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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금희의 알수록 더 맛있는 반찬이야기] 땅 속의 보약으로 만든 무 간장 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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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금희의 알수록 더 맛있는 반찬이야기] 땅 속의 보약으로 만든 무 간장 조림
  • 전국매일신문
  • 승인 2024.04.15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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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금희 대한민국 기능한국인 가평군 녹선대표

무는 배추와 함께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2대 채소 중 하나로 한국인 밥상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단골 채소다. 알싸하면서도 달콤한 맛을 내며, 계절에 따라 다른 맛을 갖고 있는데 먹거리가 귀한 겨울을 날 수 있게 도와주는 중요한 채소다. 최근에는 배추로 김치를 담가 먹지만, 과거에는 주로 무를 절여 김치를 담가 먹었다. 겨울에 시원하게 먹는 동치미가 바로 그것이다.

무의 원산지는 지중해 연안으로 중국에는 기원전 400년경 관련 기록이 있다. 우리나라에는 중국을 거쳐 삼국시대에 재배되기 시작했다. 여름무는 강원도, 가을무는 경기․충남․호남, 겨울무는 제주도에서 계절별로 재배된다.

무는 비타민 C가 풍부해 겨울철 중요한 비타민 공급원 역할을 해왔다. 무에 함유된 성분은 감기와 식중독 예방, 성인병과 항암효과에 좋다. 소화효소가 많이 함유해 있어 위장 기능을 증진해주기 때문에 소화기능 개선에도 효과적이다. 더욱이 수분과 섬유질이 풍부해 탈수 증상을 막아주고 숙취 해소와 변비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수분함량은 높고 열량은 낮은 반면 포만감은 커 다이어트에도 적합하다.

무는 부위에 따라 맛이 달라 용도에 맞게 부위를 선택해 사용하면 좋다. 무청과 가장 가까운 윗부분은 단맛이 강해 생채에 적합하고, 중간 부분은 조직이 단단하고 아삭거리는 식감이 있어 국이나 전골, 조림 등에 사용하면 좋다. 뿌리가 있는 아랫부분은 맛이 가장 알싸하고 식감이 단단해 무나물이나 익힘 요리에 적합하다. 줄기와 잎도 ‘무청’이라고 해서 즐겨 먹는다. 열무의 경우는 무와 무청 둘 다 먹는다. 무씨를 물에 불려 싹을 틔운 ‘무순’도 먹는다.

무는 조리법에 따라 맛과 풍미가 다른 매력을 지닌 식재료다. 김치의 주재료, 깍두기, 국, 생채, 볶음, 무말랭이, 단무지, 짠지, 동치미, 무밥, 무떡 등 다양하게 활용된다. 무는 익히지 않으면 아삭하고 오독거리는 식감이지만, 익히면 부드러워진다. 특유의 단맛도 있고, 국물 요리에 사용하면 국물 맛을 깔끔하고 시원한 맛으로 만들어주는 일등 공신이다. 동시에 다른 재료에서 우러나온 맛이나 양념 맛이 잘 배어들게 해 맛을 배가시켜 준다. 고등어조림, 갈치조림 등에 무를 넣고 양념을 해야 비린내를 없애준다.

좋은 무를 고를 때는 크기가 큰 것 보다는 겉보기에 잔뿌리가 없는 것, 하얗게 윤기가 있고 매끈하고 상처가 없는 것, 손으로 살짝 눌렀을 때 단단한 것, 비슷한 크기의 무 가운데 무거운 것, 무청이 있는 경우 단면이 파랗고 싱싱하며 속이 꽉 찬 무가 좋다. 무청이 잘려져 있는 경우 잘린 쪽에 구멍이 있거나 변색이 되었다면 피한다. 무 윗부분에 녹색이 짙을수록 당도가 높고 영양소가 듬뿍 담긴 무다.

무 간장조림을 하려면 먼저 무를 깨끗이 씻고 껍질을 벗긴 다음 먹기 좋게 사방 5cm 크기에 1~2 cm 두께로 도톰하게 잘라 둔다. 대파는 줄기 부분으로 준비해 4cm 길이로 잘라 둔다. 넓은 냄비에 무를 깔고 무가 충분히 잠길 만큼 물을 넉넉하게 부어주고, 진간장․물엿․맛술․다진마늘 등을 혼합한 양념장을 골고루 끼얹어 준다. 그리고 그 위에 볶음용 잔 멸치를 뿌리고 뚜껑을 덮어 중불에서 10분간 익힌다. 무가 거의 익어 가면 파를 넣고 불을 줄여 은근히 조린 후 국물이 거의 없어지면 뚜껑을 열고 참기름을 두른다. 조리가 끝나면 깊은 접시에 담아 통깨를 솔솔 뿌리고 쪽파도 가볍게 뿌려 플레이팅하여 주면 맛있는 간장 무 조림이 완성된다.

무를 저장할 때는 잎이 뿌리의 수분을 빼앗아 뿌리에 바람이 들 수 있으므로 잎을 자르고 흙이 묻은 상태로 키친타월에 싼 후 4~5℃ 정도의 온도에 바람이 잘 통하고 그늘진 곳에 저장하면 5~7일 정도 보관할 수 있다.

무는 땅속의 기운을 가득 머금은 뿌리채소로 ‘땅 속의 보약’으로 불릴 만큼 몸에 이롭다. 먹을 것이 부족했던 과거 우리 조상들의 건강을 지켜주는 보물이었다. 더욱이 효능에 비해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채소다. 중국에서 무는 배추, 두부와 함께 양생삼보(養生三寶)라 하여 귀한 대접을 받는다. 우리나라의 무는 달짝지근하며 생선이나 고기 없이도 무 조림만으로도 고급 웰빙 반찬이 된다. 요즘 서양인들도 우리나라의 무 반찬을 직접 만들어 보는 등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무 반찬이 세계화되는 날도 머지않은 것 같다. 

[전국매일신문 칼럼] 송금희 대한민국 기능한국인 가평군 녹선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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