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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심폐소생술은 배웠는데 어떨 때 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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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심폐소생술은 배웠는데 어떨 때 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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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11.01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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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광호 경기 여주소방서 예방대책팀
허광호 경기 여주소방서 예방대책팀
허광호 경기 여주소방서 예방대책팀

10월 29일 이태원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잊어서는 안 되는 그날의 교훈을 다시금 떠올려야 할 시기이다. 그 교훈은 바로 심폐소생술이다.

가족과 친구들을 잃었던 분들께는 떠올리게 하는 것조차 다시 가슴 저리게 하는 일이라 매우 조심스럽지만 반성해야 하고 반복되지 않아야 하기에 이야기를 꺼낼 수밖에 없었다.

또한 그날 이후로 심폐소생술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관심이 많아지면서 교육을 요청하는 기관과 단체가 증가하고 있다.

2009년 을지대학교 응급구조학과를 졸업한 나는 같은 해 8월 1일 경기도 광주소방서에 임명받고 15년여의 기간 동안 다양한 구급 현장에서 수없이 많은 환자를 돌봤다.

이러한 현장경험을 살려 2013년부터 2019년까지 경기도 소방학교에서 구급대원 전문교육 교관으로 근무하기도 했으며, 2015년부터 2018년까지는 경기도 인재개발원에서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심폐소생술 외래 강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축적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2022년 경기도 소방안전강사 1타 강사’로 선발되는 영예를 얻게 되었다. 이제는 강의를 다니며 참 긴 시간 동안 현장에서 느끼고 아쉬웠던 점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도 많아졌다. 그래서 오늘 많은 심폐소생술교육교육과 수많은 교육생을 상대하면서 느낀 점과 강조하고자 하는 바를 글로 전해보고자 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일반인 심폐소생술 시행률은 조사가 시작된 2008년도에는 1.9%로 매우 낮았으며, 이후 꾸준히 상승하면서 2017년도 21%, 2020년도 26.4%, 2021년도에는 28.8%로 증가했다. 2020년 기준 영국은 70.0%였고 미국 40.2%, 일본 50.2%로 우리나라는 주요 선진국 시행률의 약 1/2수준 내외였다.

왜일까? 아마도 우리가 심폐소생술을 해야 할 순간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는 데서 비롯되는 것이 아닌가 한다. 나 또한 이에 대해서는 많은 교육을 다니며 느껴왔던 점이다. 거의 모든 교육생이 심정지 상태를 단순히 움직임과 호흡이 없는 정도로만 이해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어떤 순간을 마주했을 때 심폐소생술을 해야 하는 것일까? 우리는 막상 심정지 환자를 접했을 때 심폐소생술의 골든타임인 4분 안에 실시하기가 어렵다는 걸 알게 된다.

가장 큰 이유는 지금 마주한 상황이 심정지인 것을 바로 알아채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심정지라고 하면 앞서 말한 움직임과 호흡이 없는 경우를 떠올리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한 가지 증상만으로는 부족하고, 다른 두 가지 증상을 빨리 알아볼 수 있다면 어렵지 않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첫 번째는 "임종 전 호흡"이다. 심정지 직후 환자는 임종 전 호흡의 모습을 보인다. 임종 전 호흡은 불규칙하고 느리게 숨을 쉬며, 꿀꺽거리며 호흡하거나, 헐떡이는 듯한 모습의 호흡을 보인다.
이것은 뇌에 공급되는 산소가 부족해 뇌가 산소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활동하기 때문에 나타나게 되는 모습이다. 만약 이러한 모습을 보게 된다면 강력한 심정지의 신호라고 생각하고 심폐소생술을 하면 된다.

두 번째는 "짧은 경련"이다. 이 또한 뇌에 산소 부족으로 인해 발생하는 증상의 하나이다. 어찌 보면 단순히 경련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경련이 멈춘 뒤 환자가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면, 이 역시 심정지의 신호로 즉시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면 된다.

심폐소생술은 생명을 구하는 중요한 기술이다. 심정지 발생 현장 주변에서 사람들은 많은 데 심폐소생술이 시행되지 않은 이유를 물어보면 대부분 심정지를 인지하지 못한 데서 비롯되었던 경험이 많았었다.

이제는 우리가 앞서 말한 두 가지 심정지 신호를 명확히 이해할 수만 있다면 더 빨리 발견하고 심폐소생술을 시행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또한 이러한 지식은 강사들에게도 매우 필요하다.

심정지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목표로, 강사들의 경험과 구체적이고 다양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한 교육이 꾸준히 이루어진다면, 일반인들의 심정지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도울 수 있을 것이며, 심폐소생술 시행률은 높은 수준으로 올라가게 될 것이다. 그러고 이러한 노력은 심정지 환자들의 소생률 증가라는 결과로 나타나게 될 것이다.

[전국매일신문 기고] 허광호 경기 여주소방서 예방대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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