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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 내가 먼저 가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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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 내가 먼저 가거든
  • 전국매일신문
  • 승인 2022.12.12 16: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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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한영민
[이미지투데이 제공]
[이미지투데이 제공]

사랑하는 사람이여
혹시 내가 먼저 가거든
그대 두고 먼저 가거든

사랑하는 그대를
버리고 가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그대를 위해 먼저가서

더 이상은 아프지도 힘들지고
슬프지도 헤어지지 않아도 되는
예쁜 집을 짓고 기다릴게요

사랑하는 사람이여
혹시 내가 먼저 가더라도
사랑하는 그대를 두고 발길이
떨어지지 않네요

새벽녘 움츠리고 잠들때
누가 포근한 수건 덮어주려나

단아한 키로
검색대 올려볼 때
누가 엎드려 등을 내주려나

사계의 바닷가를 뛰어다니는
예쁜 그대를
누가 사진기에 담아주려나

무던히나 천천히
곱씹는 그대 식사시간을
누가 마주해 함께 하려나

사랑하는 사람이여
혹시 내가 먼저 가더라도

섬섬옥수 그 손길로
차곡차곡 개켜주던
그 옷내음 맡고 싶어

단 한번도 높지않았던
언제나 나지막이
귓가를 달랬던
사랑한다 그 소리 듣고 싶어

먼저가서
예쁜 집 짓고
기다릴게요

사랑하는 사람이여
내가 먼저 가거든

보고싶고 그리웁고
애가타게 기다리지만

그래도
사랑하는 사람이여
그대는 따라오면 안됩니다

천수 만수
만만수를 누리고
예쁘게 행복하게
천천히 오세요

혹시 그대 오거든
사랑하는 그대가 오는 길목에
맨발로 나가 
비가오나 눈이오나
망부 되어 기다릴게요

사랑하는 사람이여
내가 먼저 가거든
혹시 내가 먼저 가거든

보고싶고 그리웁고
애가타게 기다리지만

그래도
사랑하는 그대는
따라오면 안됩니다

천수 만수
만만수를 누리고
예쁘게 행복하게
천천히 오세요

혹시 
그대 오거든
사랑하는 그대가 
오는 길목에 서서 

천년이고 만년이고
바위되어 기다릴게요

[전국매일신문 詩] 소년 한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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