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열의 窓] 지금도 필요한 다산 정약용의 3농(三農)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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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의 窓] 지금도 필요한 다산 정약용의 3농(三農) 정책
  • 전국매일신문
  • 승인 2021.02.17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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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 국립한경대학교 연구교수

다산 정약용(茶山 丁若鏞;1762~1836)은 조선왕조 오백년 기간의 대표적 개혁가다. 개혁과 개방을 통해 부국강병을 주장한 인물, 거중기(擧重機)를 만든 과학자, 오랜 귀향살이를 한 정치인, 목민심서라는 책을 통해 올바른 행정가의 모습을 보여 준 사람 등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기억되고 있지만 정약용이 농업을 중시한 실학자란 사실은 잘 모르는 듯하다.

다산의 개혁사상은 모든 국가정책에 있어 ‘사람이 먼저이고 농민과 서민 중심’인 농정개혁론에 바탕을 두고 있다. 조선시대는 경제가 곧 농업이었기 때문에 농업의 개혁은 곧 경제의 개혁이었다.

다산은 농업이란 ‘하늘과 땅과 사람이라는 3재(三才)가 어울려 농업을 일군다.’는 사상을 갖고 목민관이 가장 먼저해야할 필수 기본 책무로 권농(勸農)을 꼽았다. 이런 다산은 황해도 곡산 수령으로 있던 때 정조대왕에게 “농민이 잘 살아야 부국강병의 나라가 된다.”며 농업·농촌·농민을 살리는 3농정책(三農政策)을 제안했다. 

3농의 첫째는 편하게 농사짓게 해야 한다는 편농(便農)이다. 다산은 손으로 모심고 벼 베고 지게로 져 나르니 농사짓기가 얼마나 불편하고 고통스런 일인가. 따라서 경지정리, 관개수리(灌漑水利), 기구개발, 협동화 등을 통해 농사를 편히 지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둘째는 후농(厚農), 농사를 지으면 수지가 맞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농업 소득이 후해야 백성들이 먹고살 수 있다며 수확량을 늘리기 위해 양질의 비료를 만들고, 소득 높은 경제작물 재배를 권했다. 다산은 농사란 장사보다 이익이 적으니, 정부가 각종 정책을 베풀어 수지맞는 농사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셋째는 상농(上農), 농업의 지위와 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뜻이다. 농민은 농사를 지어서 천하고 선비는 그렇지 않아서 지위가 높다 면 누가 농사를 짓겠느냐는 것이다. 다산은 선비 역시 벼슬에 있는 시간 외에는 농업에 종사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3농정책 외에도 다산은 농사짓는 농부가 농지를 가져야 한다는 ‘경자유전(耕者有田)의 원칙’과 ‘공동(협업)경영’을 내세워 토지제도를 과감히 개혁해야 한다고 했다. 농민을 토지의 주인으로 삼는 입민지본(立民之本) 주장은 당시로서는 혁명에 가까운 파격적 주장이었을 것이다. 이런 농본주의의 근간이 오늘날 헌법상 경자유전 조문을 반영하는 등 그 맥이 이어져왔다고 볼 수도 있다.

다산은 농사현장에서도 많은 실증사례를 남겼다. 농가소득 증대를 위해 상업농정책을 지향하면서 특용작물 재배, 복합영농, 집약농업의 경영을 주장했다. 농부가 벼나 보리를 기르는 본업에 힘쓰는 것은 기본이지만, 부업으로 과일·채소·약초·인삼·목축·양어·양잠을 하면 곳간에 양식이 가득해진다고 권했다.  

토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담배나 차 등 기호작물(嗜好作物)은 평야에 심지 말고 산지에 심으라고 했다. 과학영농을 강조하며, 지극히 정밀한 것은 농사의 이치이므로 작물생리 파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들에게는 작물재배의 경험을 토대로 저술도 함께 남기라고 권했다. 그리고 국가에서 농업기술도입 및 개발을 담당하는 ‘이용감(利用監)’설치를 주장했다. 이는 오늘날 농촌진흥청, 농업기술원 설치의 모태로 볼 수 있다.

농업은 환경보전, 경관보전, 수자원 확보, 홍수피해 방지, 지역사회 유지, 전통문화 계승 등 공익적 가치가 크다. 그러나 우리농업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농촌은 쇠퇴해 가고 있다. 최근 국제간의 식량 생산 불균형으로 식량안보의 중요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을 볼 때 농업은 영원이 우리의 생명산업이며 경제의 기본이다. 

200년 전 다산이 농민이 편하고, 잘살고, 존경받는 부자농민이 돼야 한다는 3농정책을 폈듯이 정부도 법고창신(法古創新)으로 풍요로운 농업·농촌·농민이 되도록 전폭적인 부흥정책과 재정지원을 해야겠다. 특히 농업의 기계화·자동화 보급, 농산물의 적정한 가격을 보장하는 유통구조 개선, 공익형 직불제 확대 등을 통해 농업의 경쟁력을 높여나가며 지속가능한 친환경농업으로 육성해야한다. 다산이 바라는 3농정책이 더욱 적극적으로 이뤄져 우리 농업인의 삶에 보람과 희망의 빛이 되기를 기원해본다.

 

[전국매일신문 전문가 칼럼] 문제열 국립한경대학교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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