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이 엘니뇨 현상으로 폭염에 이어 극심한 가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엘니뇨는 적도 지역 태평양 동쪽의 해수면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현상으로, 지구 곳곳의 폭염과 홍수, 가뭄, 허리케인 등 자연재해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일부 지역은 이미 물 부족 사태에 직면해 당국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4일 방콕포스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태국 기상청은 올해 들어 이달 2일까지 전국 강수량이 평년보다 25% 적었다고 밝혔다.
기상청에 따르면 한 달 전 시작된 우기에도 엘니뇨의 영향으로 남부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방콕 일대 등 대부분 지역의 강수량이 평년에 못 미쳤다.
또 강수량 부족은 건기에 접어드는 11월이 되면 더 심해질 것이라며 가뭄이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태국은 이미 우기에 접어들었지만, 비가 많이 내리지 않고 있다. 태국은 건기와 우기가 뚜렷이 구분된다. 일반적으로 6∼10월이 우기이며, 남부 지방은 12월을 우기로 꼽는다.
강수량 부족으로 댐 수위도 낮아졌다.
국가수자원청은 푸미폰, 시리낏, 쾌노이, 빠삭 등 4대 댐의 수위가 용량의 40% 수준에 그치고 있다.
앞서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는 전력청과 국가수자원청에 수자원 보호를 위한 비상계획 수립을 지시했다. 정부는 물 절약을 위해 벼농사 지역의 이모작도 제한했다.
태국의 대표적인 휴양지 중 하나인 꼬사무이는 관광객이 늘면서 물 사용량이 늘어난 가운데 강수량이 부족해 물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섬에는 현재 주민들이 30일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담수만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수돗물 공급을 조절하면서 주민들에게 물 절약을 당부하고 있다.
정부는 본토인 수랏타니에서 섬인 꼬사무이까지 파이프를 통해 물을 공급할 계획이다.
가뭄에 앞서 태국은 폭염에 시달렸다. 태국 북서부 탁 지역은 지난 4월 45.4도까지 올라 태국 역대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태국 각지 체감 온도는 50도를 넘었다.
태국 외에도 베트남, 미얀마 등 동남아 여러 나라에 올해 들어 이상고온 현상이 이어졌다.
베트남은 5월 초 기온이 44.1도까지 올라 사상 최고 기록을 바꿨다.
싱가포르는 5월 기온이 37도까지 올라 5월 역대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미얀마도 4월 말 중남부 기온이 43도에 달해 58년 만에 해당 지역 최고 기록을 새로 썼다.
[전국매일신문] 이현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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