 합친 응답률이 44%에 달했으며 '약간 만족'(8.3%)과 '매우 만족'(8.0%)은 16.3%에 그쳤다.

김 연구위원은 "고립 청년은 고립되지 않은 청년에 비해 전반적으로 덜 행복하다"며 "고립 상태가 자발적인 선택에 의한 것이었다면 고립 청년이 덜 행복할 이유가 없다. 고립 청년이 덜 행복하다는 것은 이들의 취약성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립 청년의 절반 이상(53.1%)은 지난 1주일간 경제활동을 하지 않았다. 비고립 청년 중엔 그 비율이 41.5%였다. 주관적 소득수준에서도 고립 청년의 32.8%가 '매우 부족하다'고 답하며 비고립 청년 응답률(16.9%)보다 훨씬 높았다.

고립·은둔 청년이 늘어나자 정부는 이들을 새로운 복지 수요로 명시하고 지원 사업을 벌이기로 했다. 이를 위해 우선 전국 단위 첫 실태조사를 벌여 정확한 현황과 고립·은둔의 이유 등을 파악할 예정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보사연과 연구용역계약을 체결했고 곧 본격적인 조사를 시작할 계획"이라며 "연내 조사를 마무리해 내년 상반기에 결과를 발표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김 연구위원은 "고립·은둔 청년은 팬데믹 이후 새롭게 발견된 복지 수요이자 신(新) 취약계층이으로, 고립·은둔의 장기화를 막기 위해 청년 친화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국매일신문] 김주현기자
joojoo@jeonmae.co.kr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