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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읽는 詩 74] 날마다 최선의 삶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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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읽는 詩 74] 날마다 최선의 삶을...
  • 서길원 大記者
  • 승인 2023.10.25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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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길원 大記者

정공량 시인(1955년생)
전북 완주 출신으로 1983년 ’월간문학‘을 통해 등단.

<함께 읽기> 이 시를 읽자마자 오스트레일리아의 신부이자 시인인 알프레드 디 수자가 쓴 '사랑하라,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이란 시에 나오는 "살아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라는 시행이 떠오른다.

요즘 길을 걷다 보면 '점포 정리 90% 대할인 세일'이니, '오늘 마지막으로 거저 드립니다' 하는 류의 글귀가 눈에 많이 띤다. 그만큼 현실이 살기 어렵다는 얘기다. 이때 사용하는 "오늘 마지막”이라는 글귀 속에는 다 나름의 가슴 아픈 사연이 담겨 있는 듯하여 우리네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그런데 이 시에서는 아니다. 먹먹함 보다 돌파 의지가 내포된 강인함이 도드라진다. 일종의 ‘의표 찌르기’라 해야겠다. 남들이 다 아픔으로 여길 때 홀로 그 속에서 빛을 발견했으니까. “‘오늘 마지막’이라고 하였으니 / 이 가게는 곧 정리가 될 것”이다. 즉 문을 닫는다는 말이며 한 가정의 생계가 무너진다는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다음 이어지는 시행 “이 글씨를 쳐다보는 사람들의 마음에는 / 오늘 각자의 마지막 날처럼 살라 하는” 듯이 마음에 문신이 새겨진다. 즉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글귀 속에는 가게가 닫힌다는 뜻보다는 상인들의 필사적인 외침이 크고 열정적으로 다가온다. 우리도 그렇게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날마다 최선을 다해 살아간다면 현재는 물론, 지나간 시간을 후회하는 일도 줄어들 것이다. ‘오늘은 내 인생의 첫날’ 이란 구호처럼, ‘오늘이 마지막’이란 글귀가 같은 의미를 가지기에 그런 다짐으로 살아가자는 뜻이다. 비록 오늘이 “세상의 마지막 날처럼” 느껴지더라도, 이런 말도 있다. ‘네가 헛되이 보낸 오늘은 어제 죽은 사람이 그토록 그리던 내일이다’

[전국매일신문] 서길원 大記者
sgw3131@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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