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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의 窓] 겨울정경(情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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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의 窓] 겨울정경(情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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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12.10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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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 국제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

겨울은 12월에서 다음 해 2월까지 해당하는 1년 4계절의 마지막 계절이다. 기온이 가장 낮고 낮의 길이가 가장 짧은 계절이다. 밤에는 별이 가장 밝게 보이는 계절로 은하수를 볼 수 있다. 동양이나 서양이나 모두 겨울은 농한기에 해당한다. 24절기 가운데 입동(立冬:11월8일)부터 보름 간격으로 소설(小雪), 대설(大雪), 동지(冬至), 소한(小寒), 대한(大寒)까지가 겨울이다.

입동은 겨울의 시작으로 가을걷이가 끝난 들판에서 볏짚을 모아 소먹이를 준비한다. 입동이 지나면 추운 날씨에 배추가 얼어붙고 일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김장을 한다. 남은 배추와 무는 땅에 구덩이를 파서 저장한다. 소설은 살얼음과 땅이 얼며, 첫눈이 내리는 때다. 농가에서는 시래기를 엮어 달고, 무말랭이, 곶감 말리기 등 월동준비가 한창인 시기다. 추수를 끝내고 아무 걱정 없이 놀 수 있는 달이라 하여 ‘상달’, 일하지 않고 놀고먹을 수 있어 ‘공달’이라고도 한다.

대설은 1년 중 가장 눈이 많이 내리는 시기이다. 이때 눈이 많이 내리면 다음 해 풍년이 들고 포근한 겨울을 난다고 한다. 농촌에서는 1년을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할 준비하는 농한기이다. 농가에서는 콩을 쑤어 메주를 만든다. 동지는 1년 중 밤이 가장 긴 날이다. 농가에서는 보리가 웃자라는 것을 막기 위해 보리 밟기를 하는 시기이다. 팥죽을 쑤어 이웃과 나눠 먹는다.

소한 즈음에는 양력으로 새해가 시작된다. 이때를 전후로 제일 춥기 때문에 소한의 추위를 ‘정초한파(正初寒波)’라고 한다. 대한이 소한의 집에 가서 얼어 죽는다는 속담이 있는 만큼 소한이 더 춥다. 대한에는 겨울을 끝내는 절기라 하여 대한의 마지막 날을 연말일(年末日)로 여겼다. 이날을 해넘이라 하여 방이나 마루에 콩을 뿌려 악귀를 쫓는 풍습이 있다.

겨울에는 성탄절이 있다. 예전에는 전통적으로 모든 학교가 성탄절 하루 전날 방학을 했다. 아시아에선 유일하게 우리나라만 공휴일이다. 1월 1일(신정:新正)에는 새해 첫날을 맞으며 소망을 빈다. 2월 10일(구정:舊正)은 우리 민족의 대명절인 설날이 있다. 설날 아침 일찍 일어나 색깔 있는 설빔으로 갈아입고, 조상에게 차례를 지낸다. 다음에 웃어른에게 세배를 올리고 떡국을 먹었다. 그리고 온 가족이 조상의 묘를 찾아가 성묘를 한다. 설을 맞아 윷놀이, 널뛰기, 연날리기, 쥐불놀이 등을 하면서 풍농(豐農)을 기원했다. 이러한 놀이는 섣달그믐 무렵부터 시작하여 정월대보름 무렵까지 즐겼다.

겨울 스포츠는 눈이나 얼음 위에서 즐기는 스키와 스케이트, 썰매타기가 대표적이다. 이들 종목은 겨울이 춥고 눈이 많이 내리는 나라에서 눈과 얼음을 이용한 이동 수단으로 발달 된 것이 자연스럽게 겨울 스포츠로 여러 나라에서 인기를 끌게 되었다.

겨울 문학의 소재는 대다수가 함박눈을 등장시키며, 겨울 분위기에 걸맞게 따뜻하고 감성적인 느낌을 준 작품들이 많다. 어느 눈 내리는 밤, 창밖에 보이는 산의 외딴 성에 대해 손녀딸에게 들려주는 할머니의 이야기에서 시작되는 1990년 미국의 가위손 영화가 그렇다. 2002년 한류열풍을 일으킨 우리나라 드라마 겨울연가도 가위손 영화에 버금간다. 노래도 가을처럼 잔잔하고 감성 있으며 쓸쓸한 노래가 대부분이다. 그렇지만, 눈이 주는 즐거움을 표현한 경쾌하고 신나는 리듬의 겨울 노래도 많다. 대표적으로 크리스마스 캐럴이 있다. 종소리와 아름다운 설경이 연출되며 12월 내내 온 세상을 축제의 도가니에 넣는다.

겨울밤 불빛을 야경으로 지나 버린 세월을 만끽하는 축제도 많다. 포천 허브아일랜드의 불빛동화축제, 가평 아침고요수목원 오색별빛정원축제, 서울 빛초롱축제, 부산서면 빛축제, 대구이월드 일루이네이션축제 등이 있다. 눈이 오면 대관령, 태백산, 설악산, 한라산 등 높은 산들은 은빛 눈꽂축제가 성시를 이룬다. 얼음과 함께 즐기는 화천 산천어축제는 즐거움을 배가해준다. 차가운 겨울 길거리는 따끈따끈한 붕어빵, 호빵, 군고구마, 군밤으로 이색적인 매력을 갖게 한다.

흔히들 겨울은 서민들에게 힘든 시간이라고 한다. 추위를 이겨내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잘 이겨내면 화창한 봄을 만날 수 있는 희망이 있기에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모두들 이번 겨울도 내년을 준비하며 잘 이겨내길 바란다. 

[전국매일신문] 문제열 국제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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