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매일신문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지방시대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고화순의 나물이야기] 소금을 먹고 자라는 신기한 세발나물
상태바
[고화순의 나물이야기] 소금을 먹고 자라는 신기한 세발나물
  • 전국매일신문
  • 승인 2023.07.30 10: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화순 대한민국전통식품명인 남양주시 하늘농가 대표

세발나물은 신기하게도 밭이 아닌 바닷가 갯벌에서 염분을 먹고 자란다. 잎이 둥글고 여러 마디로 뻗어 자라며 줄기가 가늘어서 세발이란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갯벌에서 자란다고 하여 ‘갯나물’이라고도 한다. 그렇지만 세발나물의 정식 이름은 ‘갯개미자리’이다.

세발나물은 우리나라가 원산지다. 쌍떡잎식물 석죽과의 한해살이풀 또는 두해살이풀로 염생식물이다. 갯벌이나 염전 주변, 해안에서 가까운 논둑 등 소금기가 많은 곳에서 자생한다. 5∼6월경 꽃이 피기 전까지 이른 봄나물로 먹을 수 있다. 여름이나 가을에도 새로 나온 잎과 줄기를 먹을 수 있다. 최근에는 전남 해남․무안․신안․진도, 전북 부안 등지의 간척농지에서 겨울철 농가의 새로운 소득 작목으로 특화단지를 형성하며 재배하고 있다. 이들 지역에서는 겨울철 짭짤한 소득을 안겨다 준다고 해서 ‘꿀작물’이라고 부른다.

세발나물은 간척 후 소금기가 있는 땅에서 주로 재배된다. 세발나물은 바닷가에서 자생하는 세발나물 종자를 직접 채취해 파종한다. 벼농사가 끝난 9월 중순쯤 씨를 뿌려 10월 말부터 4월 말까지 네 차례 정도 수확할 수 있다. 무농약 재배가 용이해 부추처럼 손질이 어렵지도 않다. 특별한 비료보다는 종자 파종 전 밭에 소금을 뿌리거나 재배 중에는 바닷물을 조금 뿌려주면 나물이 건강하게 자란다. 밑동을 칼로 베어내면 다시 자라는데 겨울에는 50여 일, 봄에는 20∼25일이면 다시 잘라 먹을 수 있다. 겨울에 자라는 식물로 17℃ 이하의 저온에서 잘 자란다. 생육뿐만 아니라 병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도 높은 온도에서 재배하는 것은 좋지 않다. 추위에 강해 겨울에 난방을 하지 않고도 비닐하우스에서 잘 자란다. 비닐하우스 재배의 경우 내부를 환기시켜 17℃ 이하로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높이는 10∼20cm이고 밑쪽에서 여러 개로 갈라지며 윗부분과 꽃받침에 선모가 있다. 잎은 마주나고 반원기둥형 줄 모양이며 끝이 뾰족하다. 잎 길이는 1.5∼3cm이고 턱잎은 넓은 삼각형 또는 넓은 달걀 모양이다. 꽃은 5∼8월에 잎겨드랑이에서 희거나 분홍색 꽃을 피운다. 꽃받침잎은 5개이고 달걀 모양으로 끝이 둔하며 길이는 3∼4mm이다. 꽃잎은 5개이고 흰색이다. 종자는 넓은 달걀 모양이고 같은 열매에서 나온 종자라도 날개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있다.

바닷가에서 자라 짭조름한 맛이 특징인 세발나물은 뼈 건강에 좋은 칼륨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뼈를 튼튼하게 하고 골다공증 예방과 치료에 효능이 있다. 칼슘은 시금치의 무려 20배 정도 많고, 칼륨은 바나나보다 12배나 많아 나트륨 배출 효과가 크다. 특히 해변에서 자라기 때문에 각종 천연 미네랄과 비타민C, 베타카로틴, 셀레늄, 비테인, 폴리페놀, 플라보노이드 등 생리활성물질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노화 방지, 피로 회복, 면역력 강화, 성인병 예방, 항암 등에도 효과가 있다. 식이 섬유가 풍부하여 칼로리가 낮고 포만감을 느끼게 해주는 글루카곤 성분이 있어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되며, 노폐물을 배출하는 작용과 피부·혈액을 맑게 하는 작용도 한다.

세발나물을 요리하려면 뿌리째 캐서 깨끗하게 씻어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살짝 데친 후에 찬물에 헹구어 물기를 꼭 짠다. 그릇에 된장, 간장, 다진 파, 다진 마늘, 참기름, 깨소금, 설탕 등을 넣어 된장 양념을 만들고, 여기에 세발나물을 넣고 간이 충분히 베이도록 조물조물 무쳐준다. 다음에 접시에 담고 그 위에 깨소금을 뿌려 내면 된장의 맛과 어울려 깊은 맛을 내는 세발나물무침이 된다.

세발나물은 그 자체로 짠맛이 약간 있어 싱겁게 양념하는 것이 좋다. 세발나물을 살짝 데쳐서 초고추장에 무쳐 먹어도 좋고, 된장국을 끓여도 별미다. 삼겹살이나 닭구이 등과 샐러드처럼 곁들여 먹어도 좋고 해물탕에 넣으면 생선 비린내가 없어지고 향이 더해져 국물 맛이 훨씬 좋다.

겨울철 바닷가 주민이 별미로 즐겨먹던 무명의 잡초였던 세발나물이 요즘은 고급 한식 레스토랑이나 호텔 한식 레스토랑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인기 만점의 나물이 됐다고 한다. 여름휴가철. 바다가 그립지만 사정상 못가는 분들게 세발나물을 권한다. 한입 베어 물면 깊은 바다 향과 함께 절로 기운이 날 것이다.

[전국매일신문 칼럼] 고화순 대한민국전통식품명인 남양주시 하늘농가 대표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