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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화순의 나물이야기] 산나물이 다시 주목을 받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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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화순의 나물이야기] 산나물이 다시 주목을 받는 시대
  • 전국매일신문
  • 승인 2023.07.03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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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화순 대한민국전통식품명인 남양주시 하늘농가 대표

우리나라 산에는 봄이 돌아오면 겨우내 농축한 에너지를 뿜어내는 신비의 산나물이 만발한다. 이렇게 자연 그대로 산에서 자라는 야생식물을 푸새 또는 산채(산나물)라 한다. 이들 나물은 생채나 묵나물로 식용하거나 생즙, 장아찌, 무침, 볶음, 조림, 튀김 등 다양한 방법으로 가공하여 식용한다. 연하고 독성분이 없어 실제로 사람들이 먹으며 기호성과 영양성이 좋고 식품적 가치가 높다. 자연이 키운 산채는 향기가 진하고 싱싱한 것이 특징이며 보약으로 취급된다. 대체로 익숙한 들판의 봄나물과는 달리 산에서 자라기 때문에 진귀하다.

세계적으로 55만여 종의 식물 중에서 산채로 이용 가능한 식물은 3,000여 종이 되는 것으로 분류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식물은 3,200여 종에 달하며 480여 종이 식용으로 가능하다고 보고되고 있다. 현재 전국에서 작물로 재배하고 있는 품목은 36종 정도다. 고사리, 더덕, 취나물, 도라지, 곤드레(고려엉겅퀴), 참나물, 두릅, 산마늘, 원추리, 죽순, 삼나물(눈개승마), 어수리, 고비 등이 주를 이룬다. 우리나라의 산채생산량은 2021년 기준 3만8,035톤으로 생산액은 4,071억 원이다. 강원·전남·경남·경북·충남 순으로 이들 5개 지역의 생산점유율이 약 70%이상을 차지한다.

산채는 1960년 이전까지는 산채라기보다는 보릿고개를 넘기기 위한 구황식물로 이용되어 왔다. 산채는 봄 한철에만 나니까 그때 많이 채취해서 삶아 말려 놓으면 겨울 내내 묵나물로 영양을 보충해 주고 배고픔을 달래준 귀한 식량이었다. 시간만 나면 산에 올라가 약초와 산나물을 뜯으러 다녔다. 1970~90년대 산업화로 경제가 발전하면서 자연산 채취량이 줄고, 재배면적도 줄어 대부분 산채는 우리식탁에서 멀어져 갔다.

2000년대에 들어 삶의 질이 향상되고 건강을 걱정하는 국민들이 늘면서 산채는 건강식품으로 다시 한 번 주목을 받게 됐다. 산채는 깨끗한 산과 맑은 물, 오염 안 된 공기와 토양에서 자란 아주 바람직한 청정야채라는 인식이 강해졌다. 자연히 수요가 신장되면서 농촌 소득 작목으로 재배가 늘기 시작했다.

산채는 사람의 몸에 아주 좋은 건강식품으로서 가치가 매우 높다. 산채는 아직 야생의 고유특성 및 성분을 원형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자기보호를 위해 지니고 있는 특수성분은 여러 가지 기능성을 갖고 있어 약리효과가 높다. 두릅은 고급 산채로서 당뇨병 환자들이 즐겨 찾는다. 취나물을 비롯한 많은 산채는 간암, 유방암, 폐암 등의 암에 항암효과가 높다. 특히 산채에 많이 함유되어 있는 섬유질이나 엽록소 등은 건강유지에 매우 효과적이다. 혼탁해진 우리 몸을 깨끗하게 하고 피를 맑게 해줌으로써 몸과 마음을 정화시켜주는 최고의 해독 식품이다. 이런 과학적 입증이 소비자들로부터 커다란 인기를 얻고 있는 원인이 되고 있다.

산채는 산촌지역의 임업인과 농업인의 주요 소득원이다. 대부분 재배가 쉽고 병해충에 강해 경영면에서 볼 때 노동력 등 경영비가 적게 들어 상대적으로 높은 소득 작목이다. 농약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재배될 수 있는 저공해 임농산물로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전망이 밝다. 이밖에도 지역마다 특색 있는 관광식품으로 개발하고 따라서는 수출상품으로도 발전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소득이 높은 고사리, 취나물, 도라지, 두릅 등 산채의 재배가 늘고 있다.

우리민족은 세계적으로 가장 발전된 묵나물 문화를 가지고 있다. 예로부터 식약동원(食藥同源)이라 하여 음식은 약과 같다고 했다. 불사약은 밥이라 했고 불노초는 산채(야채)로 일컬었다. 그런데 지금의 우리민족의 식문화는 급속한 서구식 패스트 푸드 산업과 육류소비량의 급증으로 체질의 산성화를 유발시켰고, 고혈압·신장병·당뇨병·통풍 등과 같은 고질적인 병에 시달리게 하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신선 야채의 섭취량이 줄어든 젊은 세대에게 많이 나타고 있다. 신토불이(身土不二). 우리 몸에는 우리 산야에서 나고 자란 산채가 제일 좋다. 먹으면 먹을수록 우리의 몸은 건강해 질 것이고 생산하는 임농가에게는 소득향상에 보탬이 될 것이다. 산채가 다시 한 번 우리 국민을 살리는 효자가 되고 있다.

[전국매일신문 칼럼] 고화순 대한민국전통식품명인 남양주시 하늘농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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