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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화순의 나물이야기] 우리 입맛에도 맞는 동남아시아의 대표적 채소 ‘공심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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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화순의 나물이야기] 우리 입맛에도 맞는 동남아시아의 대표적 채소 ‘공심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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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6.10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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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화순 대한민국전통식품명인 남양주시 하늘농가 대표

공심채(空心菜)는 자라면서 줄기 속(心)이 비어(空) 있는 나물이다. 메꽃과의 1년생 초본으로 잎채소다. 영어로는 Water Spinach(물시금치)라고 하는데 보통 모닝글로리로 더 잘 알려졌다. 태국에서는 팟붕, 필리핀에선 깡콩이라 부른다. 공심채를 동남아시아 여러 국가에서는 친환경 빨대로도 쓰이고 있다. 태국, 베트남, 싱가포르, 인도네시아에서는 우리의 김치처럼 많이 먹는다. 이들 나라에 여행 갔다가 식당에서 메뉴를 뭘 고를지 모르겠으면 공심채를 주문하면 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처음 먹어봐도 거부감 없고 고기보다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

공심채는 아시아는 물론 심지어 서구권에서도 꽤 유명하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우리나라에서는 그리 흔하지 않았는데 요즘에는 경기지역에서 특수 재배하는 농가가 점점 늘고 있다. 이는 동남아시아와 중국 등의 국내 결혼이민여성과 이주노동자의 소비가 많기 때문이다. 또 중국·동남아 음식을 내놓는 우리나라의 식당도 늘었다. 여기에 태국여행을 다녀온 이들이 다시 찾는 대표적인 채소가 됐다. 

공심채는 일조량이 풍부하고 고온다습한 환경을 좋아해 물을 자주 주어야한다. 생육적온은 25~32℃정도이다. 파종은 4월 하순에서 5월 상순 사이에 한다. 다만 서리를 피할 수 있는 비닐하우스에서는 4월 상순에 파종한다. 줄기마디를 4~5마디가 되도록 20~30cm 정도 길이로 잘라서 삽목번식도 한다. 줄기는 2~3미터, 혹은 그 이상으로 자란다. 줄기는 마늘종과 비슷한 한데 단단하지 않다. 

잎은 화살촉 모양에서 피침 모양으로 다양하며, 길이는 5~15cm, 넓이는 2~8cm이다. 줄기가 30~40cm정도 자랐을 때 밑동을 남기고 수확하면 남은 밑동이 자라나 5회 이상 수확할 수 있다. 잎은 미나리나 시금치와 같은 유사한 형태를 띠며 줄기속이 비어있는 것이 특징이다. 서리에 예민한 식물이므로, 수확 시기는 6월에서 서리가 내리기 이전까지다. 온실에서는 연중수확이 가능하다. 8월 하순이 되면 작은 나팔꽃 모양의 꽃이 개화한다. 

공심채는 비타민 B1, B2, 섬유질 등의 미네랄이 풍부한 채소다. 신진대사와 혈압에 영향을 미치는 칼륨도 풍부해 더위를 해소하고 피로회복, 기력회복, 빈혈예방에 도움을 준다. 칼슘도 많아 성장기 어린이와 노년층의 뼈와 치아 건강에도 좋다. 시금치보다 칼슘이 1.5배, 섬유질 3.5배 많다. 또한 베타카로틴과 테르펜이 함유되어 있어 피부 미백, 항산화 작용에 도움을 주며 염증 예방에도 좋다. 중국에선 이뇨제, 식중독, 대상포진에도 공심채가 사용된다.

공심채를 고를 때는 누렇지 않고 파릇파릇한 색에 잎, 줄기가 탄력적인 것을 골라야 한다. 공심채는 아삭한 식감에 향이 강하지 않으며 어린 싹의 경우 성숙한 것보다 더 부드럽고 단맛을 갖는다. 볶음, 무침, 수프 등으로 먹을 수 있는데, 아시아에서는 주로 마늘과 고추를 첨가하여 볶음으로 즐겨 먹는다. 보통 마늘, 굴소스, 피시 소스 정도만의 양념으로도 쉽게 공심채 볶음 나물을 만들 수 있다.

공심채 볶음 나물을 요리를 할 때는 흐르는 물에 씻으면서 일부 무른 잎은 떼어내어 손질한다. 그리고 볼에 식초 한 스푼 정도 넣은 물에 10분정도 담갔다가 잘 헹궈준다. 나물은 볶아서 먹기 좋게 7㎝내외의 길이로 잘라둔다. 먼저 후라이팬에 편 마늘, 페퍼론치노(작은매운고추)와 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볶아준다. 마늘이 노릇해지면 공심채 줄기부분을 먼저 넣고 조금 후 남은 얇은 줄기를 마저 넣어 볶아 준다. 어느 정도 볶고 나서 굴소스, 피쉬소스, 포도씨유 등을 넣고 2분 정도 더 볶아 마무리 해주면 시금치 향의 부드러운 식감이 섞여 있는 정말 편안한 반찬이 된다. 취향에 따라 간장이나 소금 간으로 해도 좋고, 버섯 ․ 고기 ․ 새우 등 다른 식재료를 추가하면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기후변화와 다문화 가정 및 이주노동자의 증가, 다양한 식문화의 결합 ․ 확산에 따른 트렌드 변화로 아열대 채소인 공심채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오늘은 같이 일하고 있는 동남아시아 친구들과 공심채 볶음 나물로 향수를 달래주어야겠다. 

[전국매일신문 칼럼] 고화순 대한민국전통식품명인 남양주시 하늘농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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