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美, 아시아계 증오범죄 방지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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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美, 아시아계 증오범죄 방지책 필요
  • 전국매일신문
  • 승인 2021.04.11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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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에서 아시아계를 향한 증오범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이 확산된 이후부터 더욱 극성을 부리고 있다.

미국에서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범죄가 그전에는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코로나19가 중국 우한으로부터 전파됐다’는 인식 때문에 아시아계에 대한 인종차별적 욕설에서부터 폭력, 살상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들은 백인이나 혹인이 아닌 피부색을 지닌 황색 인종을 중국인으로 착각하는지 “너 여기 있을 자격이 없어. 중국으로 돌아가. 바이러스야”라고 심한 욕설과 함께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 다반사가 되어 가고 있는 분위기다.

그래서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미국에서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범죄가 위험 수위라는 경고가 계속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는 캘리포니아주립대 증오·극단주의연구센터의 분석자료를 통해 지난해 미국 주요 16개 도시에서 아시아계 대상 증오범죄가 전년보다 149% 증가했다고 소개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아시아계를 겨냥해 이렇듯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증오범죄의 실제 사례를 분석해 집중 조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이후 미국 언론이 다룬 ‘명백한 증거가 있는 증오범죄’ 110건은 폭행, 언어폭력, 기물파손 등 세 유형으로 나뉘었다. 아시아계 대상 증오범죄는 나이, 지역, 소득 등을 가리지 않고 발생했다.

일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 ‘쿵 플루’(중국 전통무예 쿵푸(Kungfu)와 독감(flu)을 합성해 코로나19 근원이 중국임을 조롱하는 말장난) 등으로 부르면서 증오범죄를 조장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NYT에 따르면 아시아계를 겨냥한 폭행 사건은 올해 들어 26건 발생했으며, 지난해 한 해 동안 15건이 발생한 것과 비교하면 크게 늘었다. 유형별로 보면 지난해에는 코로나19를 퍼트렸다는 이유로 아시아계를 폭행한 경우가 조금은 줄었지만, 이는 코로나19를 향한 증오가 아시아계를 향한 인종 혐오로 변했음을 보여준다.

지난해 3월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는 60살 아시아계 남성이 미국 여성 두 명에게 침을 맞고 “중국으로 돌아가라”는 말을 들었다. 지난해 3월 뉴욕 맨해튼에서는 23살 한국계 학생이 머리채를 잡히고, 얼굴을 주먹으로 맞았으며 “당신은 코로나바이러스를 갖고 있다”는 폭언을 들어야 했다. 또 지난해 6월 뉴욕주 올버니에서는 미용품점 직원 김모(27) 씨가 한 고객에게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고 지적했다가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올해 1월엔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는 한 모자가 버스에서 걷어차였으며 “중국인은 모두 바이러스를 갖고 있고 그것을 우리에게 옮겼다”는 말을 들었다. 2월에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는 한국계 공군 전역자인 데니 김(27)이 안면을 강타당하고 “당신은 중국 바이러스를 갖고 있다, 중국으로 돌아가라”며 모욕을 당했다.

올해 3월 뉴욕 맨해튼에서도 65살 필리핀계 여성이 흑인 남성에게 걷어차이고, 여러 차례 짓밟혔으며 “당신은 이곳에 있을 자격이 없다”는 말을 들었다. 미국인들의 언어폭력으로 분류된 사건들을 봐도 코로나19를 이유로 증오범죄가 발생한 경우가 많았다.

특히, 칭크(chink)와 차이나 맨(chinaman) 등 중국인을 비하하는 표현이 성행했다. 지난해 3월 인디애나주 마틴즈빌에서는 한 한국계 의사가 주유소에 들러 커피를 마시다가 직원으로부터 “절대 돌아오지 마라”는 말을 듣고 쫓겨났다. 지난해 5월 뉴욕 맨해튼에선 30살 간호사가 전철에서 한 남성에게 “당신은 감염됐다”는 말을 들었다.

한미연합회 애틀랜타 사리 박 지회장은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아시아계 증오범죄는 드러난 수치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며 “아시아계를 향한 범죄가 단순 절도나 강도 사건으로 처리되는 일이 많다”고 지적했다.

사리 박 지회장은 “차별받는 것을 알리지 않으면 그 일이 없던 것으로 된다”면서 “우리가 흑인 커뮤니티의 일을 모르듯 우리한테 뭐가 필요한지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아시아계 여성 6명이 희생당한 사흘 뒤 애틀랜타를 찾았고, 연방 아시아태평양계 의원들도 피해자 가족을 만나 위로했다. 국토안보부 등 미국행정부나 정치권은 수사당국의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 같은 범행 방지의 해법을 위해서는 제도적인 논의가 이뤄지고 있으나, 이것만으로 되는 게 아니고 아시아계 차별을 막기 위한 제도적 변화가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우선 아시아계 증오범죄 데이터를 제대로 모아, 이를 토대로 공권력을 집행하는 미국 경찰 등에 철저한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또한 아시아계를 위한 정책서비스를 제공하는 정부 기관도 신설해야 한다고 본다. 신설되는 이 기관에서 아시아계를 둘러싼 여러 가지 문제를 체계적으로 다뤄 제도 변화를 이끌어 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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