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전철 동인천 민자역사에서 20년 넘게 화상경륜장을 운영하고 있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올해 말 경륜장 영업을 종료하기로 했다.

이에 민자역사를 점유하고 있는 유치권자 퇴거 소송이 마무리되면 민자역사가 철거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국회의원(국토교통위. 인천 동구·미추홀구갑)이 국가철도공단으로부터 받은 ‘동인천 민자역사 철거 및 복합개발 추진현황’에 따르면, 민자역사 4‧5층에서 화상경륜장을 운영하고 있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오는 12월 31일 영업을 종료하고, 내년 2월 말까지 퇴거하기로 했다고 5일 밝혔다.

지난 2002년부터 경륜장 운영에 나선 국민체육진흥공단은 2009년 쇼핑몰 영업이 중단되고, 2017년 점용기간이 끝났음에도 지금까지 영업하고 있다.

동인천역사(주)부터 경륜장 보증금 78억 원을 떼여 등기부상 근저당권을 설정했지만, 정부가 철거를 결정한 만큼 국가철도공단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서는 게 부담스러웠을 것이란 관측이다.

보증금은 반환받지 못하게 됐지만, 20여 년 동안 누적 약 1600억 원의 순이익을 거둬들이면서 ‘나홀로’ 실익을 챙겨왔다는 따가운 시선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경륜장 운영 종료에 따라 민자역사 철거는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게 됐다. 앞서 국가철도공단은 지난해 12월 국토교통부 철도산업위원회의 철거 결정에 따라, 철거 및 복합개발을 위한 절차에 나서고 있다.

동인천역사(주)와 유치권자(H건설, C건설)를 상대로 행정대집행 계고 및 퇴거 요청을 시작으로, 부동산 점유이전금지 가처분 신청에 이어 퇴거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내년 2월쯤 최종 선고가 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 국가철도공단은 소송이 끝나는 대로 신규사업자를 공모(2024년 3월)하고, 2025년 철거 후 복합개발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철거 때까지 동인천역과 민자역사에 대한 안전시설을 먼저 확충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역사 내 지하통로 폐쇄회로(CCTV) 및 비상벨 등 안전시설이 부족해 치안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허종식 의원은 “민자역사 철거가 결정됐다고 문제가 해소된 게 아니다”라며 “최근 서울 신림동, 서현역 칼부림 사건 등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만큼, 복합개발 수립에 앞서 국가철도공단, 한국철도공사, 인천시 등이 나서 동인천역 이용객과 주변 시민들의 안전 확보를 위한 대책을 우선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매일신문] 인천/ 정원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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