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8기 인천시가 시민의 사랑을 받아 온 인천e음의 흔적을 지우려는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났다.

9일 시의회 산업경제위원회 문세종 의원(민주·계양4)에 따르면 ‘인천e음’ 브랜드가 민선 7기 시절인 2018년 12월 시민 공모를 통해 선정, 이듬해부터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했다.

시는 2019년 4월 ‘모범공무원 수당도 이제는 인천e음카드로!’ 제목의 보도자료를 시작으로 지난해 9월15일까지 ‘인천e음’ 명칭이 들어간 보도자료를 모두 45건 작성, 언론 등에 배포했다.

그런데 민선 8기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면서 시는 ‘인천e음’과 ‘인천사랑상품권’ 등으로 사용하더니, 올해부터는 ‘인천사랑상품권’ 명칭만 단독으로 사용하고 있다. ‘인천e음’ 명칭이 보도자료에서 사라진 것이다.

관련 부서명에서도 인천e음이 지워졌다. 애초 시 경제산업본부 소상공인정책과 소속이었던 ‘인천e음운영팀’은 올 2월6일 ‘인천사랑상품권팀’으로 변경됐다. 

그동안 무난히 운영되던 팀의 명칭이 정권이 바뀌면서 ‘조직개편’을 이유로 갑자기 바뀐 점은 석연치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또 비록 인천e음을 비롯 전국 지역 화폐의 통칭이 ‘지역사랑상품권’인 만큼 시에서도 ‘인천사랑상품권’이라는 명칭을 쓸 수 있지만, 시민 공모로 선정돼 수년간 활용되면서 널리 알려진 ‘인천e음’이라는 명칭을 아예 사용하지 않는 것도 시민입장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라는 지적이 높다.

무엇보다 시의 가장 큰 ‘인천e음 지우기’ 행태는 지속적인 혜택 축소다. 지난해 유정복 시장 취임 이후, 시는 인천e음 캐시백을 10%에서 5%로 줄이더니, 지난 9월부터는 연 매출액 30억 원 초과 가맹점에 대해 캐시백 지급도 중단했다. 

최근 시가 의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에 담긴 인천e음 캐시백 본예산은 1054억 원으로 올해(2천19억 원)보다 48% 줄었다. 시민에게 돌려드릴 인천e음 혜택이 앞으로 계속해서 줄어들 것이라는 방증이다.

이에 문 의원은 “오늘날 인천시민 5명 중 4명이 사용하는 인천e음은 인천을 대표하는 정책이자, 이름만으로도 가치 있는 브랜드 네임으로 자리매김해 왔다”며 “시가 민선 8기 들어 ‘인천e음’ 명칭을 의도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것은 그동안 축적된 인천e음의 브랜드 가치를 버리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자신을 ‘인천e음 창시자’라던 유 시장은 중앙정부의 예산 축소를 핑계 삼아 관련 부서 명칭과 보도자료 등에서 전임 시장의 핵심 시책인 ‘인천e음’을 지워나가고 있다”며 “유 시장은 ‘인천e음 지우기’가 아니라, 시민이 사랑하는 ‘인천e음’을 어떻게 계승·발전시켜 나갈지부터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국매일신문] 인천/ 정원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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