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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양파 시배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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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양파 시배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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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10.23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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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습 영남대학교 겸임교수·전 경북도농업기술원장

시배지(始培地)란 식물 따위를 처음으로 심어 가꾼 곳이란 뜻으로 우리나라는 작물별로 시배지가 외국에 비하여 그리 많지 않지만 인삼의 시배지에 대해서는 경북 영주라는 사실에 대해서 이견은 없지만, 양파의 시배지에 대해서는 부산, 무안, 창녕 등지에서 의견이 다양한 가운데 경상남도 창녕군 대지면 석리에 가면 양파 시배지 탑이 우뚝 서 있다.

경남 창녕에는 1963년 2월 26일 가난이라는 고질적 유산을 타파하고 선진 농사기술 연구 및 도입 등을 통하여 잘 사는 농촌건설과 지역사회는 물론 국가발전에 이바지 할 목적으로 성재경 선생이 김성수, 하재호 선생 등과 함께 창립한 자생적 지역 농업인 단체 경화회(耕和會)가 있다.

사단법인 경화회는 창립이후 현재까지 매월 26일(농번기 5월, 10월 제외) 정기 월례회일을 정해 회원 상호간 농사정보 등을 교류하거나 저명인사를 초빙하여 농사기술교육 및 교양교육을 하고 있는데 현재 회원수가 1,000여명에 이르고 필자도 강의차 다녀온 적이 있다.

경화회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 양파는 오래전부터 재배되어 왔는데 1908년 원예모범장(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전신)에서 시험재배를 시작으로 이듬해인 1909년 경남 창녕군 대지면 석리 성찬영 선생께서 처음으로 양파재배에 성공하였고 이후 손자인 성재경 선생께서 한국 전쟁 직후 농가들이 가난에서 벗어 날 수 있도록 보리를 대체하는 환금작물(換金作物)로서 양파를 적극 보급하였다고 한다.

경화회의 노력으로 이후 양파 재배는 크게 확대되었는데 1969년에는 6천여 농가가 양파를 재배하여 그 면적은 빠르게 늘어 1천여 헥타르에 이르게 되었고 이후 창녕은 전국 최고의 양파 주산지가 되었다고 경화회는 전하고 있다.

우리나라 채소 재배면적은 2022년 기준(천ha) 고추(33.5), 배추(30.5), 마늘(22.4), 무(19.8), 양파(17.7), 파(16.4), 수박(11.8), 호박(8.3) 순으로 양파는 재배면적으로는 다섯 번째이다. 

생산량은 2022년 기준(천톤) 배추(2,199), 양파(1,196), 무(1,191), 수박(487), 파(449), 토마토(379), 양배추(319), 오이(282), 마늘(273), 호박(263), 고추(215), 참외(201) 순으로 양파는 두 번째로 생산량이 많다. 

양파의 재배면적은 2012년 21.0천ha에서 2022년 17.7천ha로 15.8%로 감소하였으나, 생산량은 2012년 1,195.6천톤에서 2022년 1,195.5천톤으로 생산량 감소는 없었다. 

이것은 농촌진흥청, 경남농업기술원, 양파연구소에서 우량 품종을 육성하고 창녕군청과 농업기술센터의 기술보급과 농협, 농업인들의 노력의 결과로 생각된다. 축약 하자면 양파 재배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2022년 세계 양파 재배면적(천ha)을 살펴보면 중국(49.7, 1위), 말리(27.0, 2위), 일본(24.4, 3위), 한국(18.5, 4위) 순이고, 생산량(천톤)은 중국(1,847, 1위), 한국(1,577, 2위), 말리(685, 3위), 일본(513, 4위) 순이다. 

생산단수(kg/10a)는 한국(8,541, 1위), 뉴질랜드(4,591, 2위), 중국(3,859, 3위), 튀니지(2,842, 4위) 순으로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재배면적은 4위 이지만 생산량은 2위이고 ha당 생산량은 세계 1위이다. 

많은 농산물이 생산량이 많고 적음에 따라 가격이 불안정하여 고통을 받고 있고 심지어 산지에서 폐기하는 경우도 많은데 양파, 마늘도 그 중의 하나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고기능성 식품 개발은 절실한 편이라고 생각한다.

양파에 많이 함유되어 있는 퀘르세틴(Quercetin)은 세포 내에서 산화 스트레스로부터 세포를 보호하고 염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고 항알러지성, 항바이러스, 항암 활동 등 다양한 생리 활성을 나타내는데 특히, 혈관 내막을 보호하고 혈압을 낮추는 데도 도움이 되고 이는 동맥경화와 같은 심혈관 질환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퀘르세틴은 인슐린 저항성 개선, 체중 감량 촉진, 신진대사 촉진 등에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고, 최근 연구에서는 퀘르세틴이 COVID-19에 대한 항바이러스 활동을 나타내는 것으로 나타나 이러한 이유로 퀘르세틴은 건강과 질병 예방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양파는 마늘과 함께 조미채소로 썰어서 양념과 함께 먹거나 음식 재료로 대부분 소비되고 있는데 퀘르세틴의 효능을 높이고 양파 산업 활성화와 6차 산업을 위해서라도 고기능성 식품개발로 수출산업으로의 육성이 필요한 것으로 생각한다.

양파의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생식용, 절임용, 가공용 등으로의 신품종 육성이 최우선이고 고령화 등에 따른 노동절감 기술개발, 노지양파 스마트팜, 장기재배로 인한 연작장해 기술도 개발해야 하는 등 양파 시배지의 명성을 이어 나가기 위한 고민을 해본다.  

10월이면 양파 정식이 마무리 되지만 경남 창녕 들판의 양파와 마늘은 내년 봄에는 어떤 대접을 받을지 30여년을 농업연구와 함께 하였지만 예측이 어렵다.

필자의 고향이 창녕군 도천면인데 유년시절 양파 한 개를 뽑아서 껍질을 벗기고 한입 쓱 베어 물면 매우면서도 달고 갈증이 해소되어 자주 먹었던 ‘창녕대고’양파의 기억이 떠오른다. 그 시절에는 이런 고민이 없었는데....

[전국매일신문 기고] 신용습 영남대학교 겸임교수·전 경북도농업기술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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