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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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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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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7.18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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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경준(49·법무연수원 연구위원) 검사장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제3자 뇌물수수 등의 혐의가 적용돼 구속 수감됐다. 현직 검사장 신분으로 구속된 것은 검찰 68년 역사상 처음이다. 검사장급 이상 고위간부가 구속된 사례는 1993년 이건개 전 대전고검장, 1999년 진형구 전 대검 공안부장이 있지만 모두 사표가 수리된 전직 신분이었다. 진 검사장은 사표를 제출했지만 수리되지 않았다. 검찰에 따르면 진 검사장은 2006년 11월 넥슨재팬 주식 8537주를 넥슨 측에서 무상 취득한 혐의를 받는다.
넥슨 창업주인 김정주 NXC 회장은 진 검사장이 넥슨재팬 주식을 매입하는 종잣돈으로 쓴 넥슨의 비상장주식 매입 대금 4억2500만원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 김 회장의 돈으로 2005년에 비상장주식 1만주를 사들인 진 검사장은 이듬해 이 주식을 넥슨에 10억원에 되팔았다. 매각대금 10억원 중 8억5370만원은 넥슨재팬 주식 매입에 쓰였다. 진 검사장은 2008년 3월 넥슨 법인이 소유한 3천만원 상당의 고급 승용차 제네시스를 처남 명의로 넘겨받은 혐의도 받는다. 처남이 운영하는 청소용역업체 B사에 한진그룹 자회사인 대한항공이 각종 용역을 몰아주고 사업 참여 기회를 제공하게 한 혐의도 드러났다. 진 검사장은 2009∼2010년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장 시절 한진그룹 비리 첩보를 내사했다가 무혐의로 종결했다. B사는 2010년 설립됐다. 대한항공은 사업 수주 경험이 없던 B사에 2010년부터 최근까지 130억원 상당의 일감을 발주했다. 검찰은 내사종결 대가로 진 검사장이 대한항공 측에 일감 제공을 요구한 것으로 의심한다. 진 검사장이 2011년 보안업체 P사의 주식을 차명 소유했다가 지난해 처분해 수억원대 시세차익을 거뒀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진 검사장의 구속 직후 김현웅 법무장관은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번 법무부 간부의 금품 비리 사건으로 국민께 크나큰 충격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한다'며 철저한 진상 규명과 상응한 처벌,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는 내용이다. 제도 개선 차원을 넘어 검찰 조직 전반에 고질적인 부패와 비리가 만연해 있는 게 아닌지 철저하고 투명한 검증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고 본다. 항간에는 대한민국 검사가 두 종류인데 '정치 검사'와 '스폰서 검사'라는 얘기가 퍼지고 있다. 스폰서 검사 논란은 2010년에도 불거졌다. '벤츠 검사', '그랜저 검사'에 이어 김광준 부장검사 뇌물 사건이 터졌을 때도 관련 대책을 약속했지만 사실상 달라진 게 없다. 사건의 파장을 최소화하고 고만고만한 대책을 내놓는 것으로 여론의 화살을 피해 가면 그만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검찰 내부의 자정 노력은 이미 한계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검사에 대한 인사 검증 및 감찰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겠다고 했지만, 내부 시스템을 바꾸는 정도로는 제대로 된 해결책이 나올지 의문이다. 인사 검증과 감찰 작업을 공신력 있는 외부 기관에 맡기는 방안을 적극 강구할 것을 제안한다. 연이은 검찰과 변호사 비리는 법원을 포함한 사법의 위기에 다름 아니다. 검찰간부 출신의 홍만표 변호사 등이 연루된 법조비리 사건이 아직 진행형인데 법원과 검찰, 변호사 단체를 아우르는 법조 3륜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뿌리 깊은 부패의 고리를 끊어낼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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