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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색화 거장' 박서보 화백 별세···미술계 추모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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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색화 거장' 박서보 화백 별세···미술계 추모 물결
  • 김주현기자
  • 승인 2023.10.15 14: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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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관계자들 "한국 미술계의 거목이었다" 한 목소리
정준모 미술평론가 "한국 현대미술 운동의 선붕에 섰던 분"
종로구 서울대병원 빈소, 미술계 인사들 조문 이어져···尹 대통령 조화 보내
고(故) 박서보 화백 [기지재단 제공] 
고(故) 박서보 화백 [기지재단 제공] 

'단색화 거장', '한국 비구상미술의 선구자'로 꼽히는 박서보(본명 박재홍) 화백이 14일 별세하면서 미술계에서는 추모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초 폐암 3기 진단 사실을 밝혔지만 그가 아흔이 넘은 나이에도 붓을 놓지 않고 활발히 대외활동을 해온 터라 별세 소식에 많은 이들이 황망해 했다.

최재우 조현화랑 대표는 "불과 보름 전에도 부산에 직접 내려와 사흘간 계시며 함께 와인을 한잔하실 정도였고 다음 전시도 함께하자고 하셨다"며 "임종 소식에 너무 놀라고 마음이 아프다"고 안타까워했다.

조현화랑은 1992년 박서보 화백의 전시를 처음 연 이래 14번에 걸쳐 가장 많은 개인전을 진행한 화랑이다.

박 화백은 생전 후배 작가들을 해외 갤러리에 알리는 데도 적극적이었다고 미술계 관계자들은 회고했다. 갤러리 페로탕 관계자는 "2주일 전 (선생님과) 마지막으로 통화했다"며 "당시에도 다른 작가를 소개하셨다. 실제 고인의 소개로 갤러리와 인연을 맺은 작가들도 있다"고 돌아봤다.

이현숙 국제갤러리 회장 역시 SNS에 "박 화백은 단색화의 거장이자 한국 미술계의 거목이었다"며 "그가 온 생애를 바쳐 치열하게 이룬 화업(그림작업)은 한국 미술사에서 영원히 가치 있게 빛날 것"이라고 추모했다.

박서보 화백 '묘법 No.091226' [조현화랑 제공] 
박서보 화백 '묘법 No.091226' [조현화랑 제공] 

한국 미술계를 대표하는 어른이자 큰 획을 그은 인물이었다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었다. 정준모 미술평론가는 "한국 현대미술 운동의 선봉에 섰던 분"이라며 "아카데믹하고 전통적이었던 한국 현대미술의 기류를 바꿔놓았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한국 미술은 해방 이후에 늦게 시작돼 서구의 현대미술을 수용해왔다"며 "서양의 모더니즘과 동양의 정신을 잘 섞어 바로크적인 회화를 만들어낸 어른"이라고 설명했다.

박 화백이 주도한 '앵포르멜' 운동은 오늘날 한국 비구상미술을 끌어낸 시초로 꼽힌다. 전위적인 미술 운동인 앵포르멜은 화가의 즉흥적이고 격정적인 표현을 중시하는 추상을 뜻한다. 고인은 일본과 미국, 중국, 유럽 등지에서 개인전을 열며 세계적으로 주목받았고, 지난해 한국 작가로는 처음으로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과 함께 디자인한 가방을 선보이는 등 젊고 글로벌한 감각도 잃지 않았다.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박 화백의 빈소. [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박 화백의 빈소. [연합뉴스]

한편 박서보 화백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병원 장례식장에는 미술계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정병국 한국문화예술위원장이 조화를 보내 조의를 표했다. 유재석, 김희선, 오은영 등 문화계 인사들의 조화도 눈에 띄었다.

박 화백의 추모식은 16일 진행된다. 발인은 17일 오전 7시, 장지는 경기 성남시 분당 메모리얼 파크다.

[전국매일신문] 김주현기자
joojoo@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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