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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교권 회복”… 공교육이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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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교권 회복”… 공교육이 멈췄다
  • 백인숙 기자
  • 승인 2023.09.04 16: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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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교 수십곳 재량 휴업·상당수 연가
서이초 이어 나흘새 3명 극단 선택
교육부, 불법행위 규정…대응 주목
서울 서초구 초등학교에서 숨진 교사의 49재이자 이를 추모하는 ‘공교육 멈춤의 날’인 4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열린 ‘공교육 멈춤의 날’ 지지 기자회견에서 참가 학생이 피켓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초등학교에서 숨진 교사의 49재이자 이를 추모하는 ‘공교육 멈춤의 날’인 4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열린 ‘공교육 멈춤의 날’ 지지 기자회견에서 참가 학생이 피켓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서 ‘공교육 멈춤의 날’

극단적인 선택을 한 서울 서이초 교사의 49재 추모일인 4일 전국 교원들이 '공교육 멈춤의 날'로 지정하고 집단행동에 나섰다.

이날 전국 초등학교 수십 곳이 재량 휴업하고, 상당수 교사는 연가나 병가 등을 활용해 국회와 각 시·도 교육청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추모행사를 가졌다.

교사들이 연가·병가를 사용하는 것은 현행법상 노동 3권 중 단체행동권이 없는 교원들이 의견 개진을 위한 조치다.

이전 집단행동은 주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중심으로 전교조 법외노조 처분 반대, 민주노총 총파업 동참,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등 정치적 구호를 내건 투쟁 방식이었다면 이번에는 주최 측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에서 이전 집단 연가 사태와는 뚜렷한 차이점이 있다.

특히 교권추락이라는 이슈에 대해 현장 교사들이 대규모로 목소리를 낸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실제 교원들은 초등교사 온라인 커뮤니티인 인디스쿨에서 자발적으로 뜻을 함께해 집단 연가·병가에 동참했으며, 지난 2일 국회 앞에서 열린 주말집회에도 주최측 추산 무려 20만명의 교사들이 참석했다.

교원들이 집단행동에 나선 것은 교권 침해가 잦아지고 심각해졌는데도 제대로 된 보호를 받지 못했다는 공분이 그 배경으로 꼽힌다.

특히 지난 7월 서울 서초구 초등학교에서 2년 차 교사가 교실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한 채 발견된 사건은 쌓이고 쌓였던 교단의 분노에 불씨를 지폈다.

이와 함께 지난달 31일에는 서울 양천구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경기 고양시의 아파트에서, 지난 1일엔 전북 군산의 초등학교 교사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으며 지난 3일에는 경기도 용인에서도 한 고등학교 교사가 청계산 등산로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아직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숨진 교사들은 학부모 민원이나 특정 교원의 갑질 때문에 힘들어한 것으로 전해진다.

교육부 대응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크다.

교육부는 이날 집단행동에 대해 사실상 파업하는 것으로 불법 행위에 해당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교육부는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교원 휴가에 관한 예규'를 들어 직계가족 등의 경조사와 같은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교원의 연가는 수업 일을 제외해 사용해야 한다고 밝혀왔다.

또 특정 목적을 위한 교원들의 집단 연가나 정상적인 교육활동이 불가능한 수준으로 집단 병가를 사용하는 것 역시 우회 파업에 해당한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집단 연가·병가를 승인한 교장은 물론 사용한 교원에 대해 '국가공무원법'상 집단행위 금지 의무 위반, 성실 의무, 복종 의무, 직장 이탈 금지 위반 등으로 최대 파면·해임의 징계는 물론 형사 고발까지 가능하다고 각 학교에 안내하기도 했다.

교육부의 강경 대응 일변도에 대해서는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아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일부 학부모들은 개인적으로 교외 체험학습을 사용해 자녀를 학교에 보내지 않은 사례도 적지 않았다.

이날 오후 3시 서이초 강당에서는 '49재 추모제'가 서울시교육청 주최로 열렸다.

행사에는 조희연 서울교육감, 임태희 경기교육감, 정성국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장, 김용서 교사노동조합연맹 위원장, 전희영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 등과 고인의 학교 선후배 등이 참석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는 서이초 운동장에 시민들을 위한 추모 공간이 마련·운영됐다.

이후 서울 국회의사당 앞 대로에서 집회가 열렸다.

비슷한 시간대에 ▲충남교육청 ▲대구교육청 ▲대구 2·28 기념공원 ▲광주 5·18민주광장 ▲제주교육청 ▲인천교육청 ▲충북교육청 ▲충남교육청 ▲대전 보라매공원 앞 등에서 열렸다.

일부 지역에서는 교육청 차원에서 참여를 지원하는데다 많은 행사가 교원 퇴근 시각 이후에 열릴 예정이어서 집회에 참여하는 교사들의 규모는 대폭 늘어났다.

[전국매일신문] 백인숙기자
insook@jeonmae.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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