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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의 窓] 설 선물은 모두가 행복해지는 우리 농축수산물이 제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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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의 窓] 설 선물은 모두가 행복해지는 우리 농축수산물이 제격
  • 전국매일신문
  • 승인 2021.02.01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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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 국립한경대학교 연구교수

‘까치 까치 설 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설날’이 또 돌아왔다. 손주 녀석에게 이 노래를 불러주며 설 명절을 기다리고 있다. 이맘때면 고향에 계신 부모님과 가족들은 설맞이에 분주하다. 외지에 나가 있는 아들·딸·며느리·사위·손주 등 다른 가족들의 마음은 벌써 고향으로 가 있다.

그러나 올해 설 명절을 맞는 모두의 마음은 그리 밝지 않다. 코로나19로 고향방문이 힘들어진데다 농가들의 상황도 녹녹치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우리 농가는 긴 장마와 태풍으로 생산량 감소 등 많은 피해를 입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학교급식 납품 농가들의 출하처가 막힌 데다 각종 모임과 단체 행사가 금지돼 식재료를 공급하는 채소․과수·화훼·축산 농가를 힘들게 했다. 최근에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으로 닭·오리 등 사육 농가도 긴장을 놓을 수 없게 됐다.

이런 이유로 경기(景氣)가 예년 같지 않아 설 명절이 반갑지 않다는 시큰 둥한 반응들도 있지만 그래도 명절은 명절,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설 명절을 기다린다. 그런데 설 명절이면 누구나 하는 고민이 있는데 바로 선물과 음식 준비다.

음식이야 식구끼리 먹는 것이라 걱정이 좀 덜하지만 선물은 남에게 주는 것이기에 맘이 더 쓰인다. 방송에서 ‘설 명절 선물은 무엇으로 하세요.’ 라고 친절히 알려주기까지 하지만 사람들은 기존의 천편일률적인 명절 선물이 아닌 좀 더 의미 있는 명절 선물을 찾기 위해 고민에 빠지게 된다. 백화점, 대형 할인마트, 인터넷 쇼핑몰 등에도 명절 상품을 지정해 놓고 권하고 있지만 이곳저곳 살펴봐도 마땅한 가격과 상품이 쉽게 눈에 띄질 않는다. 조금 더 의미 있는 선물을 고르고 싶지만, 혹시나 ‘가벼워 보이지는 않을까?’, ‘정성이 없어 보이지는 않을까?’, ‘저렴해 보이진 않을까?’ 이런저런 걱정부터 앞서 망설이게 된다.

설 명절을 앞둔 지금. 시름에 잠긴 농가를 돕고, 받는 사람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주는 사람의 감사한 마음이 듬뿍 담긴 선물이 있다. 국산 농축수산물이 바로 그런 선물이다. 먹는 선물이다 보니 받는 사람도 부담을 덜 느끼고 좋아하는 경우가 많다. 같은 설 명절 선물이라도 조금 더 정성스럽게, 품격 있게 감사의 마음을 전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설 명절을 앞두고 농어업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농축수산물에 한해 설 명절 청탁금지법 선물허용 가액이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일시 상향조정됐다. 하지만 이를 악용해 국내 대형 유통업체 온라인몰과 백화점 등에서 선물 금액 한도를 20만원에 맞춰 10∽19만원 사이의 수입과일, 수입와인, 수입가공품 선물세트가 화려하게 구성돼 고객을 유혹하고 있다. 분명 이법은 국내 농어가 보호 취지로 일시적으로 상향된 것이다. 유통기업들이 외국산 보다는 우리 농축수산물을 이용해 선물 상품 등을 구성해 우리 농가에 힘을 보탤 수 있도록 해야겠다.

또한 요즘 마트에 가보면 출처를 알 수 없는 수입 식재료와 가공식품, 그리고 안전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 유전자 변형식품 등을 쉽게 볼 수 있다. 서구화된 식생활의 변화와 우리 농업에 대한 가치 회복, 정직하고 바른 먹을거리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공감대가 절실하다. 정직하고 안전한 먹을거리를 통해 도시와 농어촌이 하나가 되도록 국산 농축수산물을 애용하기 바란다. 국민 모두가 우리 땅에서 생산된 농축수산물을 사랑하게 되면 농어촌에서는 양질의 농축수산물 생산에 더욱 힘쓰게 되고 농어가소득 증대는 물론 국내 농업 및 수산업 기반도 안정돼 식량 자급까지 이뤄질 것이다.

이번 설 명절에도 지난해 추석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접촉 자제로 고향을 방문하거나 친지를 만나지 못하고 선물을 보내 마음의 정(情)을 나누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우리 농어민이 정성스레 마련한 농축수산물로 소중한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서 우리 농어촌도 돕는 특별한 기쁨을 누렸으면 좋겠다. 사는 사람과 받는 사람뿐만 아니라 우리 농어촌까지 도움을 줄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선물은 없을 것 같다. 농수축협에서도 더 적극적으로 설맞이 우리농축수산물 판촉에 나서주길 바란다.

[전국매일신문 전문가 칼럼] 문제열 국립한경대학교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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