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고유가' 효과 사라져 석유류 하락 축소
기재부 "물가 둔화 흐름 유지…10월부터 안정화 예상"
8월 소비자물가가 4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했다.
이는 폭염·폭우 등으로 과일값 등이 큰 폭으로 오른 영향이 컸다.
정부는 이달까지 국제유가·이상기후 등으로 물가 불확실성이 계속되겠지만 10월 이후 다시 안정적인 흐름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2023년 8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2.33(2020년=100)으로 1년 전보다 3.4% 상승했다.
올해 4월 3.7%를 기록한 뒤로 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이다. 물가상승률은 전달(2.3%)과 비교해 1.1%포인트(p) 껑충 뛰었다. 2000년 9월(1.1%p) 이후 최대폭이다.
지난 2월부터 둔화한 물가상승률은 7월 2.3%로 2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석 달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서게 됐다.
폭염·폭우 등 이상기후 영향으로 농산물은 1년 전보다 5.4% 올라 전체 물가를 0.26%p나 끌어올렸다.
특히 과실 물가가 1년 전보다 13.1%나 상승했다. 지난해 1월(13.6%)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세다. 품목별로는 사과(30.5%), 복숭아(23.8%) 등이 큰 폭으로 올랐다.
채소류는 작년 폭염에 따른 높은 물가 영향으로 1년 전보다 1.1% 하락했지만 전달과 비교하면 16.5% 올랐다.
석유류는 11.0% 하락했다. 7월까지 계속된 기저효과가 사라지고 지난 7월 중순 이후 상승한 국제유가가 시차를 두고 국내에 반영되면서 전달(-25.9%)보다 하락 폭이 축소됐다.
전체 물가 상승률에 대한 기여도도 -0.6%p로 전달(-1.5%p)보다 큰 폭으로 축소됐다.
전기·가스·수도는 21.1% 상승하며 전달과 같은 상승 폭을 유지했다.
서비스 물가는 3.0% 상승했고 이중 개인 서비스는 4.3% 상승했다. 개인 서비스 물가는 2022년 2월 4.3%를 기록한 이후 1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개인서비스 중 외식 물가는 5.3% 올라 2021년 12월 4.8%를 기록한 뒤로 가장 낮았다.
구매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농산물값 상승 영향으로 1년 전보다 3.9% 상승했다. 올해 3월(4.4%) 이후 최대 폭이다. 이중 식품이 4.7% 오르며 상승세를 견인했다.
기상조건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5개 품목으로 구성된 신선식품지수는 5.6% 상승했다. 올해 3월(7.3%) 이후 최대 폭 상승이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3.9% 상승하면서 전달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도 전달과 마찬가지로 3.3% 상승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근원물가로 볼 수 있는 두 지수가 전달과 같은 수준이었다는 것은 8월 물가가 기조적 물가 흐름이 바뀌었다기보다는 일시적 요인에 의한 변동이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전반적인 물가 둔화 흐름은 유지되고 있으며 10월 이후에는 일시적 요인들이 완화되며 안정화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물가 안정 흐름의 조속한 회복을 위해 품목별 가격·수급 동향을 면밀히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매일신문] 김지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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