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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노조 총파업 곳곳 혼선…정부 "필요시 업무복귀명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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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노조 총파업 곳곳 혼선…정부 "필요시 업무복귀명령"
  • 백인숙 기자
  • 승인 2023.07.13 14: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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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만에 총파업 전국서 4만5천여 명 참여
노조 "인력난에 필수·공공의료 붕괴 위기"
정부 "파업 정당하지 않아" 강경대응 예고
국립암센터·국립중앙의료원 등은 정상 진료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충북지역본부가 13일 청주의료원 1층에서 파업 출정식을 열고 공공의료 확충 등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충북지역본부가 13일 청주의료원 1층에서 파업 출정식을 열고 공공의료 확충 등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이 19년 만에 벌이는 대규모 총파업에 들어갔다.

13일 보건의료노조는 인력과 공공의료 확충 등을 주장하며 산하 122개 지부 140개 사업장(의료기관)에서 파업에 돌입했다.

총파업 첫날 아직 큰 혼란은 눈에 띄지 않고 있지만 일부 의료기관에서 수술이 취소되고 환자가 전원 조처되거나 일반 진료 대기 시간이 길어지는 등 차질이 빚어졌다.

노조 측은 인력부족에 필수·공공의료가 붕괴 위기에 처했다며 파업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정부는 법 요건 충족이 어려운 파업으로 필요시 업무복귀명령을 검토하겠다(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고 강경 대응했다.

보건의료노조는 간호사를 중심으로 간호조무사, 의료기사, 약사, 치료사, 요양보호사 등 의료부문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가입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산별노조다. 의사는 일부만 가입해 있지만 의료계 다양한 직역들이 속해 있다.

파업 사업장은 사립대병원지부 28개, 국립대병원지부 12개, 특수목적공공병원지부 12개, 대한적십자사지부 26개, 지방의료원지부 26개 등이다.

'서울 빅5' 병원 중에서는 파업 참여 의료기관은 없지만, 서울의 경희대병원, 고려대안암병원, 고려대구로병원, 이대목동병원, 한양대병원, 경기의 아주대병원, 한림대성심병원 등 전국 20곳 안팎의 상급종합병원이 파업에 참여했다.

보건의료노조의 총파업은 지난 2004년 의료민영화 저지·주5일제 관철을 주장하며 파업한 이후 처음이다. 노조 측은 이번 파업에 4만5천 명이 참여한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는 19년 전 파업 참여 인원인 1만여 명의 4배 이상이다.

노조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파업"이라며 "인력부족으로 인한 환자 피해와 필수의료·공공의료 붕괴 위기에 내몰린 의료현장의 실상을 알리겠다"고 밝혔다.

보건의료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한 첫날인 13일 부산 서구 부산대병원의 일반병동 병실이 텅 비어있다. 부산대병원은 파업으로 환자 관리가 어려울 것이 예상되자 전날 대부분의 환자를 퇴원 조치했다. [연합뉴스]
보건의료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한 첫날인 13일 부산 서구 부산대병원의 일반병동 병실이 텅 비어있다. 부산대병원은 파업으로 환자 관리가 어려울 것이 예상되자 전날 대부분의 환자를 퇴원 조치했다. [연합뉴스]

노조는 파업의 기한을 '무기한'이라고 설명했지만, 14일까지 이틀간 '투쟁'에 집중할 방침이다.

이날 낮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전국에서 모인 조합원들과 함께 '2023 보건의료노조 산별총파업대회'를 개최하고, 14일에는 서울, 부산, 광주, 세종 등 4곳의 거점 지역에서 집회를 연다.

노조는 정부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전담병원'으로 활약한 지방의료원에 대해 지급하는 회복기 손실보상금과 관련, 지급 기간이 지나치게 짧다며 "코로나 영웅에게 정당한 보상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노조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확대를 통한 간병비 해결 ▲보건의료인력 확충 ▲직종별 적정인력 기준 마련과 업무 범위 명확화 ▲의사 확충과 불법 의료 근절 ▲공공의료 확충과 코로나19 대응에 따른 감염병 전담병원 회복기 지원 확대 등을 요구하며 지난 5월부터 사측과 교섭을 진행했지만 타결을 이루지 못했다.

노조는 "사용자 측이 제도 개선과 비용 지원 등 정부 핑계를 대며 불성실교섭을 했고, 정부는 의료현장의 인력대란과 필수의료·공공의료 붕괴 위기를 수수방관하며 각종 제도개선 정책 추진 일정을 미루면서 교섭 타결에 어떠한 지원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이번 총파업을 '정치파업'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보건의료관련 현안점검회의에 이어 열린 결과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강기윤 보건복지위 국민의힘 간사. [연합뉴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보건의료관련 현안점검회의에 이어 열린 결과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강기윤 보건복지위 국민의힘 간사. [연합뉴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보건의료 관련 당정 현안점검회의를 마친 뒤 브리핑에서 "정당한 쟁의 행위를 벗어나서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막대한 위해를 끼칠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 측은 총파업 기간 응급실, 수술실, 중환자실, 분만실, 신생아실 등 환자생명과 직결된 업무에 필수인력을 투입하고 있다. 또 의료기관 내 응급상황에 대비 응급대기반(CPR팀)을 구성·가동 중이다.

하지만 파업 참가자 규모가 큰 데다 다양한 직역들이 참여한 만큼 의료 현장 곳곳에서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

부산대병원, 양산부산대병원의 경우 파업 돌입에 앞서 13~14일 예정된 수술 일정을 모두 미루고 입원환자를 퇴원시키거나 다른병원으로 옮기는 조치를 했다.

다만 비슷한 조치를 했던 국립암센터의 경우 노사간 합의에 따라 파업 참여 인원을 줄이면서 정상운영되고 있다.

[전국매일신문] 백인숙기자
insook@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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