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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방중' 얻어갈 것이 무엇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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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방중' 얻어갈 것이 무엇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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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8.09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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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소속 초선 의원들이 8일 청와대 등의 만류에도 중국 방문을 강행했으나 주중 한국대사 면담이 무산되고 주중 한국 기업인 간담회도 무산되는 등 별다른 소득을 건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대 좌담회 또한 원론적인 의견만 교환하는 데 그쳐 과연 국론 분열 논란까지 일으키면서 올 필요가 있었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김영호 의원 등 더민주 의원 6명은 이날 사드 배치와 관련한 중국 측 의견을 듣고 현지 교민과 기업가들의 애로 사항을 알아보겠다며 베이징에 왔다.
그러나 이날 오전 베이징(北京) 도착 직후 만나기로 했다던 김장수 주중 한국대사와의 면담이 무산되고 재중 한국 기업인들과 오찬 간담회마저 무산되면서 사실상 이번 방중이 첫날부터 '속 빈 강정'이 되고 말았다. 주중 한국 기업인들과의 오찬 간담회는 이번 의원들의 방중과 관련해 우려가 제기되면서 참석자가 저조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 소식통은 "전반적으로 재중 한국 기업들이 몸을 움츠린 가운데 이런 민감한 시기에 야당 의원이 부른다고 얼굴을 내밀 사람들이 얼마나 되겠느냐"고 말했다.
결국, 이날 기업인 오찬 간담회는 저녁의 만찬 모임과 합치는 형식으로 사실상 유야무야된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들은 이날 오후 베이징대 좌담회에서 한중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하는데 오히려 중국 측은 사드 배치로 '냉전 시대'가 우려된다는 반응을 내놓았고 양국 정상이 만나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 했다. 당초 베이징대 등 중국 측과의 만남에 대해서도 중국 관변 단체 및 학자들과의 만남이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라는 우려가 컸었다. 이들 의원은 청와대의 우려 성명 등 한국에서 강한 반발을 의식한 탓인지 '사드 반대 발언'을 자제하며 최대한 조용히 일정을 소화하는 모습이었다. 당초 주목을 받았던 것과 달리 의원들의 일정이 축소되면서 이번 방중을 통해 얻어갈 것이 거의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중국이 사드 배치를 결정한 한국 정부를 전방위 압박하고 한국 내 갈등을 자극하는 미묘한 국면에서 이뤄진다는 점에서 더민주 초선 의원들의 방중 계획은 알려진 직후부터 논란을 일으켰다. 국회의원이 필요할 경우 국내 주요 현안과 관련된 정보 수집이나 동향 파악을 위해 외국을 방문하는 것은 충실한 의정활동을 위해 충분히 이뤄질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이런 활동도 적절한 시점과 형식이 있다. 지금 같은 시점에서 자칫 이번 방중이 중국으로부터 정치, 외교적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은 일리가 있다. 환구시보의 보도 양태만 보더라도 앞으로의 중국 움직임은 짐작하기 크게 어렵지 않다.
정치권 안팎에서도 이번 방중의 적절성 여부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새누리당은 당장 방문 계획 취소를 요구하고 있고, 국민의당도 더민주 초선 의원들의 방중이 경솔한 결정일 수 있다며 비판하고 있다. 더구나 휴가를 마치고 복귀한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 대표도 "괜히 갔다가 중국에 이용당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부정적 기류를 보였다. 더민주 내에서조차 균열음이 터져 나오고 있는 상황은 이번 방중 계획에 대한 좀 더 깊은 숙고가 필요함을 보여준다. 이번 방중을 계획 중인 더민주 의원들은 민간이나 학계 인사를 만나 중국 측 입장을 들어보자는 취지라며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의원들의 의중과 상관없이 중국이 여러 가지로 이용할 가능성은 큰 상황이다. 이미 중국 언론이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기고문과 인터뷰 내용만 보도했다는 일각의 주장도 제기되고 있지 않은가. 여러모로 지금이 적절한 방중 시점인지 의문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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