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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을 철새만도 못 여기는 순천시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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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을 철새만도 못 여기는 순천시의 ‘민낯’
  • 서길원 대기자
  • 승인 2023.09.03 0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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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척지 수문 관리자 관리비, 수십 년 동안 ‘무일푼’ 관리 전무
철새 지킴이 등 희망영농단지에는 매년 16억여 원 넘게 투입
바닷물에 침수된 벼논 6,600제곱미터.
바닷물에 침수된 벼논 6,600제곱미터.

전남 순천시가 순천만 습지 간척지인 영농단지(인안뜰)를 관리하면서 정작 영농단지를 경작하고 있는 주변 농민들에 대한 처우는 전무한 가운데 이들 영농단지에 매년 날아들고 있는 흑두루미 등 철새들에 대한 관리비는 수십억여 원에 달하고 있어 “시가 경작 농민 알기를 철새만도 못 여기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이곳 영농단지의 수문이 고장이나 “벼 논이 바닷물에 침수 우려를 낳고 있다”는 신고를 수개월 전부터 수차에 걸쳐 했는데도 시가 ‘나몰라라’ 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결국 고장난 수문으로 바닷물이 넘쳐나 농자재 창고 등 벼 논이 침수되고 나선 후에야 부랴부랴 수문 정비에 나서는 등 법석을 떨고 있어 “시가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바닷물에 침수된 농자재 창고.
바닷물에 침수된 농자재 창고.

철새들의 낙원이라 불리우며 매년 흑두루미 등 철새들이 날아들고 있는 이곳 순천만 습지 간척지 영농단지는 총 171ha로, 이 중 62ha가 철새들을 위한 희망영농단지로 책정, 매년 민간위탁 관리 및 철새 지킴이 운영비로 2억8500만 원, 볏짚 등 존치사업비 13억6000만 원을 투입, 철새들을 위한 사업비로 총 16억4500만 원이 소요되고 있다.

반면 이곳 간척지 영농단지를 만들기까지는 일제 강점기 시절, 제방을 쌓기 시작, 이후 3단계에 걸쳐 4.5km의 제방을 완성, 오늘날 171ha의 순천만 간척지(인안뜰)가 조성됐다. 또 이곳 제방에 바닷물의 침수를 막고 빗물의 흐름을 위한 수문 11곳을 제방 사이사이에 설치, 오늘날 순천만의 간척지에 영농단지가 탄생, 철새들의 낙원으로 거듭났다. 

바닷물에 벼가 침수돼 피해가 발생된 이후 부랴부라 수문 수리에 나선 순천시.
바닷물에 벼가 침수돼 피해가 발생된 이후 부랴부라 수문 수리에 나선 순천시.

하지만 시가 이곳에 날아드는 철새들을 위해 매년 16억 여원을 넘게 투입하면서도 간척지 주변 마을별 주민으로 구성된 수문 관리자 52명에게는 수십 년 동안 무일푼으로 관리를 맡겼다. 그나마 이들은 현재 노쇠된 몸으로 관리를 할 수 없는 실정으로 “사실상 명단만 존치하고 있을 뿐”이라고 마을 주민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이와 함께 수문 관리 담당 공무원 마져 1명으로 수문 관리는 사실상 방치돼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듯 철새지킴이는 1인 1일 9만 원, 수문지킴이는 무일푼으로 시가 주민원성을 자초했다.

더구나 이번 ‘백중사리’(음력 7월 보름, 3~4일 사이)기간에 이곳 간척지 8번 수문이 고장이나 지난달 30일 늦은 밤 만조로 바닷물이 침범, 영농단지 경작인 정(안풍동)모 씨 자재 창고의 비료와 벼논 6,600m²에 바닷물이 넘쳐나는 침수 사고가 발생 됐다. 바닷물이 빠져나간 후 벼는 서서히 고사된다.

올 2월, 순천만 간척지 영농단지에서 군무를 이루고 있는 흑두루미.
올 2월, 순천만 간척지 영농단지에서 군무를 이루고 있는 흑두루미.

특히 정 씨와 마을 주민들은 “수문이 고장이 나 침수가 우려된다고 지난 4월 16일부터 8월 초까지 3~4차례에 걸쳐 주민센터에 신고를 했으나 '나몰라라' 했다”며 “벼논 등이 바닷물에 침수가되고 난 뒤에서야 부랴부랴 수문 정비에 나서는 등 이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꼴'이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간척지인 인안뜰을 경작하고 있는 주민들은 “시기 흑두루미 등 철새가 다치거나 죽으면 발빠른 구조 등 조치를 하면서도 경작 주민들의 민원은 뒷전으로, 실제 수문관리부실 등 시가 순천만 간척지 경작 농민 알기를 철새만도 못여기고 있다”고 비아냥 거렸다.

[전국매일신문] 서길원 대기자
sgw3131@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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