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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와 성주 참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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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와 성주 참외
  • 박희경 지방부국장 포항담당
  • 승인 2016.07.19 14: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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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배치가 경북 성주로 결정이 났다. 청정 농촌지역에 사드가 배치된다는 국방부 발표에 성주 군민들은 결사반대를 하고 있다. 참외농사가 주업인 성주지역은 국내 참외 생산량의 70%가 성주지역에서 생산된다. 그런데 13일 사드배치가 성주에 배치된다는 것에 대해  참외까지 문제가 있다는 설이 떠돌고 결국 참외 매상에 지장이 있을 것을 걱정하고 있다.
사드에서 나온 전자파가 성주 참외에도 피해를 끼칠 것이라는 괴담이 돌고 있다. 이날 인터넷에서는 ‘사드 참외’ ‘전자파 참외’ 등의 단어가 퍼지면서 불안을 키웠다. 참외 농사를 짓는 농민 김모 씨(49)는 “아무리 안전하다고 해도 사드가 들어오면 누가 성주 참외를 믿고 사겠느냐”고 걱정했다. 즉 먹고사는 문제, 참외 매상에 대해 걱정을 하는 것이다.
성주군에서는 지난해 농가 4000여 곳이 참외로 402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사드는 해발 400m 고지대에서 상공을 향해 직진해 전파를 발사하기 때문에 저지대에 있는 농작물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 국방부의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사드의 전자파로 인해 꿀벌이 없어지고, 꿀벌이 없어지면 참외 꽃이 수정을 못해 성주 참외가 사라질 것이라는 억측도 나왔다.
국립전파연구원은 “꿀벌이 전자파로 멸종위기에 몰렸다는 얘기가 있지만, 이는 제한적인 일부 국외연구결과가 와전된 것”이라며 “전자파가 꿀벌에 미치는 영향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고 홈페이지에 밝히고 있다. 그래도 성주 군민들은 불안하다. 가임여성에게 전자파는 기형아를 낳는다든가. 전자파로 수명이 단축된다는 설 등 불안의 요소는 걷히지 않고 있다.
문제는 대구·경북 지역의 정서다. 수십 년 동안 전투기 소음에 시달려 온 대구 동·북구 지역의 공군기지 주변주민들은 대구공항과 K2 공군기지가 통합하여 이전 된다는 것에 쌍수를 들어 환영한다. 대구에서 30~40분 소요되는 지역으로 옮긴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곳 주민들은 대통령 임기가 1년 5개월 정도 남겨 놓고 통합이전을 발표하는 저의가 무엇인가 의심하고 있다.
대통령의 임기 초반도 아닌 임기 후반, 그것도 1년 5개월을 남겨두고 공항과 공군기지를 통합하여 이전한다는 것은 무언가 이해하기가 힘들다. 임기 초에 이런 발상을 하여 옮기겠다는 의지가 있었다면 공항이전, K2 공군기지 이전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을 것이다. 공항이나 공군기지 이전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런데 밀양신공항이 무산됐다.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것으로 결정이 났다. 거대한 국책사업에 지역이 나서 반대한다고 돌이킬 수 없다. 그러나 대구·경북 주민들이 극렬한 반대를 했던 민심을 달래기 위해 공항·공군기지를 통합하여 옮기겠다고 한 것이 아닌지 의심이 된다. 만약 다음정부에서 무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밀양신공항 무산과. 대구에서 가까운 성주에 사드배치를 한다는 것에 대한 보상으로 대구공항과 공군기지를 옮기겠다는 것이 아닌지, 아니기를 바라면서 조금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다음 대선에서 부산민심을 달래고, 대구·경북 민심도 얻을 수 있는 최상의 방책이 김해공항 확장과 대구공항, K2 이전으로 양쪽 다 민심을 얻겠다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위해 사드를 배치한다는 것에 반대할 국민은 없다. 일부 지역에서 굉음과 전자파에 의한 괴담으로 반대의사가 있지만 결코 전 국민의 의사는 아니다. 그러나 거대한 국책사업을 민심달래기 식의 빅딜이 아니기를 바라면서, 아마도 박근혜 대통령 임기 내에 할 수 있는 것은 대구공항이전이나 K2공군기지 이전이 아니다. 다만 할 수 있는 것은 사드 배치뿐이라는 데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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